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차승우와 술을 마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9월 16일 예정인 문사단 3회 정기 공연에 대한 언급이 나왔고 이제는 사고를 쳐야하지 않을까..하는 결론이 내려졌지요.
그리하여 이번 공연의 제목은
"테러는 시작되었다. 서태지를 죽여라!!"
로 정해졌습니다..
행동방침은
포스터에 타이틀및 적당한 이미지(사진은 아무래도 초상권침해가 걸릴것 같아서) 삽입
티셔츠 제작판매
공연장앞에 커다란 플랭카드 걸기
'서태지를 죽여라'라는 내용의 신곡 발표
등등으로 예정되어있는데.
여러분께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다음 밑의 글은 대충의 생각들을 거칠게 써놓은 것입니다.
일단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왜 서태지를 죽여야하는가?
그는 대중음악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으며 한국가요의 본격적인 90년대를 열어제낀 장본인이 아닌가?
그때문에 우리나라에는 본격적으로 '음악평론가'라고 하는 일군의 무리들이 튀어나오게 되고 보수/진보진영을 막론하고 그를 일컬어 문화혁명가라 말함에 일말의 주저함도 없지 않았던가?
심지어는 그에게 '문화 대통령'이라는 극한의 칭송마저도 헌사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서태지를 죽여라'라고 외치려는 이유는
그에 대해서 어떤 개인적인 원한이 있어서도
그의 음악은 댄스뮤직이기 때문에 펑크를 하는 우리가 적으로 삼아야한다....류의 장르적 반감도 아니다.
조금 격한 비유를 하자면
그는 2000년 현재 사우스 코리아 대중음악이라고 하는 복마전에서 마왕성에 기거하고 있는 대마왕과도 같은 존재이며
(그게 싫다면 천국에서 천사장들을 거느리고 인간을 다스리는 여호와라고 해도 좋다.)
거대한 바다의 시초가 되는 샘물과도 같은 존재라는
그의 상징적 의미이다.
우리가 죽이고 싶어하는 '서태지'는 이 천박한 이천년의 대중음악계의 거대한 뿌리이다.
그가 바꾸어놓은 한국 대중음악의 현재를 보라.
만약 '혁명'의 결과가 이런 것이라면 난 혁명없는 세상에서 살고싶다고 주저없이 말하겠다.
혹시라도 서태지가 없었다면 너희 인디밴드도 없지 않았느냐고, 그가 우리나라 대중음악에 록이라는 화두를 제공한 인물아니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까라라고 말해주겠다.
그가 제시한 록이라는 화두에서 혜택을 본 사람들을 말하자면 이태섭, 크래쉬 밖에 없다. 그 결과 김원준같은 엔터테이너들이 록을 한다구 잭도 안꼽고 현란한 아크로바트를 해대는 백밴드를 데리구 가요톱텐무대에 섰을 뿐이다.
그가 혁명을 했다고 하면 그것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역사의 혁명이었을뿐 (거의 피의 대숙청에 가까운) 절대 대중음악의 혁명이 아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에 '본격적' 스타시스템의 길을 보여주었고 그 방법을 알게 된 이수만이라는 그 세계에서는 보기 힘든 엘리트는 결국 에쵸티나 에쉐스같은 애들을 내세워 때돈을 거머쥐게 되지 않았나.
그는 이미지 메이킹이라는게 무엇인지를 알았고 자신의 이미지를 어떤 식으로 만들면 사람들이 열광하는 가를 알았다.
그 결과 지금은 모두가 앨범을 내놓고 잠깐 티브이에서 얼굴보여주다가 기자들을 모아놓고 '활동중단'선언을 하고 다시 앨범을 내면 '컴백'선언을 하고 있다.
그는 언제나 '새로운 음악'을 함으로써 천재, 음악적 프론티어임을 만방에 과시했다.
명심해라. 그가 했던 새로운 음악은 '한국어로 어느정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랩' 그것 밖에 없었다.
그 이후에 보여주었던 것은 다만 외국에서 이미 보편화된 음악장르들을 '그냥' 했던 것에 불과하다.
