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최전방 스트라이커 책임도 있지만. 서동현은 원래 어려운 슛만 넣어주는 불가사의한 선수였고. 김동섭은 기복이 강한 선수라.. 그래도 움직임 자체는 둘 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2선 자원들.. 여기서 2선 자원들이란 수비형 미드필더보다 전진해있으나 최전방 스트라이커보다 뒤에 위치한 선수들을 말합니다.
실제로 호주전도 그렇고 일본전까지 최전방 스트라이커에게 주어진 득점 찬스보다 2선 자원들의 기회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일단 인원수로도 더 많으니까 당연한거라 볼 수도 있지만 최전방 스트라이커에게 주어진 견제를 2선 자원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거죠.
비록 윤일록이 이번 대회 유일한 득점을 터트리긴 했으나 최강희 호 때부터 홍명보호로 넘어오기까지 2선 자원들의 경기력이 기대에 못 미칩니다. 이청용을 제외하면 모두가 자기 몫을 못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사실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크게 흔들리진 않았습니다. 이번 동아시아 대회때도 3경기 2실점이라는 매우 준수한 방어력을 선 보였고 이 과정에서 하대성-이명주와 박종우-한국영 조합이 제 몫을 해냈다는데 이견을 달 사람들은 없을 겁니다. 심지어 하대성과 이명주는 서로의 장.단점을 적절히 살리고 보완하며 기성용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훌륭한 플레이를 선보였죠.
그러나 그에 반해 조영철을 비롯해 윤일록-이승기-고요한 등으로 이뤄진 2선 라인은 제 몫을 못했습니다.
여러차례 좋은 득점 찬스와 다양한 슛을 이어갔다는데는 높은 평가를 줄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김신욱 투입 이후에 2선 라인 모두가 전진해서 헤딩을 받는데 치중함으로써 수비수들에게 무리한 개인돌파외엔 장거리 롱패스라는 단 하나의 선택지만을 남겨준게 한 예죠. 그 누구도 후방에서 볼을 받아 같이 풀어갈 의지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수미와 수비수들은 상대의 밀집된 수비 속에 롱 패스를 시도하든가(당연히 이 경우는 가장 성공률이 높은 김신욱의 머리를 노리겠죠) 아니면 그나마 위치상 수비수가 적은 측면으로 볼을 빼는 것 외 어떤 선택지도 없었습니다.
최근 들어 국대가 중앙 공격 패턴이 줄어들고 측면 의존도가 높아진 원인이기도 하죠.
특히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한 선수들은 예외없이 부진했습니다. 이승기는 말할 것도 없고. 윤일록도 중앙에서는 마찬가지였죠. 둘다 중앙에서 측면으로 빠져나갈때는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으나 중앙부에서는 오히려 공격전개를 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부정확한 패스도 많아졌죠.
공격전개의 시발점으로써 제 몫을 해낸 중앙 공미는 근래 들어 없습니다. 이점이 가장 큰 문제로, 다른 2선들까지 곤란을 겪게 만드는 위치이기도 합니다. 4-2-3-1 전술에서 모든 이로부터 패스를 전개하기 쉽고, 또 가장 건네받기도 쉬운 위치에 있는게 중앙 공미이니만큼 더 큰 문제죠.
4-4-2 전술에서 쓰이는 투톱에서 타겟형 스트라이커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볼을 안정하게 키핑하는데도 있지만, 공격전개시 수시로 내려와 볼을 풀어주는데도 있습니다. 허정무 전 감독이 이동국에게 넓은 활동폭을 지시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4-2-3-1에서는 물론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어느정도 스위칭 플레이를 할 수도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이런 역할을 계승한다고 봐야합니다. 그러나 공격의 핵심축인 이 위치가 제 몫을 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공격 선택지는 더욱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죠.
개인적으로는 이명주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진을 한번 테스트해야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국대만 보는 사람이나 해축팬들은 의외로 잘 모르기도 하지만, 구자철이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이라는건 누구나 잘 알 겁니다. 수비력보다 기술면에서 더 큰 강점을 보인 구자철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하면서 그의 재능을 보다 잘 활용했다는건 모두가 잘 아실겁니다.
이명주가 여기에 가장 근접한 선수라고 봤죠. 상대 압박에 가장 유연하게 대처가능한 원터치 패스에 능한데다 중거리 슛 능력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약점으로 지적받는 롱패스 능력도 공격적으로 전진한다면 패스거리가 줄어들어 상당히 상쇄될 수 있을거라 기대했습니다.
그외 생각해볼만한 대안은 제주 유나이티드에 있는 전방전개에 능한 몇몇 선수들을 활용하는 겁니다. 윤빛가람이나 송진형 같은 선수들이 그 예죠.
하대성이 제 몫을 해주긴 했으나 만약 부족한 2선자원들을 돕는 후방 자원들을 늘려야 한다면 이들을 발탁해 조화해보는 시도를 고려해볼만 합니다.
공격력만 놓고보면 손흥민도 유력한 대안이지만, 현단계에선 일단 국대에 녹아들지 않고 있는데다 4-2-3-1의 중앙을 맡기엔 하나씩 부족한 점을 갖고 있죠. 투톱의 일원에 가깝게 움직인다고 해야 하나.. 다른자원들과 비교해도 팀을 살리기보다 자신도 같이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입니다.
