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 석탄재 수입하는 나라, 대한민국입니다. 일본 환경성 홈페이지에 오직 한국만이 적혀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 쓰레기 식민지입니다.
10월 말, 추수가 한창인 서산 천수만 들녘에 다녀왔습니다. 농경지 사이에서 한창 도로 건설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붉은 흙으로 덮고 있는 까만 것의 정체가 무엇일까요? 석탄재입니다. 보령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석탄재를 도로건설 기층재로 사용한 것입니다.
도로를 건설하며 쌓은 석탄재가 수로와 만나면서 시커먼 침출수가 생겼고, 이게 주변 농경지로 흘러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농경지로 흘러드는 석탄재는 주변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지난 주 서산 천수만 농경지에 도로를 건설하며 석탄재를 끝없이 깔아놓은 현장입니다. 주변 환경오염이 걱정됩니다.
석탄재의 위험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았습니다. 2002년 11월 18일,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화력발전소의 석탄재가 인근의 표고버섯 재배 농가까지 날아가 생산량을 감소시켰으니 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표고버섯은 ph4.5~6.5 약산성에서 잘 자라는데, 석탄재 먼지의 ph는 8.1 약알칼리로서 표고버섯 성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겨레>는 석탄재가 물을 만날 때 얼마나 위험한지 <석탄재로 지은 건축물 '우리 곁으로'>(2002년 5월 1일)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높은 재활용성에도 불구하고 석탄재 안에는 환경과 인체에 해로운 비소(Cs)나 셀레니움(Se) 등 중금속과 다환방향족화합물이 들어 있어 석탄재 재활용 제품에 대해서도 환경안전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경남 김해시 인제대학교 환경시스템공학부 황인영 교수는 "석탄재 적치장 근처 하천 등에서 수서 생물의 번식률 저하, 어린 개체의 기형 발생, 사망률 증가, 성장률 저하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석탄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고 말했다.'
건축 재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석탄재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해외논문도 찾아냈습니다. 엘 라이힌더스(L. Reijnders)가 쓴 <Disposal, uses and treatments of combustion ashes : a review>입니다. 이 보고서는 해외 170여 개가 넘는 보고서들을 인용하여 재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데, 특히 석탄재 사용의 위험에 대한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석탄재는 상당한 양의 우라늄(U), 토륨(Th), 라돈(Ra)과 같은 방사성 원소들을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재들이 실내 노출로 이어지는 건축자재로 사용될 때 문제는 심각하다. (중략) 석탄재는 동물들의 기형아 출생을 유발하며, 식물성 동물성 플랑크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중략) 석탄재를 물속에 넣을 때, 비소(As), 붕소(Be), 베릴륨(Be), 크롬(Cr), 망간(Mn), 몰리브덴(Mo), 납(Pb), 안티몬(Sb), 셀렌(Se), 바나듐(V)과 아연(Zn) 등으로 인한 심각한 환경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중략)
폴란드에선 석탄재에서 아연, 텅스텐, 베릴륨과 카드늄이 고도로 침출되는 사례가 있었다. 러시아와 중국에서는 석탄재에서 게르마늄을 추출하는 것을 선호한다. (중략) 폴란드에서 석탄재는 지금까지 알루미늄 생산을 위해 사용되었다.'
석탄재를 건축재로 사용 할 경우 위험성을 지적하는 해외 논문입니다. 뒤 페이지로 넘어가며 석탄재의 위험을 계속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것도 모자라 일본 석탄재 쓰레기까지 수입한다고요?
국내에도 넘쳐나는 석탄재를 왜 수입할까요?
국내 화력발전소들도 쌓이는 석탄재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매립장이 포화상태라 석탄재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화력발전소가 많습니다. 보령화력발전소가 천수만 농경지 도로 건설에 석탄재를 보낸 것도 석탄재 처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국내 화력발전소들에도 석탄재가 가득 쌓여 있는데, 시멘트공장들은 일본에서 석탄재를 수입해오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일본에서 쓰레기 처리비로 많은 돈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석탄재를 수입하는 시멘트공장들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벌까요?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2013년 지난 한 해 동안 쌍용시멘트가 61만톤, 동양시멘트가 41만톤, 한라시멘트가 11만톤, 한일시멘트가 17만톤의 일본 석탄재를 수입했습니다. 그리고 시멘트 공장들이 일본에서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받은 돈이 쌍용 296억 원, 동양시멘트 85억 원 등 총 443억 원에 이릅니다. 국내 시멘트공장들은 시멘트를 만들어 팔기도 전에 일본에서 받는 쓰레기 처리비용만으로 엄청나게 큰 돈을 번 것이지요.
30일 천하로 끝난 '일본 쓰레기 독립'
그러나 한때 일본 쓰레기로부터 독립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지난 2006년부터 쓰레기 시멘트의 유해성을 지적해온 덕에 2007년 11월, 환경부가 쓰레기 시멘트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회를 구성했습니다.
민관협의회 회의에서 외국에서는 시멘트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유럽을 견학가자 했더니, 유럽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환경부가 일본으로 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