어쨌든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안했던 음악들 아니냐구? 그러면 외국에서 하고 있는 음악들 그대로 쓰는게 프론티어인가? 그 음악들하고 서태지가 만든 음악하고 어떤 차이가 있는데? 그건 업그레이드, 혹은 하이브리드도 아니지 않는가?
천재라는 말은 그리 쉽게 남용하는게 아니다.
음악 평론가 K모씨와 예전에 대화를 나누다가 (그는 서태지를 평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최초의 인물이지) 서태지에 대해서 한마디로 어떻게 생각하냐구 물었다.
"태지는 한마디로 아주 영민한 여우지. 100년은 묵은 것 같아."
그렇다. 그는 철저하게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대중을 자신의 편으로 휘어잡기 위해서 어떤식으로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한 영리함이 있을 뿐이었다.
자신의 퇴장무대까지도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이용해먹고
사우스 코리아 대중음악계를 완전히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문자그대로의 hard core가 미국에서 돈이 떨어지니까 난데없이 하드 코어음악을 표방하며 귀국하려 한다.
이제 몇 달후에는 티브이를 켜면 개나소나 다 잭없는 기타를 매고 그롤보컬을 립싱크하며 여전히 춤판을 벌이고 있겠지.
그 꼴만은 정말이지 이제 보기 싫다.
그래서 우리는 서태지를 죽이고 싶다.
우리도 알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지랄쑈를 떨어봤자
그가 한국에서 재획득할 인기와 돈더미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임을.
어쩌면 오히려 이것조차 상업 언론에 이용당할 지도 모른다는 것도.
(그의 컴백을 반대하는 공연이 열렸을 정도로 그가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한것이다....라는 기사가 실리겠지)
이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것보다 미약하다는 것도 물론 알고 있다.
다만 우리는 음악하는 년놈들로서 가장 빡도는 대상에 대해서 가차없이 씹어주고 싶을 뿐이다.
무대위에서 공개적으로 액션을 취하고 발언을 한다는것, 그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통일에 대해서도, 서도 '발언'을 할 자신도 없고 '지지합니다! 타도하라!'이렇게 선동할 마음오 없으며 한총련 나부랭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연을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우리는 꽃다지도 안치환도 아니다.
우리는 그저 펑크하는 잡놈패거리일 뿐이다.
음악하는 잡놈으로서 무대위에서 가장 확실하게 열받을 수 있는 대상에게, 우리에게 제일 솔직한 이슈에게 '우선적으로' 안티를 걸고 싶다.
설령 포스터가 붙이는 족족 뜯겨나가고 공연은 열릴 것이다.
무대위로 계란과 돌맹이가 융단폭격을 가한다 해도 쑈는 계속 될 것이다.
테러는 시작되었다.
서태지를 죽여라.
이 지긋지긋한 쓰레기들의 악순환을 이제는 고만 멈추어라.
-----------------------
이상입니다.
이글은 몇번의 퇴고를 거쳐서 공연 당일 리프렛으로 배포되어질지도 모릅니다.
근데 이런 글은 '여럿이서 함께" 쓰면 좋을 것 같군요.
위의 글에 대해서 메일도 좋고 리플라이도 좋습니다.
부연도 좋고
첨가도 좋고
행동에 대한 비판도 좋고(물론 논리적 근거가 있어야겠지요)
문장 그 자체에 대한 비판도 좋고
아무튼 가급적 많은 멘트들을 던져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의견들을 참고해서 공연 당일 치기만 어릴뿐인 종이 쪼가리를 뿌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도 여기오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저희의 주장에 동조하시리라 믿기 때문에 미리 안심하고 던질 수 있네요. (설마 이글을 서태지 펜클럽 사이트에 퍼다 놓는 행위는 하지 않으시겠지요..)
아무튼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었던 대상인 서태지에 대해서 공격하려 한다는건 크던 작던 힘든 일이니까요.
그리고 그 힘든 일을 하는데 준비는 철저할 수록 좋을 듯 합니다.
그럼 아나키스트, 아나키즘을 지지하시는 분들, 그리고 이 홈페이지를 종종 찾으시는 여러분들의 많은 반응 기대하겠습니다.
