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x_8MiPCkIuQ?si=kcXR1UdblDoAgB5-
매사에 성질이 급한데 의외로 음악만큼은 아다지오나 안단테의 리듬을 좋아한다.
천천히 혹은 걸음걷 듯 표현되는 리듬에서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것 같아서인지도 모르겠다.
산다는 것이 그런 거 같다.
천천히 가도 그 세월이고 빨리 가도 그 세월이다.
인간이 가는 곳은 결국 다 그 곳이다.
마치 부산을 가는데, 어떤 사람은 서너 시간 만에 가지만 어떤 사람은 대여섯 시간 만에 간다.
그러나, 어차피 만나는 곳은 부산이다.
조금 더 일찍 오고, 조금 늦게 왔다는 것뿐이다.
조금 더 먼저 도착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이겠나.
그리고, 조금 늦게 도착했다고 뭐가 달라질 것이 있겠는가.
삶을 치열하게 산다는 것은 매사에 치밀하고 격렬하게 산다는 것만은 아니다.
격렬하게 살아야할 때가 있지만, 삶의 모든 시간들을 그렇게 살 이유가 있을까.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이 있다한들, 그것이 삶에 어떤 유용을 주겠는가.
내가 삶을 조금 살아보니 이제는 알겠다.
빨리 가서 얻는 것이 있지만, 빨리 갔기 때문에 놓친 것도 있다는 것을...
반대로 천천히 가서 잃는 것도 있지만, 그래서 얻는 것도 있다.
이렇게 삶의 모든 사연에는 음지와 양지가 공존하고 있다.
어느 것이 정답인 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어느 것을 선택하든 본인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안단테 혹은 아다지오를 택했다.
누가 핀잔하고 비웃어도 좋다.
늦어서 잃는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늦어서 얻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