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잔혹동시 - ‘학원가기 싫은 날’(이순영)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이렇게
엄마를 씹어 먹어
삶아 먹고 구워 먹어
눈깔을 파먹어
이빨을 다 뽑아 버려
머리채를 쥐어뜯어
살코기로 만들어 떠먹어
눈물을 흘리면 핥아 먹어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
가장 고통스럽게
지혜사랑 학술총서 001번 ‘잔혹 동시’를 둘러싼 천 개의 시선
{코리아타운--비정한 엄마 발칙한 딸} 출간
송경애 은빛초등학교 교감 선생님은 “동시가 잔혹한 것인가, ‘우리 사회, 우리 교육’이 잔혹한 것인가”라는 화두話頭를 통해서 “공부해라, 공부해라‘라고 강요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질타한 적도 있었고, 강경희 문학평론가는 ”가끔은 우리 아들이 내 목을 조를지도 몰라. 아무래도 학원 하나 빼야겠어“라는 학부모의 죄책감을 폭로한 적도 있었으며, 김용우 태평초등학교 선생님은 ”친구들과 노는 것이 젤로 좋아요. 학원 가는 건 진짜 싫어요“라고 어린 초등학생들의 적의敵意에 가득찬 항변의 목소리를 폭로한 적도 있었다. 그렇다. 초등학교 1~2학년만 되면 학교에서 집까지의 5분간의 거리를 6시간이나 걸려서야 가게 된다. 학교공부가 끝나자마자 영어학원, 미술학원, 바이올린학원, 논술학원, 그리고 집에 가서도 학교 숙제 등으로 모두 공부를 하는데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살인적인 학원지옥과 입시지옥을 연출해낸 것은 우리의 어른들이며, 따라서 대부분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학원가는 것을 죽기보다도 더 싫어한다. 이순영 양은 이제 겨우 10살짜리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며, 이러한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을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엄마를 씹어 먹어/ 삶아 먹고 구워 먹어/ 눈깔을 파먹어”([학원 가기 싫은 날])라고, 온몸으로 적대감을 드러내 보인 적이 있었다.
잔혹하다. 끔찍하다. 이순영 양은 서울 서원초등학교 5학년이며, 동시집 {동그라미 손잡이 도넛}, 동화집 {투명인간 노미}, 그리고 동시집 {솔로 강아지}를 출간한 바가 있었다. 하지만, 그러나 {솔로 강아지}에 실린 [솔로 강아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표범], [도깨비] 등의 그 뛰어난 시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학원 가기 싫은 날]의 ‘엄마 살해의 잔혹성’ 때문에, 세계 최초로, 최연소의 나이로 필화사건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었고, 이순영 양의 동시집 {솔로 강아지}는 출간한 지 한 달만에 전량 폐기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말대로, ‘10세 아동 패륜시’로 필화사건에 휘말리고 세계 최초로 기네스 기록(?)을 세운 이순영 양, “정신병원에 보내야 한다, 사이코패스다, 부모가 미친 것 같다‘라는 온갖 쌍욕과 험담들----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을 들어도 다 못들을 온갖 쌍욕과 험담들----- 을 다 듣고 현대판 분서갱유焚書坑儒의 주인공이 된 이순영 양, 이인재 변호사(아버지)와 김바다 시인(어머니)의 눈물겨운 호소와 변호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사탄의 영‘이 지배하는 책”이라는 학부모들의 여론재판에 무릎을 꿇고 항복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순영 양----.
오월의 하늘은 맑고 푸르며 이순영 양의 동심童心으로 아침 해를 떠오르게 하고 있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것만 같은 ‘잔혹 동시의 형벌’은 더없이 가혹하기만 했었고, 이순영 양의 어린 가슴에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만을 남겼다. “시는 시일뿐, ‘학원 가기 싫은 날’이라는 정확한 제목 있는 데 왜 잔혹동시라고 부르느냐”는 이순영 양에게 어느 누가 감히 돌을 던질 수가 있단 말인가? 또한 어느 누가 감히 “우리 강아지는 솔로다/ 외로움이 납작하다([솔로 강아지])”, “친구들과 내기를 했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말하기// 티라노사우르스/ 지네/ 귀신, 천둥, 주사// 내가 뭐라고 말했냐면/ 엄마// 그러자 모두들 다같이/ 우리 엄마 우리 엄마([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라는 미래의 노벨문학상의 후보에게서 그 천재성과 창작의 자유를 빼앗을 수가 있단 말인가? 우리는 이순영 양의 [학원 가기 싫은 날]의 도덕적인 윤리 이전에, 그 시가 쓰여질 수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과 하루에 열 시간씩, 열두 시간씩 학교공부와 학원공부로 몰아넣고 있는 우리 어른들의 잔혹성과 반윤리성을 반성하는 것은 물론, 우리의 어린아이들을 하루바삐 학원지원과 입시지옥에서 해방시키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의도 아래서 ‘잔혹 동시’ 자료모음집: {코리아타운--비정한 엄마 발칙한 딸}을 출간하게 되었다.