루저
개인적으로는 이제쯤 서태지에 대한 담론 자체를 그만 두는 쪽이 서태지 현상을 몇 년씩이나 끌어온(혹은 울궈먹어온) 일차원적인 우리 나라 대중음악씬에 대한 처방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서태지가 그렇게 큰 문화적 현상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그가 새로운 형식, 새로운 사운드로 기존의 것들이 봉쇄시켜버린 문화에 숨통구멍을 뚫은 것이 아니라 시류를 정확히 읽은 후에 기존의 것들을 나름대로 조합한 후, 적시적소에 터뜨린 음악행위에 대해 비판이 가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엔터테이너vs.예술의 이분법적 도식은 고리타분하다. 엔터테이너는 결국 장사꾼이란 뜻이고 장사꾼은 예술가가 될 수 없다라는 논리가 의미를 갖기 시작하면 자본주의사회에서의 대중예술은 싹수부터 썩어빠진 어떤 것이 되어버릴텐데 그것 역시 웃기는 짓이다.)
서태지 현상의 진짜 문제점은, 서태지가 진정성이건 혹은 고도의 사기술이었건, 그것의 알맹이를 파악하기 이전에 재빨리 껍데기만을 벗겨내 유형화하고 극단적으로 홍보화한 천박한 '골수' 장사꾼들과 그들을 비판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 대중 문화의 일차원성이 아닌 아티스트론을 먼저 들먹인 일부 평론가들이 아닐까.
당연하지만 이런 서태지 현상의 중심에 서태지는 더이상 없는거 같다. 서태지는 기형적이고 지극히 중앙집권적인 우리나라 음악 문화의 병폐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다층적인 문화적 아이콘일뿐.
그럼에도 김작가의 문사단의 새로운 문화기획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서태지 현상에 대한 무심함의 표명은 문사단과 같은 인디 음악 문화의 중심에 거취를 정한 이들에게는 별로 효력있는 방법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때문이다.
더구나 서태지가 다음 앨범의 맛을 내기 위해 선택한 '양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에는 더욱 그렇다.
(하드코어라메? 딴건 모르겠는데 하드코어 리메이크같은 짓은 하지 말기를... 귀를 막아도 어쩔 수 없는 공중파에 맨날 뜰걸 생각하면 아찔하다. Faith가 겨우 잠잠해져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이즈음...)
찬성하고 기꺼이 그 깃발아래에서 뛰놀겠다.
빼빠 - 원칙적 지지, 실천적 비판
원칙적으로는 서태지 죽이기를 지지합니다....
모두 옳은 이야기이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서태지 죽이기는 김대중 죽이기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리 김대중이 거짓말을 밥먹듯 하고....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한국의 정치, 경제 상황에서 김대중의 이용가치가 충분 했던 것 처럼.....
서태지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개쵸티와 좆성모가 함께 격돌하는 2000년 가을 대중음악 시장에서....
개쵸티나 좆성모는 그냥 놔 두고....
서태지만 죽이자는 것은 형평성에 상당히 어긋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근본주의자들에게는 김대중이나 김영삼이나 전두환이나 이회창이나 다 그놈이 그놈이고...
개태지나 개쵸티나 좆성모나 다 그놈이 그놈이겠지만...
서태지의 긍적적인 요소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서태지 죽이기는 재미도 있고 긍정적인 요소도 많고....
나름데로 의미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부정적인 면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Sid
서태지가 다시 와도 이제는 그렇게 영향력이 없을 텐데, 왜 그러시지?
이런 해프닝자체가 더욱 그를 신비하고 모호하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버려 두고 자기가 하던 일이나 하면서 즐겁게 노는 게 좋을듯..
서태지가 뭐 그리 대단했나?
난 잘모르겠다.
김작가
--<해프닝>으로 끝나지는 않을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즐겁게 놀려면 굳이 문화사기단같은거 안 만들었어도 충분히 즐겁게 놀 수 있었겠죠.
아무튼 서태지가 차지하는 '아이콘적인 위치' 그것 때문에 우리의 공격대상이 되는 겁니다.
개쵸티도 좃성모도 이수만도 아무튼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서태지만큼은 안되니깐요.
얼마전에 어디서 들었는데 서태지가 김대중을 단독으로 만날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으흠 - 서태지
긴말이 필요없다고본다.
