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렌트 최불암
“늙은 남자가 음식이나 먹으러 전국을 다니며 할머니들과 실없는 말도 주고받으니, 밉게 보자면
한없이 밉게 볼 수도 있겠지요.” '최불암'씨는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KBS ‘한국인의 밥상'이 꼭 10년이 됐는데, 그 세월 동안 그의 개인적인 변화
는 숫자로 70세에서 80세가 된 것 뿐이다.
"제 나이에도 지방에 다녀오면 힘든데, 매주 한번 꼴로 출장을 감당하는게 대단하십니다. ’한국인
의 밥상' 프로 10년을 하면서 우리나라를 거의 다 가봤겠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전국 각지 사람들과 음식, 정서를 접할 수 있겠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10
년을 해보니 어딜 가도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은 똑같다는 걸 느낍니다. 돈 많다고 특별나게 행복
하지도, 없어서 불행하게 보이지도 않았어요.
전국을 다니며 먹어본 한국인의 밥상에 공통점이 있던가요? “10년을 했으니, 횟수로는 한국인의
밥상을 500번 이상 받아봤지요. 그 밥상은 대부분 어려운 시절에 가족을 먹이기 위해 어머니가
궁핍한 식재료를 갖고 지혜를 짜내 만든 것이었어요.
밥상을 받을 때마다 이 나라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어머니 덕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한국인의 밥상’ 프로를 시작할 때 일흔 살이었는데, 지방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최불암씨는
아흔댓살은 됐을텐데 아직도 얼굴이 생생하시다, 어디 성형이라도 했소?’라고 합니다.”
현실과 드라마를 혼동하듯 ‘전원일기’에 나오는 김혜자씨를 최선생님의 부인으로 생각하는 이도
많았습니다. “내 친구들도 ‘김혜자와 사냐, 김민자와 사냐? 낮에는 김혜자, 밤에는 김민자냐?’ 하
며 짖궂게 놀리곤 했는데 ‘전원일기’를 오래 하다 보니 아내한테 미안하게 됐지요.”
김혜자 선생은 아주 드물게 문자를 보내오는데 나라 걱정이 많더군요. 언론에 몸담고 있지만 시
원한 답변을 못 해줬습니다. “내, 아내(김민자)가 뉴스를 보는 시간이 길어졌고 걱정도 많더군요.”
이런 분들까지 ‘나라가 어떻게 될까?’ 걱정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지금 정치가 크게 잘못됐다는 방
증이겠지요.
“정치란 국민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인데, 지금 시국은 국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내 주위 사람들도 다들 불안해 하지만 마음 속 말을 바깥으로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됐어요. 말
좀 잘못하면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다른 정권 시절에는 느껴보지
못한 불안감이 있어요.”
우리 사회에서 통념적으로 받아들여 온 가치나 예의, 상식 기준이 급격히 허물어져 버린 것 같아요.
아예 대놓고 이를 조롱하고 폄하하는 무리도 생겨났습니다. 세상이 갑자기 왜 이렇게 가고 있는지
답답하죠? 현 정권 출범할 때만 해도 많이 기대했는데,나라를 어디로 이끌어가는지 잘 모르겠어요.
국민들은 가는 길이 어디인지를 좀 더 분명하게 알았으면 하는데 모르니까 불안한거죠. 문대통령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라며 가야할 길의 청사진을 이미 보여줬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것 같
군요.
“우리가 못 알아들어서 그러는지 모르겠으나, 언론에서 아무리 지적하고 의문을 제기해도 대통령의
대답을 들을 수 없어요. 국민은 그걸 알 권리가 있잖아요. 대답이 정 어려우면 ‘지금은 이런 이유로
말을 못 하겠다’ 하든지.’’
그러다가 대통령이 겨우 답변을 내놓을 때도 있지만 "그게 무슨 뜻이고 무슨 의도가 담겨 있는지를
모르겠어요.”
문 대통령의 의중, 설마 대통령이 발언 내용을 못 알아듣는 것은 아니겠지요? “대통령의 의중을 정
확히 잘 모르겠다는 거죠. 국민이 다들 불안하고 무언가 알고 싶어 하는데, 왜 터놓고 알아듣게 얘기
해주지 않느냐는 겁니다. 지도자의 뜻을 알아야 국민이 따라가잖아요. 국민에게 납득이 안되는 전략
을 쓰니 불안한 거죠.”
문대통령이 하는 말과 실제로 이뤄지는 것은 다릅니다. 세간에서는 문대통령이 말하는 것과 반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들 하지요. “아마 대통령도 고민이 많을 거예요. 그렇지만 대통령은 자신의 속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나요? 차라리 노무현처럼 ‘힘들어서 대통령 못 해먹겠다’고 하는게 더 낫겠
어요. 지금 모든 국민이 불안하게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잖아요.”
점심 자리에서 그는 앞서 빠뜨렸던 정말 중요한 얘기를 꺼냈다. “오늘 최형을 만난다니까 아내가 ‘말
씀 조심하고 묻는 말에만 간단하게 대답하라’고 걱정했어요. 우리처럼 얼굴 내놓고 사는 사람은 말
하기가 참 어려워요.
그리고 나는 지금껏 자기주장을 별로 내세우지 않고 살아왔어요. 남들과 충돌하지 않고 고집을 세게
부린본적도 없었지만 요즘 시국을 보면 너무 답답합니다.”
최보식 조선일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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