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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를 맞아서 이 절호의 챤스를 그냥 보낼 순 없기에 10월 3일에 우리는 교회 산악회원 중심으로 부부동반해서 15명이 승용차 4대로 이른 아침 7시에 출발해서 강원도로 떠났지요, 나는 사실 이번 긴 연휴를 이용해서 아들과 함께 얼굴에 난 비립종이라던가? 하는 피부질환과 쥐젖이라 하는 사마귀 종류의 오돌도돌한(좁쌀처럼 노랗게 돋는) 것을 없애려고 레이저 치료를 받는 바람에 등산도 못하고 산 아래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지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홍천의 팔봉산을 3시간에 걸려서 등산하고 자랑스럽게 내려왔는데...... 화장은 물론 세수도 못해서 몰골이 흉한 모습으로 태양빛을 가리기 위해 챙이 큰 때도 아닌, 어울리지도 않는 밀짚모자를 쓰고 다녔고, 내내 연고를 바른 번득이는 얼굴이라서 참으로 남에게 미안했지요. 오후에는 1,200평의 대지위에 홍천강 지류를 따라 깊은 산속에 아늑하게 자리한 경치 좋고 아기자기하고 깨끗한 동기친구의 3층짜리 팬션에 가서 짐을 풀었지요. 고등학교 동기인 친구는 경기도의 부부교사인데 애들 훌륭하게 다 길러 결혼도 시키고, 손자 손녀도 있고, 노후를 준비한듯한 여유로움이 잔뜩!~~~~~ 내 남편보다 더 멋지고 중후한 외모인 친구남편의 자상한 손길이 곳곳에 가득 배어있는 그런 곳. 내가 늙으면 꼭 해보고, 살고 싶어하는 그런 삶. 닭도 기르고, 강아지도 기르고, 밤도 따고 미리 삶아놓은 고구마도 먹고...... 채소밭에는 여러 채소들이 즐비하여서 고추며, 상추도 따서 맛있게 먹고 마당에 숯불 피워 삼겹살도 굽고...... 그런데 꼭 이런 자리에서도 ‘아침이슬’을 꼭 먹어야하는 내남편은 주인에게 졸라서 안 되는 줄 알면서 믿음이 작은 다른이와 함께 적당하게(?) 마시고는 취하여(?) 좌중을 즐겁게 해주느라고 어찌나 애를 쓰던지요. 15명의 노인들(?)이 꽉 찬 보름달은 아니었지만 어스름달빛 아래서 어린애들 마냥 운동장에서 뛰놀며, 밤 운동으로 운동장을 돌고, 춤 따라하기, 스트레칭으로 요가하기, 3*6*9게임, '쥐를 잡자.' 게임도 하고....... 대부분 체질상 나온 배의 지방을 분해해야한다고 배를 두드리며 얼마나 신나고 즐겁게 놀았던지 “하하호호” 배꼽이 빠져나갈 정도로 놀다가 지쳐서 잠들었답니다. 남자 한 방에서 자고 칸막이도 없는 옆방에서 여자들 모두. 4일 아침에는 ‘어제 저녁에 언제 그랬냐?’ 는 듯이 아침예배도 경건하게 드리고 밥을 해먹고는 한계령의 물들어가는 단풍도 보며, 유명하다는 실로암 막국수와 속초 바닷가에서 회도 실컷 먹고, 수요저녁예배를 위해 일찍 돌아왔지요. 그런데 문제는 운전도 안하고, 추석에도 큰집에 가서 일도 하나도 안하고 잘 먹고, 음식을 잔뜩 얻어와 집에서는 식사준비도 안하고 딩굴딩굴 쉬었는데도 옴 몸이 아프다는 겁니다. 햇빛도 쪼이면 안 되고, 씻을 수가 없으니 연휴 내내 등산이나 운동도 못하고 집안에서만 쉬자니 답답하고 지루하고 몸부림 쳐지는데 왜 등줄기가 아프냐고요? 나흘동안이나 밤에 잠도 곤히 못 잘 정도로 몸도 쑤시고 등줄기도 아프고 목도 뻐근해서 파스를 붙이고 바르고 해도 효험이 없으니...... 난 이번 연휴가 너무나 길고 지루했답니다. 이그!~~ 얼굴 깨끗해지기도 힘들어라! 오늘부터 머리카락 휘날리게 열심히 일하려고 생각하면서 ‘퇴근 후에는 꼭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아야지.’ 하는 각오로 출근하는데 발걸음이 가볍고 기분 좋더라고요. 오래 놀다 온 사랑하는 우리반 애들은 제멋대로 떠들고 난리 부루스였습니다. 하루 동일 열심히 밀린 을일 처리하다 보니 아픈 곳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겁니다. 오잉? 이럴 수가....... 아무래도 난 출근 체질인가 봐요. 살림에는 관심도 없고, 나갈 궁리만 하는 나는 어쩌면 좋데요? 후후후 건강한 난초도 아플 때가 있다는 것을 보고 하려고 수다했습니다. 에구야!~~~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난리입니다. 어쩌나......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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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많은 연휴 기간중 하루 저혼자서 보냈지요 찜질방에서 뒹글고 ,,,,근데요,,,샤워하다가 같이 등밀자는 어떤 아줌마의 부탁을 받고 같이 밀었는데 너무 밀어선지 등에 딱지가 다 앉아서 가렵습니다 ...내가 너무 때가 많아서 그러나 등이 시리고 아프더니 지금 딱지 앉은곳이 가렵네요
왠지 자꾸 이뻐지기만 하던데 비결이 있었네요 ㅎㅎ
늘 글을 대하노라면 에너지가 느껴지곤 해요^ 언제까지 젊음을 잃지 않을것만 같은..형님...^^ 정말 멋지게 사시는것 같아요
저보다도 피부가 훨씬 탄력 있으시던데... 이번 긴 연휴에 잡티까지 제거 하셨으니... 다음 만남에서 몰라 뵙더라도 이해 해 주셔요^^
아~참~!! 오늘(10/11) 대구 시향친구가 똑똑하고 예쁜딸과 서울 나들이 할 예정이라요, 저는 퇴근 후 깻잎친구랑 함께 만날 예정이고요.^^
았!~~~~~~~ 시향이가 오다니..... 난 수요일에 맡은 일이 있어서 마음으로만 환영해야겠네요. 대신 소식 전해 주시와요.
부럽습니다..저는 추석 전날 시골집에가서 추석날 까지 이틀 연속 중노동을 했네여...집안 정리 정돈 정원 나무 옮겨 심기로 정신 없이 보냈습니다.....늙어서 친구들하고 우리 집에서 놀려구요.......
그 정원에서 나도 같이 놀면 안 되나요? 맹물님이 힘들여 가꾼 그 어머님 댁의 시골집 말이예요. 나를 부르시지..... 나도 그런 일하는 것 엄청 좋아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