서태지는 이제 그만보고 싶다.
라히다 - 돼지털 난 그 머리는 역쉬나...
김포공항에서
싸늘하게 웃고있는 태지를 봤는데
역시나더군
은으로 뭉친 인같같았어
태지는
관념적인 카리스마로 뭉친 인간이니까
'태지를 죽이자'는 분류도
태지가 만들어낸 그 실체없는 카리스마의
재수없음 때문이 아닐까
전통이나 이데올로기같이
만져지지도 않고, 만질수도 없는
그러나 우리를 꽉 쥐고 있는
고놈의 요염한 추상적인 개념들처럼 말이지
서울거리를 똑같은 딴스홀로 만들어 놓는
요즘의 땐스그룹들도 슬프지만
그넘들의 대부같이
음악으로 훈계를 늘여놓는 태지는 더욱 싫더라
하기야
걔가 가지고 온 것도
다 양키들의 쓴물, 짠물들을
열심히 수집해놓은거니까
그럼
태지는
대단한 수집가라고 칭할수 있나..
김작가 - 두 가지의 추측
그 인간이 전자음악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고
닥코와 크로우의 두 멤버들을 데리고 간걸 보면 분명히 7현 아이바네즈와 디스토션 이빠이 사운드도 나올 것이구.
아무튼 핌프 록일 가능성과 마릴린 맨슨 류의 어설픈 인더스트리얼일 가능성이 많은 듯 하다.
아무튼 그래두 지금 땐쓰뮤직보다는 '나아보이는' 음악을 하겠지만.
빼빠 - 개성 개방이라...
옛날 구 소련이 무너지던 때가 생각나는군요...
그 때 스콜피온스, 본조비, 스키드 로우, 잉베이 말름스틴....
인기를 구가하던 헤비메탈 가수들이 다들 소련 공연을 했고....
얼마후 소련은 무너졌지요....
소련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헤비메탈과 코카콜라, 맥도날드가 소련에서 일으킨 변화가 이전보다 좋아진 것이라는 생각은 별루 들지 않네요....
어짜피 돈 놓고 돈 먹는 자본주의 게임이니까....
개성에서도 어떤 변화가 일어날찌 궁금하네요.....
아무래도 우리는 한민족이니까...
개쵸티나 SEX.. 좆성모....
다 먹혀들지 않겠습니까????
한민족인데.....
김작가 - 약간의 두려움
괴이한 이메일이 날아왔다.
태지오빠에 대해서 이상한 짓 하면 가만히 안놔둘줄 알아라.
라는 요지의 메일.
난 그 사실을 여기에 밖에 올린 적이 없는데 벌써 그 '정보'가 새나갔을까?
이것참. 하필이면 오늘 한겨레 21 쾌도난담을 보니깐 sm에 대해서 이야기는 하면서도 '방울달기'는 주저하는듯한 신현준씨 말투. 그리고 지난주에 씨네 21에 서태지에 대해서 기고하면서도 이메일주소를 밝히지 않았더랬지.
그렇게 '논리와 이론'을 가지고 이야기해도 그렇게 '쫄아서'글을 쓰는데 아예 '서태지를 죽여라!!'라고 소리치면 도대체 그 이후의 정상적인 생활이라고 하는것이 존재할까
라고 두려워하는 것은 솔직히 알수 없는 짜릿함일수도 있다.
음. 역시 이나라에 사는 인간들은 뭐든지 '종교화'하고 '신성불가침의 영역'속에 쳐넣는 것을 좋아한다.
거짓말소녀 - 약간의 두려움
서태지가 활동을 시작한 92년,
난 그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가 떠들석하게 은퇴선언을 하고 사라진후 우연히 서태지 뮤직비디오를 보게되었다. 94년에 제작한.
내가 보기엔 좋았다. 지금껏 m.net에서 본 무수한 대중음악들 뮤비보다 좋았다.
난 서태지가 좋다.
그의 음악이 좋다.
그는 아티스트로서의 면모와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 그 이중성을 모두 갖고 있었다.
상업적인 성공과 그 목 뻣뻣한 방송국 pd들이 설설기게 만든 능력은 물론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였다.
