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 일기(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분명한 믿음’으로….
효림 스님이라는 분이 “힘든 세상, 도나 닦지.”라는 책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산중에 있는 나무들 가운데 가장 곧고 잘생긴 나무가 가장 먼저 잘려서 서까래 감으로 쓰인다.
다음으로 잘생긴 나무가 큰 나무로 자라서 기둥이 되고, 가장 못생긴 나무는 끝까지 남아서 산을 지키는 큰 고목이 된다.
못생긴 나무는 목수 눈에 띄어 잘리더라도 대들보가 되는 것이다.
‘잘생긴 나무들이 먼저 잘려나가고, 못생긴 나무가 숲을 지켜나간다.’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다른 사람을 내 눈 잣대로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고향 나자렛으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안식일에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회당에서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고향 사람들이 예수님을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 사람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그리고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러면서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습니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그리고 몇몇 병자를 고쳐주시는 기적만 일으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다른 곳에서 베푸셨던 엄청난 은총. 즉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시고, 병자들을 고쳐주고, 마귀들을 쫓아내며, 죽은 이들도 살려내신 수많은 기적을 행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기적들은 믿음을 통해서만이 이해할 수 있는데, 믿음이 없는 곳에서는 행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즉, 시기와 질투 그리고 분한 마음으로 생긴 미움이라는 쓸데없는 생각으로 예수님을 통하여 주어진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얻어 누리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은총과 부르심에 합당한 생활을 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고 거룩하게 살도록 힘쓰십시오. 거룩해지지 않고는 아무도 주님을 뵙지 못할 것입니다(히브리서 12장 14절).”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2009년 위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허동인 시인이 쓰신 “어머니가 고향이다.”라는 시입니다.
“‘고향’하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어머니’ 하면 고향이 생각난다. 딸자식은 다 출가시키고 아들자식은 다 객지에 나가 살고 붙박이별처럼 홀로 고향을 지키시는 우리 어머니. 어릴 때 살았던 고향 집이 생각날 때면 선영들이 잠들어 있는 고향 산천이 그리울 때면, 어머니가 고 고향이다. 고향이 곧 어머니이다.”
시인은 ‘어머니가 고향이다.’라는 시 한 편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고향으로 안내합니다.
그러면서 오늘 기념일을 맞이하는 성메토디오 주교님께서 성녀 아가타에 대한 강론을 묵상해봅니다.
“‘아가타’라는 이름 자체가 ‘선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듯이, ‘아가다’는 온갖 선의 원천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참으로 선하고 착한 여인입니다.
‘아가타 성녀’는 자신이 하느님과 함께 나눈 그 ‘선’을 자신의 정배이신 그리스도께 바치고 그분과 일치되어 있는 우리에게 나누어 줍니다.
특히 ‘아가타 성녀’는 심지어 자신이 이름만으로도 모든 이들을 자기에게 열렬히 이끌어 들이고, 자신의 모범으로 자신과 함께 지체없이 선 자체인 하느님께로 힘써 나아가도록 가르칩니다. ”
이제 ‘톨스토이’라는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한 세상을 사는 3가지 이유를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사목하는 지금 이곳, 지금 함께 있는 신자, 지금 하는 일들이 저의 고향이고 하느님께로 힘써 나아가도록 이끌어줍니다.
구름 속에 비가 아니라, 구름 위의 태양을 볼 줄 아는 고운님들!
처음 신앙으로 돌아가 ‘메시아’이시고 ‘그리스도’이신 하느님의 외아들을 굳게 믿으십시오.
그래서 고운님들이 ‘분명한 믿음’으로 살아있는 예수님의 권능을 입어 바라는 것을 이루는 하느님의 섭리를 체험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는 이 분명한 믿음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온갖 선의 원천이신 하느님께서 아드님이신 그리스도를 보내심을 굳게 믿고, 고운님들은‘분명한 믿음’으로 성령 충만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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