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홍콩 느와르계의 거장, 왕가위
나의 암울한 홍콩, 나의 느와르 (왕가위 감독)m.cafe.daum.net
#2. 영원히 기억될 발없는 새, 장국영
感情所困 無心戀愛世
감정이 피곤해 세상을 사랑할 마음이 없다.
장국영(Leslie Cheung)
(1956~2003)
"이 삶은 나의 것이다, 네가 어찌 감히 나를 비판하는가, 성공과 실패에 상관없이, 모두 사실만을 이야기할 뿐 사람을 해치지는 않죠. 이러한 성격은 저에게 많은 골치거리를 안겨 다 주었어요.”
장국영은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 전 모두에게 잘 보일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전 그런 사람들을 두려워해요. 그런 사람들이 한 말은 어떤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잖아요. 전 여전히 거짓 없는 마음을 유지하고 있어요. 다음 생에 어떤 모습으로 윤회할지 모르는 거잖아요. 정말 비극이죠. 그렇다면 지금 생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는게 낫지 않겠어요?"
사람들은 어떤 한 사람을 오랫동안 알면 알수록,
더욱 더 그에게 가혹한 요구를 하게 된다. 당신은 그에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고 할 것이고, 동시에 그에게 성공한 후에도 당신에 대한 인정이 줄어들면 안 된다고 할 것이며, 허세를 부려서도 안 되고, 위선적이어서는 안 된다며, 그에게는 오직 풍채만 지켜달라면서 순수함을 유지해 달라고 할 것이다.
장국영은 보기 드문 이에 맞는 합격자이다. 그는 오늘 바람같이 자유자재로 소탈하게 왔다 갈 수 있고, 그의 아름다운 얼굴 만면에 담겨진 거의 자연에 가까운 편안함이 느껴지는 빛나는 웃음은 당신으로 하여금 순수한 본연의 마음을 가지게 한다.
"저는 청데이에 적격이에요. 저는 항상 예술 속에서 살고 있고, 제 안에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고 있으니까요. 제 자신이 바로 청데이에요."
장국영이 말하는 진정한 예술가는,
예술은 남성도 여성도 아니기 때문에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였다.
<패왕별희> 중
샬로에게 보검을 찾아주기 위해 원대인의 집을 찾았던 데이가 유린당하고 인력거를 타고 돌아오다가 일본군에게 둘러싸이는 장면을 쵤영했던 날이였다.
장국영을 인력거에 태워놓고 촬영준비를 한 후 촬영에 들어갔는데, 장국영이 탄 인력거의 덮개를 들추는 순간 장국영의 입가에 번진 연지는 마치 피를 흘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장국영의 눈빛에 담긴 절망과 비애가 그 장소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장국영은 자신의 모든 감정을 인물에게 투입해 새로운 경지를 창조하는 배우였다.
그의 눈빛이 바로 사랑과 시대의 반역이라는 이 영화의 주제의식 그 자체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는 몇 초 되지 않는 굉장히 짧은 장면이고 영화에선 데이가 울지 않는데, 장국영은 촬영이 끝난 후에도 데이의 감정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계속 울고 있었다. 나는 그저 조명을 모두 끄라고 지시하고 장국영이 어두운 곳에서 혼자 감정을 추스르게 해줬다.
그때 비로소 처음 만난 날 장국영이 말했던 "저는 청데이에요"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노래를 부를 때마다 저음의 허스키 보이스인 그의 목소리엔 영혼이 담겨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어떻게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냐고 묻자 장국영이 말했다.
“글쎄 그저 나는 한곡의 노래도 한 편의 영화처럼 어떤 하나의 이야기로 기억해. 그래서 노래를 부를 때마다 그 스토리를 상기하게 되는것 같아.”
이렇듯 장국영은 예술에 대해 너무나 진지했다.
우희를 연기하기 위해 평소에도 무대의 스텝으로 걸어 다닐 정도로 완전히 우희의 역할에 몰두해있었다. 평생을 경극에 몸담고 살아온 장만령 선생 조차 지금까지 장국영처럼 예술에 대해 헌신적인 인물을 만나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장국영은 홍콩영화 프로정신의 대표자이며, 자신에게 엄격한 배우였다.
대부분의 연기자들은 신체의 일부분만 촬영하는 씬에서는 대역을 쓴다. 그러나,장국영은 그림자까지도 자신이 직접 연기를 했다. 영화중에서, 그의 그림자와 다른 배우가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을 여러번 재촬영을 하게 되었는데, 그는 짜증 한 번 내지 않았다.
<아비정전>을 찍을 때 장만옥은 장국영이 자꾸 왔다갔다 하는 소리를 듣고 왜그러느냐 물으니 장국영이 발소리가 나는 씬을 연습중이라고 했다. 자신이 전혀 보이지 않고 발소리만 들리는것에도 연습할 정도로 그렇게 세심한 배우였다. 그는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장면까지 열심히 노력하던 사람이다.
장국영 인생에 대한 영화를 찍을 생각이 없냐는 많은 관중들의 질문에 홍콩영화권 감독의 대가인 왕가위는 확고했다.
"저는 장국영에 대한 영화를 찍을 생각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장국영을 대신할 수는 없어요. 그는 특별합니다. 그는 이미 많은 음악과 영화에 스며들어있기에 저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청데이를 연기하고 싶다.
하지만 그가 되고 싶지는 않다.
나는 그보다 더 행복하게 살고 싶다”
장국영은 종종 말했다.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고.