그는 10대팬들을 사로잡는 방법과 자신을 가장 최고의 모습으로 파는 전략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티스트이기도 했다. 자신이 직접 음악을 만들었고, 그것은 그 이전 80년대 대중가요계에선 생각지도 못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형식상의 문제는 잘 모르겠다. 난 그가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가사에 담았고 그 분위기를 전했는가에 관심이 있다. 80년대의 암울한 사회분위기에선 노동가요에서조차 직접적인 가사쓰기가 어려웠다. 특히나 대중가요계에선 여전히 서정적인 가사와 사랑타령이 다였다. 아무도 10대들의 현실문제를 걸고나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서태지는 아주 직접적인 화법으로 10대들과의 소통통로를 만들었다.
그가 '시대유감'이 심의에 걸렸을때 가사없이 경음악만을 음반에 실었던 모습을 난 단순히 쇼로 보지 않는다.
그가 음반을 내고 다음 음반을 준비하기 위해 tv에서 사라지는 쇼를 만들어내고, 이후 립싱크와 10대위주의 댄스가요만이 판치는 대중가요의 풍토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고, 그래서 더이상 서태지는 죽어야한다고 하는 생각에 난 반대한다.
대중문화는 언제나 스타가 사라지면 그 이후를 잇는 아류들이 등장한다. 90년대 전반 서태지는 대중음악계의 주인이었다. 그는 스스로 기획했고, 노랠 만들었다. 그가 사라진 후 대중음악계의 주인은 음반산업이 맡게되었다. 더이상 누가 노래를 불렀나가 중요하지 않고, 누가 매니지먼트를 했나가 중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서태지의 아티스트로서의 능력은 전혀 이후에 영향을 주지 못했고, 그가 갖고있던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만이 상업적으로 이용되었다.
이제 그 책임을 물어 서태지는 물러나야하는가.
TV매체가 계속해서 대중음악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한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고질적인 병은 고쳐지지 않을 것이다. 딴지일보에서 그런 글을 읽었다.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인데 시각적은 티비매체가 음악을 장악하고 있으면 결국 보여주는 데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대중매체를 제외하고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설 공간이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에서 티비만이 비대하게 커진 우리나라에선 결국 엔터테이너들만이 판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서태지의 복귀가 이런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 사실 회의적인 면도 있다. 그가 들어오는 공항에 모여든 많은 팬들을 뉴스로보며 소름이끼치기도 했다.
그러나 난 그를 죽이기 보다 기대를 건다.
그가 더이상 아이돌스타도 아니고,
자신이 가졌던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를 버리고 진정 아티스트로 돌아오길..
*왜 조성모가 매일 라디오에 나와 '나처럼 젊은 사람들도 조선일보를 읽습니다.'어쩌구하는 데도 관대히 봐주면서, 이번 뮤비에 월남전에 참전한 조일병으로 분해서 베트콩들에게 전멸당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데도 아무 논란도 벌이지 않으면서 서태지가 온다니까 죽이자는겁니까.
여러번 글을 읽어봤지만,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서태지가 도대체 뭡니까.
전 음악에 대해 정말 잘 모르지만, 그래서 결국 논리적으로 쓰지도 못했지만, 서태지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사람이지만, 지금의 논의가
순서가 잘못된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태지를 죽이자는 자극적인 모토가 얼마나 도움이될까요.
서태지가 대빵이기때문에..라는 식의 답변은 이젠 정말 ....
으흠 - 약간의 두려움
난 음반산업이 어떤식으로 돌아가는지..
대중상업문화라는것이 정확히 어떤 양상으로 기획되어
돌아가는지 그런건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늘 서태지 이야기가 나오면 대중문화론이 나오는
것도 알고있다.
내가 서태지에대해 느끼는건..
그 상황상황을 잘 파악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람이라는거..
또..다른 가수들과는 달리 시류가 어떤것인지..
보는 사람이라는거..
그런 능력하나는 확실히 인정해줄만하다는거다.
이러저런거 다 접어두고..
그냥 첨 그의 음악을 들었을때..
주위에서 말하는 새 로 움 같은건 느껴지지않았다.
초창기 뉴키즈온더블럭 춤을 출때나..
