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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만 깊은 게 아니다. 이 산에는 사방에서 약수가 솟는다. 현리의 방동약수와 개인동의 개인약수, 창촌의 삼봉약수가 모두 방태산에서 솟는다. 방태산에서 솟는 약수를 한 바가지 들이켜면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갈 만큼 시원하다. 그만큼 약효가 탁월하다. 이 가운데 개인약수는 조금 더 특별하다. 개인약수는 여느 약수처럼 주차장에서 쪼르르 달려갈 수 있는 약수터가 아니다. 개인약수가 위치한 곳은 해발 1100m. 방태산 정상 턱밑에 자리했다. 이곳까지는 개인동에서 40분쯤 땀 흘리며 걸어야 한다. 제아무리 약수가 좋아도 다리품을 팔지 못한다면 꿈도 꿀 수 없는 게 개인약수다. 혹자들은 개인 약수의 효능이 약수 뜨러 가는 길에 있다고 말한다. 등판이 흥건하게 젖도록 땀 흘려 걷고, 나무가 내뿜는 신선한 향기에 취한 후에 마시는 약수 한 잔, 어찌 보약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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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도 반한 개인약수
개인약수를 찾아가는 길목은 개인동이다. 이곳은 최근에야 시멘트 포장이 된 방태산의 오지 가운데 하나다. 시멘트 포장이라고는 하지만 마주 오는 차가 있으면 한쪽으로 비켜서야 할 만큼 비좁고 험하다.
개인동의 끝집 개인산장에서 계곡으로 들면 금방 숲 그늘에 묻힌다. 워낙 숲이 우거져 한낮에도 어둑어둑하다. 빽빽한 원시림 탓에 햇살 한 올 계곡으로 스며들지 못한다. 오직 굽이굽이 작은 폭포를 만들며 쏟아져 내려오는 계곡물 소리만 장맛비 퍼붓듯이 들린다.
길은 계곡을 이리로 저리로 가로지르며 나 있다. 큰 비가 오면 계곡물이 넘쳐 길이 쓸려 내려가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무수한 발길을 받아낸 바위들은 반질반질하다. 그렇게 40분을 오르면 안온한 터가 나온다. 몇 아름도 넘는 거대한 나무를 중심으로 심마니 제단이 차려져 있다. 약수는 그 제단 아래서 솟는다. 약수터 곁으로 계곡물이 시원스럽게 흐른다.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한낮에도 가끔 안개가 자욱하게 퍼질 정도다.
개인약수는 1893년 함경도에서 온 지덕삼이란 포수가 발견했다. 그가 이 물을 고종황제에게 진상하자 말 한 필에 백미 두 가마, 광목 백 필을 하사품으로 받았다고 한다. 개인약수의 물맛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개인약수는 2개의 구멍에서 솟는다. 위에서 솟는 약수는 양이 적어도 물맛은 훨씬 뛰어나다. 약수 주변은 철분 성분이 녹아들어 붉게 물들었다. 약수는 내장까지 찌르르 울릴 정도로 시원하면서 탁 쏜다. 보약 한 첩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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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s
● 강원도 홍천까지는 46번 국도와 경춘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찾아간다. 홍천에서 46번 국도를 따라 인제 방향으로 가다 철정 삼거리에서 451번 지방도를 이용하면 31번 국도와 만난다. 상남에서 446번 지방도를 따라 내린천을 거슬러 가면 미산리 개인동 입구다. 입구에서 개인동까지는 길이 좁고 험해 운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개인동에 있는 개인산장(033-463-1700)과 오봉산장(033-463-3300) 등에서 숙박할 수 있다. 이곳에서 먹는 토종닭 백숙이 별미다. 내린천을 따라 펜션이 많다. 내린천에서는 래프팅과 루어낚시 등을 즐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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