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집안일 하느라 바쁜 엄마다.
가만히 TV를 보던 정영진 군에게 분리수거를 권했다.
“영진아, 저 박스 어제 영진이 먹은 간식 살 때 왔던 박스거든. 영진이가 분리수거 해줄 수 있어?”
“네.”
“집주인 맞네. 우리 영진이.”
엄지척하는 정영진 군이다.
분리수거 후 정영진 군은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냈다.
앉아서 마시길 권했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음료수를 엎고 정영진 군도 놀랐는지 눈만 깜빡 거리고 있었다.
“영진아. 흘릴 수 있어. 대신 너가 한 거니까 영진이가 닦으면 되는거야.”
바로 알아듣고 물티슈를 가져와 닦는 정영진 군이다.
깨끗하게 닦기를 바라기보다 자신이 한 것은 스스로 할 수 있길 바란다.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엄마 혼자 청소하고 분리수거 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고 자신의 몫을 하는 정영진 군이다.
이사한 지 두 달이 조금 넘은 지금, 정영진 군의 일상도 더욱 자연스러워진다.
2023년 5월 14일 일요일, 김주희
당사자의 자주성은 지금 이 복지 뿐만 아니라 다른 때 다른 복지를 이루는 데 유용하다고 하셨지요.
영진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게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