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22-12-13)
< 금붕어빵 >
-文霞 鄭永仁-
제철 생선이라는 붕어빵이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 전에는 겨울철만 되면 웬만한 골목마다 붕어빵 파는 리어커가 보이더니 올해는 우리 동네도 보이지 않는다. 붕어빵 파는 곳이 적으니 ‘붕세권‘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이젠 서민 간식인 붕어빵도 군고구마처럼 우리 주위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붕어빵의 원조는 풀빵이다. 대표적인 풀빵 모양은 국화빵이었다. 자취하던 시절, 밥 해먹기 싫어서 쌀을 팔아 풀빵으로 끼니를 때운 적이 있었다. 끼니가 되지 않았다.
한때는 어려운 사람들의 상징이었던 서민간식인 붕어빵이 천원에 3~4개로 허기를 때울 수 있었으나 지금은 물가고에 따라 몇 천원하는 붕어빵이 생겼다고 한다. 이름도 개명하여 ‘금붕어빵’이라 한다. 1,000원, 2,000원 짜리를 비롯하여 심지어 프리미엄 금붕어빵은 3,000원이라 한다. 이젠 서민간식이 아닌 귀족 간식이 되었지만 줄을 선다는 것이다.
강남의 한 붕어빵 가게는 한 마리에 기본이 2,000원, 버터 들어간 ‘팥버터 붕어빵’은 2,500원, 치즈와 불닭소스가 들어간 ‘프리미엄 붕어빵’은 한 마리에 3,000원이라 한다.
그 옛날 추운 겨울밤, 풀빵은 가난한 삶과 치열하게 구워졌으나 지금은 한 마리에 2~3천원 하는 귀족 붕어빵이 되 가고 있으니 추운 손을 따스하게 데워주던 서민 간식과 거리가 멀어져 간다.
오동통하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붕어빵 시절이 이젠 시르죽어 가지만 그래도 옛 맛에 먹고 싶어진다. 하기야 편의점이나 거리에 나가면 먹을 것 지천이다. 편의점 냉장고에 진열된 차가운 간식들을 전자렌지에 데워 먹는 맛과 붕어빵 가게 아줌마의 투박한 손으로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으며 따끈하게 구워진 붕어빵과는 온정이 사뭇 다르다.
세월이 변하고 있다. 풀빵에서 붕어빵, 잉어빵, 금붕어빵……. ‘메밀묵 사려, 모찌떡 사려’ 하던 서민 간식이 ‘붕어빵 군고구마, 군밤 …’, 이제는 편의점이나 치킨, 피자 같은 배달 음식으로 바뀌어 지고 있다. 어찌 보면 따스한 겨울이 사라지고 있으니 말이다.
화롯불에 군밤 구워 먹던 시절을 달고나 처럼 이제는 오징어 게임에서나 볼 수 있으려나….
첫댓글 붕어빵 전에는 쎈뻬이를 즐겨 했었는데 ㅎ
즐겁고 복된 설 맞이 하시길..
붕어빵 처럼 따끈따끈한 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또 한 살 더 먹습니다. 뭐니해도 설은
구정인 것 같습니다.
극민학교앞에있던 국회빵가게
아련하게생각나네요.
모두다 따뜻한 설명절되시기를,,,,,
이젠 붕어빵도 특별 간식거리가 되어가는가 봅니다.
그래도 붕어빵처럼 따스한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따끈한 떡 한 그릇 같은 설날이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