‘두드려라, 그러면 문이 열릴 것이다.’ ‘오직 정진하고 또 정진하라, 그러면 노벨상 수상의 길도 열릴 것이다.’ 우리는 {애지}의 주간으로서, 한 사람의 철학예술가로서, 이순영 양의 문학적 재능에는 경의를 표하게 되었고, 너무나도 사악하고 뻔뻔스러운 학부모들의 집단적인 광기로부터 이순영 양과 우리의 어린아이들을 구원해내야겠다는 사명감과 그 의무감 때문에 모든 자료들을 검토하고 정리하면서 이 책을 엮어내게 되었다.
“그 시는 다소 과격하고 파격적이기는 하지만, 세목의 진정성 이외에도 전형적인 상황에서의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로, 즉, ‘리얼리즘의 승리’일 수도 있는 것이다. 반사회적이고 패륜적인 것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학원지옥과 입시지옥을 연출해낸 학부모들이지, 이 세상의 자연의 학교로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이순영 양이 아니다. 언제, 어느 때나 ‘내탓은 없고, 네탓만이 있는 ’학부모들의 광기는 전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며, 그들의 정신분열증적인 광기는 하나의 우화나 풍자마저도 용인하지 못하고, 어린 아이의 시적 재능마저도 짓밟아버리는 집단적인 ----전체주의적이고 파시즘적인----폭력성으로 나타나게 된다(반경환, [학원 가기 싫은 날]에서).”
제1부는 이순영 양의 동시 [솔로 강아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표범], [도깨비], [학원 가기 싫은 날]과 함께, 박순찬 화백의 장도리, jtbc의 손석희, cbs의 변이철, mbn의 이다원, sbs의 영재발굴단의 방송기사를 실었고, 제2부는 [학원 가기 싫은 날], 즉 ‘잔혹 동시’의 진원지였던 세계일보를 비롯하여 중앙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 등의 기사를 실었다. 제3부는 장정일, 이택광, 양선희, 정의석, 문소영, 홍진수, 권혁웅, 강경희, 강수돌, 박경효, 최동호 등, 유명 인사들의 신문, 잡지 등의 글을 실었고, 제4부는 2015년 {애지} 가을호의 특집 글들, 즉, 반경환의 [학원 가기 싫은 날], 황정산의 [엄마 죽이기], 공광규의 [비정상의 어른과 사회에 던지는 순수한 동심], 김남석의 [인간적 동일자로서의 여성 시인의 한 풍경], 김언의 [동시의 눈에는 세상이 매일매일 다르다], 김대현의 [동시의 정치학], 김용우의 [진분수] 등, 일곱 명의 시인, 수필가, 문학비평가의 글들을 실었다. 마지막으로 제5부는 {레이디 경향}과 개, 개인의 블르그와 유트브에 올린 글과 대담 등을 실었으며, 아무튼 이 ‘학술서적: 잔혹 동시 자료모음집’, 즉, {코리아타운--비정한 엄마 발칙한 딸}을 출간할 수 있도록 글을 써주신 필자 선생님들과 너무나도 흔쾌하게 글을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신문방송 관계자님들과 여러 선생님들, 그리고 이 책의 자료를 모으고 정리해준 김수정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기네스 기록이죠? 10세 아동, ‘패륜시’로 ‘필화’에 휘말려… 하여튼 못 말리는 나라예요.
─ 진중권 동양대 교수
언어 감각이 뛰어나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네요. 출중한 아이입니다.
─ 나태주 시인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세계’를 만들어낸 어른들이, 그 속에서 고통당하는 아이에게 ‘비정상’이고 ‘잔혹’하다고 한다.
─ 강남순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
반사회적이고 패륜적인 것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학원지옥과 입시지옥을 연출해낸 학부모들이지, 이 세상의 자연의 학교로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이순영 양이 아니다.
─ 반경환 애지 주간, 철학예술가
[앵커브리핑] 아동 놀이권 헌장… ‘한국 어른들의 잔혹 동화’
일부 종교단체에선 ‘사탄의 영이 지배하는 책’이라고 맹비난을 쏟아냈더군요.
─ 손석희 앵커 jtbc 5.13
잔혹 동시 논란’ A양 母 “딸이 악플 보고 눈물…”
─ 변이철 기자 노컷뉴스 5.7
[M+TView] ‘영재발굴단’ 잔혹 동시? 동심을 파괴한 건 ‘당신’
─ 이다원 기자 MBN 7.16
[단독] 초등생의 ‘잔혹 동시’ 충격…그것을 책으로 낸 어른들
─ 이우중 기자 세계일보 5.4
‘잔혹 童詩’, 아이의 솔직한 표현은 “인정”… 책 출간까진 “글쎄”
─ 곽아람 기자 조선일보 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