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다섯째 주 그룹큐티나눔
푯대를 향하는 하늘 백성
빌립보서 3:12-21
마음 열고, 찬양과 나눔
•십자가 군병들아(찬송 352장, 구 390장)
•지난 한 주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의 근황을 나눠봅시다.
그리스도인은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과정 위에 있는 존재입니다. 바울은 자신이 아직 신앙의 목표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에게 구원의 확신이 없기 때문에 한 말이 아니라, 구원의 확신을 품은 자일수록 겸손한 마음으로 더욱 깨어 신앙의 여정을 완주해야 하기에 한 말입니다. 믿음의 여정은 혼자 완주하는 경기가 아니라, 공동체 지체들과 사랑으로 서로 위로하고 믿음으로 독려하는 길입니다.
마음 다해, 말씀과 나눔
1. 바울은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습니다(12-16절).
1) 바울은 현재 자신의 영적 위치를 어떻게 설명합니까(12절)?
신앙 여정의 목표 지점에 도달한 게 아니라, 지금 그 목표(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말한다.
바울은 과거에 열심으로는 교회를 박해하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였다(참조. 빌 3:6). 그렇게 자신감 충만했던 사람이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다’라고 고백한다. 교만하게 자기 의에 사로잡혀 살았던 자가 이제 겸손하게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변화된 것이다. 그런데 바울의 변하지 않은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열정이다. 바울은 여전히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라고 고백한다. 즉 자신의 구원이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은혜로 이뤄진 것이며, 그렇다고 교만하게 방종하는 삶을 사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가 선물로 주신 구원의 날에 이르기까지 매 시간 전력을 다해 질주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바울의 열정은 그대로다. 다만 방향이 바로 잡혔을 뿐이다. 자기 의를 주장하는 삶에서 그리스도의 은혜를 붙드는 삶으로 변화되었다.
2) 바울은 어떠한 태도로 믿음의 여정을 내딛고 있습니까(13, 14절)?
지금껏 달려온 길은 잊고, 오직 앞에 있는 푯대를 향해,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간다.
회심을 경험한 바울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 성찰 능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교만하게 자기 의를 자랑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는 아직 하나님의 부르심의 상에 완전하게 도달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객관적인 평가를 한다. 그렇다고 무력한 패배주의에 빠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복음을 위해 선한 열심을 내려 한다. 즉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서 부르신 부르심의 상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려 한다. 바울은 자신의 신학과 주변 사람들의 칭찬과 교회에서의 지도자 위상으로 인해 우쭐대지 않는다. 영적 교만에 빠지지 않고 ‘나는 날마다 죽는다’(고전 15:31)라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고 한다.
3) 바울이 빌립보 성도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15, 16절)?
안주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믿음의 분량대로, 부르심의 상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기를 바란다.
15절의 ‘온전히 이룬 자들’(텔레이오이)은 빌립보 교회 성도들을 칭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은 빌립보 성도들을 비꼬아서 한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든 것을 다 이뤘으니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는 말도 아니다. 반대자들이 스스로를 온전히 이룬 자들이라고 자랑했는데 오히려 바울은 그리스도의 푯대를 향해 나아가는 빌립보 교회 성도들이 온전히 이룬 자라고 말한 것이다. 바울은 이들에게 ‘너희가 달리 생각하면 그것 또한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명확하게 밝혀줄 것이다’라고 말한다. 권위주의적으로 자기 말만 들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성도는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생각과 행동의 규칙을 정할 수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끝까지 돌보실 것이기 때문이다.
나눔 1 ‘신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경주입니다. 구원의 확신을 강조한 나머지 너무 일찍 안주하는 신앙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고, 부름의 상을 받기 위해 내가 달려갈 길은 무엇인지 이야기해봅시다.
나눔 2 믿음의 길은 혼자 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도는 빌립보 성도에게 함께 걷자고 제안합니다. 다른 이들과 함께 걸을 때 얻는 유익은 무엇인지 나누고, 또 함께 가기 위한 방법을 나눠봅시다.
2. 바울은 그리스도의 영광에 이르기까지 성도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권면합니다(17-21절).
1) 성도가 믿음의 길을 걷다가 경계할 일은 무엇입니까(18, 19절)?
그리스도의 십자가 원수로 행하는 자를 주의해야 한다. 그들은 탐욕과 세속에 사로잡혀 자신뿐 아니라 성도를 멸망의 길로 이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원수의 특징이 있다. 그것은 1) 그들은 멸망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며, 2) 그들은 자신의 배(stomach)를 신(god)으로 숭상하는 존재들이며, 3) 부끄러워해야 할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며, 4) 오직 땅의 일만 생각하는 자들이다. 한마디로 이들은 십자가의 복음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들이다. 이들은 철저히 십자가 신학에 반하는 자들이며 자기의 욕망에 사로잡혀 세속적인 삶을 살면서도 그게 최고로 잘 사는 거라 착각하는 자들이다. 이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라 그냥 땅의 사람들이다. 바울은 빌립보 성도들에게 이런 자들의 행위를 본받지 말고 오히려 바울 일행의 복음에 합당한 삶을 본받으며 살라고 권면한다.
2) 성도는 이 땅에서 어떠한 정체성을 지니고 살아야 합니까(20, 21절)?
하늘 시민의 정체성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영광을 소망하며 믿음의 길을 우직하게 걸어가야 한다.
바울은 로마 ‘시민권’(폴리튜마)을 가지고 살았던 사람이다. 로마 시민권을 가진 자는 로마 의회에서 투표를 할 수 있었고, 공직에 진출할 수도 있었으며, 사업을 하면서 법적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었다. 결혼과 이주의 자유가 있었으며, 재판에 항소할 수도 있었고, 함부로 고문이나 채찍질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었고, 반역죄가 아닌 이상 사형 형벌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바울은 자신의 로마 시민권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 시민권을 자랑한다. 빌립보 성도들이 비록 로마 사회에 살고 있지만, 로마 시민의 정체성이 아니라 하늘 백성의 정체성을 가지고 말씀의 통치 받으며 살기를 바란다. 이렇게 하늘 시민의 정체성을 가지고 산 사람만이 종말론적으로 온전한 부활에 이를 수 있다.
나눔 3 성도의 정체성은 ‘땅의 백성’이 아니라 ‘하늘 시민’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하늘 시민답게 마지막 날에 이뤄질 구원의 영광을 소망하며 오늘 하루의 고난을 참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하늘 순례의 길 앞에 놓인 내 고난과 장애물은 무엇인지 서로 나눠봅시다.
마음 모아, 함께 기도
삶 _ 미련하게 안주하지 말고 푯대를 향해 끝까지 달려가게 하소서.
공동체 _ 하늘 시민의 정체성을 지니고 서로 믿음으로 권면하는 공동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