가장 잘 드러난게 스페인과 평가전입니다. 지동원과 짝을 이뤘으나 그리 큰 활약을 보이진 못했죠. 오히려 측면으로 이동한 크로아티아 평가전이 훨씬 더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물론 손흥민의 나이와 발전속도를 감안한다면 이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무튼 2선 자원들이 분발을 하든지, 아니면 이들의 부진을 만회할 또 다른 카드를 꺼내든가.
홍명보 감독은 빠른 시일내로 대책을 내놓아야 할 판국입니다.
여담이지만.
왠만한 프로선수들은 일시적 부진을 겪을 수도 있고 이는 국가대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과거에 비난받았던 선수들이 보란듯이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본무대에서 제 몫 다해준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런던올림픽 이전 박종우가 킹스컵에서 온갖 비난에 시달렸으나 한국영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올림픽 본 무대에서 대회 우승팀인 멕시코의 중원을 지워버린게 그 예죠.
그러나 제 기준에서도 단 한 명만은 예외입니다. 바로 조영철 선수죠.
홍명보 감독은 조영철을 제로톱 자원으로 분류할만큼 높은 신뢰도를 보이고 있으나, J리그에서도 조영철의 득점력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차라리 이석현을 비롯한 K리그내 여러 다른 자원이 공격력만 놓고보면 더 나을 지경입니다.
어지간하면 절대 무조건 뺄 선수는 없어야겠지만. 조영철은 능력에 비해 과한 기회를 받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조영철이 나쁜 선수는 아니지만 그 위치에서 최우선적으로 기회를 받아야 할 만큼 준수한 자원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듭니다.
누군가는 조영철은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더 큰 활약을 보일 수 있다고 하기도 하지만 글쎄요.. 윤일록이나 이승기가 훨씬 더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는 않을 겁니다. 측면으로 빠지는 성향의 공미라면 앞서 말했듯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고.
과거에 기회를 안 받은 선수도 아니고.. 이번 대회 부진이 조영철의 입지를 좁힐거라고는 보지만 그가 홍명보 감독의 관심과 기대를 받는 선수이니만큼. 지켜는 봐야겠죠.
첫댓글 구자철이 좋은게 패스도 패스지만 슈팅이 정확하고 침착해서
임펙트 좋은 슛팅~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조영철을 계속 뽑을 것 같지는 않아요. 만약 홍감독님이 또 선발하시면 그땐 실망이 진짜 커질 듯 싶네요.
그래서 구자철이 필요한거죠. 이명주 공미도 실험해볼만하다 생각이 드네요.
케이리그에서 제가 볼때 가장 공격적이면서도 개개인이 뛰어난 곳이 인천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이효균 이석현 을 중심으로 자주 봤는데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서 못본게 아쉬웠습니다.
제주 윤빛가람도 충분히 활용해봄직 합니다. 제주 박경훈 감독님이 뛰어난게 폼이 안좋은 선수도 복구 시킨다는 거.. 윤빛가람이 요새 제주의 중심 미드필더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어 이명주를 말씀하신것처럼 공미로 끌어올리고 윤빛가람을 하대성이나 박종우와 같이 볼을 운영해도 괜찮치 않았나 싶습니다.
홍명보 감독의 전술 구성에 맞는 좌우 측면 미드필더는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드리블 능력이 수준급인 선수가 유리할 거라고 봅니다. 세경기에서 드러난 문제가 좌우 측면의 직선적인 움직임 때문에 크로스 비중이 높았다는 건데, 간혹 안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슛팅까지 보낼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해보입니다. 세 경기에서 유일했었던 윤일록의 득점 장면만 보더라도 말이죠. 이청용을 고정으로 나머지 한 자리는 손흥민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봅니다.
홍명보호에서 2선은 매우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토너먼트에서 누구를 고정으로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2222
한국의 공격이 살아나려면 화려한 윙어진과 공미의 플레이가 살아나야 할텐데 이청용 구자철 + 가 절실할거 같습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더 좋은 활약으로 대표팀에서까지 그 능력을 발휘 해주었음 좋겠고 윤일록도 조금 더 발전해서 좋은 카드로 쓰이길 바래요
지금껏 대표팀의 경기를 보면 크로스로 수비진 헛점을 노리는 것은 봤어도 돌파로 득점루트를 나가는건 거의 못봤습니다. 이점을 꼭 개선시켰으면 하네요. 그리고 홍감독 전술에 공격수 부담이 너무 큰거 같습니다. 좀 줄여줘야 할거 같아요. 서동현은 그렇다고 봐도 김동섭은 움직임 자체는 굉장히 좋았다고 봤거든요. 신체능력도 좋고, 근데 롤의 역할이 너무 과중해 부담감도 엄청났던듯... 이 2가지를 해결해야 하는게 과제일듯 싶네요
백성동이한테 기대가 컸었는데..ㅠ (개인적으론 흥민이보다 센세이션하게 다가왔었음)
잘 읽었습니다. 공감이 많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