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8주간 수요일
제1독서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31,1-7
1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다.
2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칼을 피해 살아남은 백성이 광야에서 은혜를 입었다. 이스라엘이 제 안식처를 찾아 나섰을 때, 3 주님께서 먼 곳에서 와 그에게 나타나셨다.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그리하여 너에게 한결같이 자애를 베풀었다.
4 처녀 이스라엘아, 내가 너를 다시 세우면 네가 일어서리라. 네가 다시 손북을 들고 흥겹게 춤을 추며 나오리라.
5 네가 다시 사마리아 산마다 포도밭을 만들리니, 포도를 심은 이들이 그 열매를 따 먹으리라.
6 에프라임 산에서 파수꾼들이 이렇게 외칠 날이 오리라. ‘일어나 시온으로 올라가 주 하느님께 나아가자! ’”
7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야곱에게 기쁨으로 환호하고, 민족들의 으뜸에게 환성을 올려라. 이렇게 외치며 찬양하여라. ‘주님, 당신 백성과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을 구원하소서!’”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21-28
그때에 21 예수님께서 티로와 시돈 지방으로 물러가셨다. 22 그런데 그 고장에서 어떤 가나안 부인이 나와,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23 예수님께서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다. 제자들이 다가와 말하였다.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 우리 뒤에서 소리 지르고 있습니다.”
24 그제야 예수님께서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25 그러나 그 여자는 예수님께 와 엎드려 절하며,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26 예수님께서는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7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8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우리가 살면서 받아들이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거절당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 순간 반응으로 나타나는 감정의 표현은 ‘분노’라든지 ‘실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예가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호렙산에서 맺은 계약에 따라 변함없는 사랑을 이스라엘에게 보내지만
그들은 번번이 우상숭배라는 거절의 표시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하느님의 노하심이 예언자들을 통하여 드러나지만 또다시 용서와 기다림으로
연결됩니다.
어렵게스리 믿는 사람에게 부탁을 했는데 정면에서 아니면 둘러서 거절을 당하면
무안해지고 또 잠재해 있던 감정의 파도가 일어나는 것을 우리는 경험합니다.
그렇다고 우리 자신이 이웃의 청을 다 받아들이며 살 수는 또한 없지요.
요즈음 SBS Drama ‘닥터스’에서 주인공 홍지홍과 유혜정과의 로맨스, 그 사이에서
정윤도의 역할을 바라보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소중함과 우여곡절을
배우게 됩니다.
정윤도 의사가 혜정이 앞에서 사랑을 고백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여기에서 멋있게 거절당하는 연기가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일방통행식의 삶, 내가 청하는 것은 다 이루어져야 한다는 식의
우쭐거림 병에 머물려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가정을 방문해서 보면 부부가 서로 일방적인 모습이 때로는 안쓰럽기 까지 합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중심적에서 빚어지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바로 사랑의 마음이겠고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은 바로 겸손이라
하겠습니다.
사랑과 겸손이 함께 있으면 그릇에 어떤 것이 담겨도 다 아름다움으로 창조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와 같이 거절당하는 장면을 가나안의 한 여인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모처럼 이방인의 도시 티로와 시돈 지방을 물러 가셨는데 그곳에서 한 가나안
여인을 만나십니다.
그 여인이 예수님께 큰 소리로 청합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마태 15,22)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주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않으시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그 여자를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님께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평소와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웬일인지 그 여인의 청을 거절하시며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24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여인이 도와달라고 하자 주님께서는 더 강하게 거절하십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26절)
그러나 그 여인은 더 낮은 자세로 청합니다.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27절)
그러나 주님께서는 자신을 강아지로 낮추며 청하는 여인의 청을 거절하시 못하시고
감동하시며 말씀하십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28절)
주님의 거절을 여인은 더 겸손한 자세로 청하는 모습을 우리는 배워야 하겠습니다.
물론 주님께서는 거절되어도 이렇게 청해야 한다는 뜻으로 평소 주님 답지 않은
표현을 쓰셨다고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단 한번의 청도 거절하지 못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거절당하는 데에도 멋이 있어야 합니다. 괜히 얼굴을 붉히고 때로
성을 낼 필요가 없음을 오늘을 복음을 통해서 우리는 배우는 것입니다.
물론 청을 받아들이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그런데 세상이 어디 늘 자신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요. 특히 주님께서
거절하시는 데에는 더 큰 사랑이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멋 있게 거절하고 아름답게 거절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나는 분명 이 세상에서 행복의
이치를 깨닫고 또 그 속에서 사는 사람입니다.
출처: 구름 흘러가는 원문보기 글쓴이: 말씀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