슬픈 이야기
내 곁을 떠난 육손이
그가 멀고 먼
광활 한 우주로부터
지구별을 선택하여 특별히
이곳으로 여행 올 때,
다른이 보다는 욕심이 많아서인지
보통 사람은 손가락이 다섯 개인데
그는 여섯 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태어났다.
태어나서
걸음걸이를 시작할 무렵부터
동네에서 그를 육손이라 불렀다.
어르신들은 [우리]라는 말을 앞에 넣어서 부르기도 했다.
국민학교 졸업 후 중학교를 다닐 때도
그의 이름이 따로 있는데
친구들은 그 를 부를 때는 항상 육손이라 불렸다.
그렇게 불리어진 육손이는 싫지 않은 눈치었다.
왜냐면
그는 어릴 때부터 육손이라 불리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달랐다.
학교 선생님께서는 한 번도
육손이를 육손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의 부모님께서 호적에 올린 이름 그대로를 불러주었다.(출석부 이름으로)
나와 친구들은 선생님께서 부른 이름이 더 낯설게 느껴졌다.
육손이는 학교 공부도 잘했으며
힘으로 그를 당해낼 친구가 없을 정도로
기운이 쌘 친구였다.
운동장에 삐죽 나온 돌을 골라낼 때도
봄철 학교 화단을 손질 할 때에도
두 사람이 들어 옮겨야 할 무거운 돌을
육손이 혼자 거뜬히 곧잘 옮기기도 했다.
한편
동네에서 그를 우리 육손이라며
사랑을 듬북 받기도 했고
동네 누나들이 시집가기 전까지 육손이를 예뻐했으며 ,
누나들은 겨울이 오면
털실로 여섯 손가락이 들어가는 장갑을
뜨개질로 만들어 육손이에게 전해 주기도 했으며
나의 누님도
육손이에게는 장갑을 떠주었으나 친 동생 나에게는 국물도 없었다.
그리고 간혹가다
동네잔치가 있을 때 이웃 할머니께서
그가 보이기라도 하면
급히 손을 내밀어
"우리 육손이 이리로 와봐" 하면서
그의 손에 잔치집 떡과 과자를 집어주었다.
육손이는 그 떡과 과일을 친구들과 나누어 먹기도 했다.
그렇게 힘 좋고 씩씩했던
육손이도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어느덧 볼품없이 늙어버린 초라한 할아버지가 되어있었다.
올 8월 초
육손이가 내게 전화해서 잡담을 나눴는데
전화 끊을 때쯤
친구야! 어젯밤 꿈에 7년 전 떠난 친구를 만나
둘이 함께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모르는 산 길을
한없이 걷고 헤매다 잠에서 깨어 났다는 이야기로 통화를 끝냈다
그 후 또 한 번 전화통화를 하면서
육손이가 말하기를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어머니를 꿈에 만났으며
우리가 살았던 동네가 꿈에 보이더라는 말이
그와의 마지막 전화 통화였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안타깝게 지난달 8월 24일 육손이가 내 곁은 아주 떠나버렸다.
다정했던 내 친구 육손이를 볼 수다는 현실이 정말 슬프다.
친구야!
넌 내 곁을 떠났지만
내가 숨쉬는 동안 기억 속에 너의 모습을 절 때 지우지 않을게 안녕!
2023년 9월 9일 친구 승현이가
첫댓글 일기는 일기장에
좋은곳 가셨기를..
정신심리학쪽으로 관리 가능한 병원에
가셔서 치료좀 받으세요
갈수록 심해지는게ᆢᆢ
걱정이 됩니다
내 친구 육손이가 떠난지 18일 째 되는 날입니다.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콕찝어 심리치료를 받으시라는 말씀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