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펜션 아라클럽 http://www.araclub.co.kr <--조식제공
섬진강 가을 나들이
섬진강의 가을
소리울 하태무
언제나 흐르기만 할 줄 알았지, 섬진강.
흐르는 시간 앞에 삶은 섬진강처럼 따라 흐르는데
고통도 시련도 강처럼 흐르는데
섬진강, 그 흐름을 보러 나섰네.
병에 찌든 시간,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좋아하는 과일값 흠씬 부쳐준 사랑하는 이
그 분 보듯 두고두고 먹을 감을 사러
하동 악양 감축제장, 섬진강 가으로 갔었네.
가을이면 조롱조롱 감을 깎아 곶감만들고
항아리에 넣어두고 얼려 먹던 어린 시절
육친은 이미 먼 세상에서 꿈길에도 잘 보이지 않는데
외갓집 가던 그 길목 섬진강 징검다리는
왁자지껄 축제장이 되어
구성진 노래 한판 신명나누나.
겹겹산을 가리며
갈대는 너울대며 가는 시간을 아쉬워하고
절룩이는 부부와 처자를 멀리 떼어 둔 아들이
그중에서 제일 큰 놈,
그 최고의 행복을 누린다고 감을 고르네.
빠알갛게 잘 익은 꿈도 고르네.
떠오르는 해를 가슴에 품은,
희망 가득 속살에 빚어넣은 대봉감
백사장을 거니는 젊은 연인도,
아이 열 낳고 지리산자락에서 훈장질 한다는
인간극장 주인공들도 나타나셨네.
봉고에서 우루루 소풍 온 아이들처럼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
저 엄만 날마다 배가 불러 있었을 거야.
아들은 신기한 듯 이야기 하고
이 시대 귀한 사람이라고
지리산 자락 섬진강 이야기라고,
너도 하나만 더 낳아 보렴.
깎은 밤 한 봉지 오천 원
차 타고 가야하니 마른 밤도 사 가요
해는 기우는데 이 할머니 딱하다
마른 밤 세 봉지를 그냥 다 샀더니.
엄마 너무 많아, 오래 두면 벌레 나는데..
공짜로 먹어 보라는 배 장수 아줌마,
세상엔 공짜 없니라
오천 원어치만 사자.
엄마, 집에 배 있잖아.
부부의 가장이 된 아들이 걱정되나 보다.
돌아오는 섬진강 구비구비 산과 강이
하염없이 차를 따라 흐르고
문명이 만들어 낸 페러글라이드도 하늘을 수 놓으며
꿈처럼 날아오르고 있었지.
계속 오르기만 하진 못하니 내려올 테지
언제나, 항상,
그 말이 있기나 한 것인가.
선지자는 무상을 먼저 알았건만
무상한 섬진강이 있기나 할 것처럼
이 가을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에서
달콤한 대봉시 한 상자의 부자가
말린 밤 세 봉지의 부자가 거기 멈춰 쉬고 싶었네
사천 10경 중 으뜸이라는 실안 도로에서
해는 바알갛게 바다를 물들이고
죽방렴 원시 어장 기둥들을 비추더니
조각배 한 척 지나가는 시간도 못 기다리고
꼴깍 산을 넘네
참으로 무상한 시간의 흔적이 산을 넘네
아름다운 가을 나들이
섬진강을 스치는
대봉시 당도만큼의 달콤한 바람이
서걱이며 서걱이며 흐르고 있네
첫댓글 섬진강 내용이 조선일보에서 본 내용이네요 그래도 또 보니 반갑습니다 섬진강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아름다운 강이지요 감사합니다
섬진강의 가을이 더욱 빛나네요^^
섬진강은 가본적이 없어요. 사진으로 잘 보았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