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침대 휠체어에 누워서 생활 할 정도로 몸이 불편하지만 그림으로 기도하며 성직자의 길을 걷는 `화가수녀`가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작은예수수녀회 윤석인 원장(56)이 21일 EBS TV `다큐, 죽마고우`에 출연, 세계 최초의 중증 장애인 수녀이자 화가가 되기까지 지난한 삶의 여정을 들려주었다.
방송에 따르면 윤석인 수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전신을 거의 움직이지 못한다. 발병 이후 학업을 포기하고 매일 방안에 누워서 지냈다. 그녀의 유일한 위안은 정상인의 50%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는 양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다.
"그림을 그릴 때 만은 가장 편안하고 감정적으로 안정되고 기뻤다"는 윤석인 수녀는 서른이 넘어 미술공부를 시작해 화가의 길을 선택했다.
"내 의지가 선택했던 화가로서의 길이고, 수녀의 길이거든요. 선택했다는 건 내 생명이 그것을 갈망했다고 저는 믿어요. 그래서 화가와 수녀의 길을 통해서 사람이면서 장애인인 내 삶의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19년 만의 외출, 윤석인 수녀가 찾아간 곳은 여성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단체였다. 이곳에서 그녀는 신앙과 만나 1982년 영세를 받았다. 수녀가 되고 싶었지만 정상적인 몸을 갖지 못하면 성직자가 될 수 없다는 불문율 앞에 꿈을 접어야 했다.
방송에서 윤석인 수녀는 자신이 수녀가 될 수 있었던 건 "`작은예수회` 박성구 신부님 덕"이라며 "제 안에 빛을 발견해준 설리반 선생님"이라고 밝혔다.
윤 수녀는 박 신부의 지원과 애정으로 1992년 `작은 예수수녀회` 1기생으로 입회했다. 그녀의 나이 42세, 그곳에서 6년간 수도 기간을 끝냈다. 교황 요한바오르 2세에게 안수를 받았다. 1999년 종신서원 후 ‘작은예수수녀회’ 원장이 된 그녀는 2천년 동안 지속되어온 가톨릭 불문율을 깨고 세계 최초의 중증 장애인 수녀가 됐다.
이날 방송에는 윤석인 수녀가 휠체어에 이젤을 고정시키뒤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윤석인 수녀는 그림으로 기도드리는 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사랑으로 화가가 된 그녀는 "휠체어에 누운 불편한 몸이지만 희망과 기적으로 이루어진 몸이라고 믿는다"며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 몸 이대로 선택할 거"라고 방송을 통해 고백했다.
윤석인 수녀는 장애인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장애인 복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국에 9개의 그룹홈을 운영, 수녀회와 자원봉사자들이 여성 중증 장애인들을 돌보고 있다. 장애인들을 위한 예체능 전문학교 설립과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집짓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나만 편안하게 살자고 나를 수녀로 만든 게 아닐 테죠. 분명히 다른 장애인들을 위해서 살라고 장애인 복지일을 하는 수녀회로 부르시고, 수녀로 만든 것 같아요. 이것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어요. 소명의식에 꼼짝 못하고 일을 시작한 거죠."
"장애인들을 위해 우리 주위에 고통 받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믿는 윤석인 수녀. 침대 휠체어에 몸을 누이고 있을지언정, 그녀는 사람들의 아픔과 근심을 덜어주며 함께 웃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첫댓글 수녀님 건강하세요 하느님께 기도드릴께요
수녀님 그리신 그림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