후에 갑자기 백댄서로 영입되었던 이주노와
양현석을 밴드처럼 만들어..
당시 유행하던 밴드의 모습으로 노래를 부를때나..
단순히 어디선가 마니 본듯한 마니 들어본듯한
음악을 해서라는게 아니다.
서태지의 노래는 진심어린 진정한태도가 기본적으로
결핍되어있다는....
그래서 포장해놓은...티가 의심쩍은 부분이 몬가 구린
느낌이 스물스물 난다는거다.
80년대 대중음악이 사랑타령에 어쨋는진 몰라도..
80년대 유재하와 같이 예쁜 노래말에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는 가수도 있었고...(그는 단순히 쏟아져나오는
발라드가수랑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으로 거슬러 내려가..
한곡한곡 멋지기만한 신중현이 있었다.
언젠가 박물관에가 한국의 위대한 가수란에..
서태지와 아이들의 사진이 있는걸 보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어째서 137배 더 위대한 신중현은 나오지 않는걸까. 어차피 락이란게 외국의 것이니까..한국의 락은..
모방의 형태를 띄울수밖에 없고..어쩌구..하는 얘기를
종종 듣는데 난 전혀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소화되어 그의 것이 되어있고..그의 음악이
되어있는 노래는 애초에 그런 의구심이 들지 않는법이다.
서태지의 음악은 시위용. 전시적인 느낌이 닥지닥지
붙어있다. 이게 내가 별루..라고 느끼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이다.
해비메탈을 하다 뉴키즈 춤을추다 밴드흉내를 내다..
하드코어를 한다고 해서..모라하는게 아니다.
아무것도 그의것이 없다는게 문제다.
언젠가 이주노가 이상한 토크쇼에 나와서..
컴백홈 앨범나올때..서태지가 양현석과 이주노에게..
방송출연이나..인터뷰나..모 그런거 할때..
짧은 대답한 하고..될수있으면..말하지 말라고..그랬다고
말했던걸 기억한다. 이말이 기억나는건..
친절발랄한던 이들이 같은 시기즈음부터 해서..
무표정하고 담담한 태도를 보이는것에 웃기다고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이게문제다.
이런식이다.
이미지메이킹을 하고싶다면 얼마든지 하라고 하지.
차라리 마돈나식 이미지메이킹이 훨 낫다.
신중현 만세~
루저 - 서태지 죽이기 기획에 진짜 서태지가 얼마나 있나
뮤직비디오를 보진 않아서 모르겠지만 조성모가 조선일보라디오 선전을 할때 난 그냥 웃었다. 그 다음부터 조성모의 그 선전이 나와도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왜냐면 아직까지 조성모는, 혹은 조성모를 키우는 기획사가 '사회, 정치적 저항의식이 담긴 진짜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설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모에겐 아직까지는 에치오티가 가지고 있는 가증스러운 문화상업주의의 겹은 없다.
조성모는 아직까지는 그냥 단순한 아이돌 스타일뿐이다. 해맑고 발랄한 그의 음악세계에 조선일보를 더 한다고 해서,베트남전의 용사 이미지를 더한다고 해서 그것이 어떤 문화적 의미를 드러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 넌 사랑노래나 부르구 조선일보에서 용돈도 받고 그래라." 그러면 끝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조선일보의 그 좃같다는 극우성을 중화시키기 위해 이젠 맥락적 의미라고는 전무한 조성모같은 애를 데려다 놓는구나하는 생각에, 그 민망할 정도로 뻔한 전략에 코웃음을 칠거고 뮤직비디오(아직 못봤다는 점은 걸리지만)역시 조성모의 주특기인 멜로를 강화시켜주는 껍질만 벗겨내어 쓴 도구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하지만 에치오티의 경우는 다르다. 좀더 포괄적으로 말하면 에스엠 사단의 문화적 횡포의 경우는 다르다.
'아이야'였나? 뭐였나?
그 비디오를 보는 느낌은 정말이지 희한했다.
뭐, 모든 종류의 진정한 반문화를 곧바로 홍보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예가 어디 에스엠 사단뿐이겠어?
진짜 코메디군. 하고 껄껄 웃어대면서 한 쪽으론 이상한 매저키스트적인 흥미까지 솟았다는 것도 부끄럽게 고백한다. 내가 이런 희한한 나라에서 살고 있구나.