그는 외로움을 많이 타고, 정에 굶주려 있었으며, 항상 사람들이 자신의 곁에 있어주길 원했었다.
"당신의 생명은 오직 하나 뿐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삶은 오직 한 번 뿐이며, 내세는 믿지 않는다.
그래서 내게 이번 생에서의 만남과 인연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친구들과의 우정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의 사귐에 있어서 진심을 다하고 싶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삶이다”
나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사랑한다는 메모를 남겨두고 떠난 장국영의 마음에는 항상 외로웠지만 애정이 넘쳤다.
그는 연장자, 친구, 어린아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을 동등하게 살갑게 대했다. 점심을 먹으러 나갈 때도 식당에서 누군가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면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종업원이 와서 요구할 때에도, 주방장까지 뛰어나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도 항상 웃으며 함께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는 세계적인 스타였고, 몹시 바빴기 때문에 여럿 인연과 자주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북경을 방문할 때마다 아무리 바빠도 꼭 경극 스승의 집에 찾아갔다. 시간이 없을 때는 잠깐 짧은 인사만 하고 가기도 했고, 때로는 맛있는 음식을 잔뜩 싸와서 대접했다. 그리고 매년 명절 때마다 잊지 않고 안부 전화를 걸었다.
경극 스승이였던 장만령과 장국영의 인연은 업무 상 사실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장만령이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고, 어쩌면 그저 경극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불과했다. 하지만 장국영은 그런 장만령에게 아무 보상도 바라지 않고 무한한 우정과 존경을 표현해주었다.
이처럼 주변을 사랑하고 돌볼 줄 알았던 장국영은 많은 이들에게 언제나 가장 믿는 가장 좋은 친구였고, 아직까지도, 어쩌면 영원토록 남을 마음 속 남자주인공일 것이다.
그는 더할 나위 없이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곁에 누군가가 항상 머물러주길 바랬던 그가 우리를 남겨놓고 홀로 떠나가 버렸다. 그가 하늘에서 혼자 쓸쓸하게 지낼까봐 걱정이 된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계속 기억해주고 사랑해줘서 외로움을 많이 타는 그를 따뜻하게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는 분명 힘겨운 현실을 벗어나 더 좋은 세상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언젠가 훗날 천국에서 그를 다시 만난다면 그땐 정말 그의 더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
천카이커 감독에게 <패왕별희>는 굉장히 몰입해서 시나리오를 직접 쓰며 촬영에 임했던 작품이어서 영화가 완성된 후에도 후유증이 엄청 컸다고 전해진다.
감독이 영화의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하던 중,
어느날 잠을 자는데, 예쁜 푸른색 옷을 입은 데이가 꿈에 나왔다.
그리고 감독에게 “이만 안녕” 이라고 작별인사를 했다.
그 순간 감독은 잠에서 깨어나 벌떡 일어났는데,
꿈에 나온 사람이 장국영인지 청데이인지 알 수가 없었고, 왜 그런 꿈을 꿨는지도 몰라 그저 혼란스럽기만 했다고 한다. 그 일이 있고 10년 후 장국영이 세상을 떠났다. 감독은 그때 그가 내 꿈으로 찾아와 미리 작별인사를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금도 한다고 했다. 감독과 장국영이 처음 만난 날 그가 했던 말처럼 그는 정말 청데이처럼 살다가 떠났다.
천카이커 감독은 그와 마주보고 있을 때에도 왠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았다고 한다. 장국영의 눈빛은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먼 과거의 어느 화려한 꿈속에서나 본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당신이 세상에 남기고 간 파편의 한켠에서,
나는 오늘도 당신의 이름 세글자를 목울대로 넘기지 못한다.
당신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에 그제서야 막혔던 목이 겨우 메이며 당신을 넘길까. 더는 마주하지 못하는 당신의 그림자를 밟으며 오늘도 나는 낯선 감정들로 이토록 괴롭다.
사랑을 사랑했던 당신의 다음 세상엔 봄바람 같은 사랑이 함께하길
당신이 여직 머물러있는 따듯한 4월만이 당신에게 불어오길
우리 속의 아프고 약하고 작았던 마음들을 대변한 당신의 그 마음이 다치고 훼손된 거 같아 오늘도 발걸음을 주저한다.
발 없는 새가 영원한 안식처로 날갯짓한 지 열여덟 해가 지나도 그리움의 농도가 쉽게 옅어지지 않는 이유 또한 사막에 핀 고독한 한송이 꽃을 지키지 못한 뒤늦은 후회 탓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항상 그를 그리워 하고 있다.
지금도 늘 그의 노래를 듣고,
그와 함께 보낸 많은 추억들을 회상한다.
당신은 떠난 적이 없다.
보고싶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장국영 너무 사랑해..
그와 마주 보고 있을 때도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졌다는 말 너무 묘하고 슬프다.. 환상처럼 머물다 간 사람이라 더 그런 거 같애.. 눈빛이 깊어진 사람은 마음에 그리운 것이 하나쯤 생긴 거라던데 장국영 눈을 보니까 딱 그 말이 떠오르네 담배 물고 리허설 하는 모습 뭔가 별 거 아닌데 되게 뭉클하다 작품 속 인물과 자길 동일시 하는 것도 그렇고..
장국영 ... 진짜 너무 다정하고 멋진사람임 ㅠㅠ
독보적인 분위기와 눈빛.. 아무도 못따라올듯
ㅠㅠㅠㅠㅠㅠ
장국영..
장국영씨...꼭 지금은 행복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