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계절엔 통기성이 뛰어나고 보기에도 시원한 샌들이 인기다. 백화점 매장에 진열된 각양각색의 화려한 샌들은 작고 하얀 맨발을 드러내고픈 여성들을 사정없이 꼬드긴다. 마음 같아선 당장 하이힐과 스타킹을 벗고 맨살의 내밀함을 뽐내고 싶지만 휘어지고 갈라지고 못이 박인 발을 생각하니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을지병원 족부클리닉 이경태 교수와 분당차병원 정형외과 조덕연 교수의 도움말로 발에 생기는 문제점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발꿈치 굳은살(각질)의 관리
발꿈치가 두꺼워지고 심한 경우 마른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는 이유는 보행으로 인한 피부 자극과 수분의 부족 때문. 양말을 신지 않고 슬리퍼나 샌들을 신는 경우엔 발꿈치 자극과 수분 부족이 더 커진다. 따라서 평소 양말 등을 신어 발꿈치를 보호해야 하며, 발을 씻은 뒤 충분한 양의 크림이나 로션을 발라 수분과 유분을 제공해야 한다. 발꿈치 굳은살을 제거할 때는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잘 불린 다음 각질 제거기를 이용해서 제거하고, 제거한 뒤엔 로션이나 크림을 발라줘야 한다. 목욕탕에서 바닥에 발꿈치를 문지르거나 돌로 각질을 긁어내는 사람이 많은데 세균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삼가해야 한다.
한편 엄지와 새끼발가락의 굳은살은 대부분 하이힐 때문이다. 볼이 좁은 데다 체중이 발가락 쪽으로 쏠려 자극이 심해지기 때문. 신을 바꾸지 않으면 제거해도 다시 생기므로 볼이 넓고 굽이 낮은 것으로 바꿔 신는 게 좋다.
■통증을 일으키는 티눈과 사마귀의 제거
티눈은 오랫동안 자극을 받아 생긴 일종의 굳은살이며, 사마귀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모양이 비슷하지만 돌출된 부분을 잘라보면 티눈은 중심부에 투명한 원추 모양의 심(Core)이 하나 있는 데 반해, 사마귀는 작은 점처럼 보이는 뿌리가 무수하게 많이 밑으로 뻗어 있어 쉽게 구분이 된다. 또 티눈은 칼로 제거해도 피가 나지 않지만, 사마귀는 무리하게 뜯어내면 피가 난다는 게 다른 점이다.
티눈의 경우 면도날 등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부분을 잘라내고, 심이 있는 곳에 티눈약을 바르기를 서너 차례 또는 그 이상 되풀이하면 대부분 심이 빠진다. 그러나 티눈 심이 깊은 경우엔 집에서 칼로 무리하게 제거하려 해선 안 된다. 사마귀도 일단 돌출된 부분을 면도칼 등으로 잘라낸 뒤 노출된 뿌리 부분에 티눈 고를 바르는 게 원칙이다. 피부과 등에선 전기로 사마귀를 태우거나, 레이저로 지지거나, 냉동요법으로 얼리는 등의 치료를 한다. 그러나 바이러스성이므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사마귀는 2~3년 내에 대부분 자연소멸하므로 치료를 안 하고 그대로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의 치료
하이힐 때문에 엄지 발가락이 안쪽으로 휘는 병이 무지외반증이다. 부적절한 자극 때문에 처음엔 발가락과 발바닥 앞 부분에 굳은 살이나 티눈이 생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뼈가 변형돼 발과 발가락 모양이 기형적으로 변한다. 단순히 보기 싫을 뿐 아니라 튀어나온 뼈 때문에 걷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며, 이 때문에 엉거주춤 걷느라 무릎, 엉덩이, 허리 관절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가벼운 무지외반증은 편한 신발을 신는 것만으로 통증이 완화되지만 심한 경우엔 튀어나온 뼈를 자르고 뼈와 인대를 맞추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