생각해 봐라. 뉴키즈온더블락이나 혹은 브리트니 스피얼즈가 패러디나 장난 홈비디오도 아닌 정말로 진지한, 쏘는듯한 눈빛으로 RATM이나 Asian dub foundation(저항하면 생각나는 애들(?)이 얘네밖에 없는 나의 한계에 양해를.. ^^;;;) 음악적 형식을 팬시제복으로 뒤집어 입고 나와 갑자기 저항을 노래한다면...
그건 정말로 코메디다. 엄청난 코메디다. 걔네들은 장난으로라도 그래선 안된다는, 무슨 신성불가침 영역을 운운하려는게 아니다. 웃긴건 그들의 자의식에서는 겨자씨만큼도 나온게 없고 그들뒤에 선 기획사의 순수 상업주의적 목적에서 나온 것이 그런 식의 탈바꿈까지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건 어디 가도 있을 수 없는 일일거야, 하는 생각에 , 그리고 내가 정말 특이한 문화에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한 순간 진한 흥미를 느꼈었던거다.
하지만 이건 물론 오래가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떤 문화적 무력감때문에 거짓말 좀만 보태서 침울해진다.
코메디가 코메디로 끝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본 코메디는 순수한 코메디가 아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게 진중권이 말한 존재론적 장벽이라는걸 , 덕분에 내 침울함의 이유를 알 수 있었음을 밝힌다.)
나는 에치오티는 진정한 아티스트가 될 싹수가 전혀 없으니 록이나 저항을 얘기해선 안된다는 소리가 아니다.
애초에 아이돌 스타의 모든 형식과 절차를 밟아 올라 선 것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문제는 그 스타 시스템의 기획산업 논리에서 하나도 빠져나오지 않으면서, 아니 오히려 더더욱 공고한 스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저항 음악=록'과 같은 매우 일차원적인 음악 논리를 뒤집어 쓴다는 것이 웃겼고 그 다음엔 살의까지 느꼈다. (이 수만, 개새끼, 차라리 냉면집을 차려 떳떳하게 돈을 벌지.병신새끼)
모든 반문화는 일딴 조금만이라도 '뜨면' 바로 주류 산업시스템에 포획되어 상품화 되어 버린다. 이런 예야 숱하다. 하지만 그 문화적 특성하고는 하등 상관도 없는 완전히 다른 영역의 어떤 애새들이 그 진수를 보여주마하고 날뛰는 꼴, 아니, 그 뒷편에 선 돈귀신들이 조종하고 지랄치기하는 꼴은 본 적이 없다.
(직접 에치오티의 그 앨범을 들은 친구의 말에 의하면 "야, 우리가 상업적인 밴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웃기고 있네"이러면서 낄낄대는 '록 저항문화로 다시 태어난 주체들인' 멤버들이 달린게 입이라도 떠들어대는 부분도 있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가히 사회악이라 불러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다.
이런 희한한 문화판에서는 정말로 진정한 저항 혹은 록음악의 의미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또 그만큼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웃기지도 않는 광대가 되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정말 문제는 그거다.
나는 현재 문사단의 '서태지죽이기' 기획에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엔터테이너 혹은 아티스트인 서태지는 없다고 본다. 후기서태지 현상정도라 이름하면 어떨까? 어쩌면 서태지야말로 에스엠사단의 가장 큰 피해자일지 모른다.
그는 나름대로 기존의 것들을 가져다가 탁월한 음악적 감각으로 안배해서 , 그당시로서는 매우 즐겁고 놀라운 순간들을 만들어 주었다. 씬 자체를 뒤집는 새로움이 없고 다만 영.미 음악 문화의 어떤 것들을 슬쩍 가져다 재배열했으니 아티스트가 아니란 말은 잘못된 말이다. 기존의 것들을 '듣기 좋게' 재배열하는 것 역시 아무나 하는 일이 절대로 아니며 시대와 문화의 끈들과 처음부터 끊어져 있는 채 튀어나온 '단절된 독창성'(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만이 아트를 만든다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한 그는 자족적이고 자의적인 '가공'의 과정을 거쳤다. (이 하나의 관점에서 나는 서태지의 상대 문화적 아이콘으로 에치오티를 아무렇지도 않게 세워놓고 문화 토너먼트를 기다리는 수많은 매체들이 정말로 천박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나는 그가 한 앨범 내고 공연하고 일체의 미디어 활동을 중단했다가 다시 앨범을 들고 나오는 '계산'도 , 당시로선 매우 쿨해 보였다.
은퇴선언식도 , 개인적으로 그들의 은퇴사의 몇몇 내용은 좀 민망했지만,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보다 더한 나르시시즘에 빠져서 술주정하듯 떠들어대는 치들도 쎄고 쎘으니)
당연히, 다시 돌아오겠다는 은퇴번복 역시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치밀한 계산하의 엔터테인먼트였건 실험에 찬 아트였던간에, 그가 떠나 있는 동안, 그의 치밀하고 쿨했던 모든 음악적, 문화적 방식들이 에스엠 사단의 '홍보 교과서'가 되어 너덜너덜해질대로 너덜너덜해져 버린 것이다.
그 중간엔 서태지의 문화적 중요성에 음악적 이의를 제기하고 서태지로 시작해서 서태지로 끝나버린 그 영역의 한계를 뚫려는 '진정한' 시도는 완전히 부재한다는 것이다. (클럽을 중심으로 한 인디 록씬의 생존은 물론 정말로 다행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 나라 음악 문화의 오버와 언더간의 상호성은 지나칠 정도로 미비한 상태다.)
오로지 에스엠 사단이 만들어낸 서태지 꼭둑각시들만이 배회할 뿐이다.
더 이상 이 문제는 서태지 개인의 음악 활동의 재개나 서태지가 만들어낼 음악의 성분 분석에 대한 것이 결코 아니라고 본다.
나는 문사단의 '서태지 죽이기' 기획이 에스엠 사단이 우습게 보고 개판쳐 놓은 오버그라운드와 그 개판화에 누구보다도 앞장선 황색 저널리즘에 대해 , 오해와 의혹의 개운치 못한 가능성을 무릎쓰고 , 한 방 날리는 시도라고 보고 싶다. 서태지의 귀국과 함께 다시금 일제히 터져나오기 시작한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이야기들과 시의적절하게 맞춰진 것일뿐, 어떤 다른 불순한(?)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
혼선운 - 나도 서태지가 싫다
나는 스케이트 보더다...
나는 하드코어를 하고 있다...
그래서 서태지가 싫다....
내가 얘전부터 행해왔고...
앞으로 오랬동안 행할것을....
비주류였기때문에 행해왔던 그것을...
한순간에 트랜디 패션으로 바꿔버릴 그가 밉기때문이다..
평범한 모습 평생 반려자를 하루아침에 돈으로 세련되게 바꿀 힘이 있는 그가 밉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그녀를 얼마후 차낼 것임을 알기에 더욱밉다...
솔직히 그게 다다.
문사단이 하겠다고 하는 일엔 찬성하지 않는다.
서태지가 뮤직비디오를 찍는데 보더의 차림으로 와서 개박살로 슬램해주는 엑스트라를 하면 5만원의 출연료를 준다는 소문을 들었다.
나는 지금 정말 슬프다.
내가 믿어 왔던 그것을. 내가 앞으로도 믿을 그것을 지금 뒷골목흑인 양아치들을 따라하고 있는녀석들이 따라할생각을 하니 정말슬프다.
내생각이 편협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기분은 정말 그렇다.
아직도 서태지가 만든 발라드 노래들은 나의 노래방 주 레퍼토리이다. 나에게 서태지는 모태 신앙과도 같이 자연스럽게 일부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예수는 내 여자 친구 마저 빼았어가려한다. 아잇.젠장. 뽀대나는 글을 쓸 수가 없네...씨발...어쨌든 기분나쁘다...
나야말로 가장 손해를 보는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닐까?
그에대해 언급하지말라. 그에대해 논하지 말라. 그에대해 관심을 갖지말라. 이게 젤 효과적이지 않을까? 어쨌든 내가 할수 있는 최대의 효과가 날 일은 이것뿐인것 같다....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