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미개한개미
(스포가 포함된 글입니다)
요즘 제일 핫한 한국 영화 신과 함께 2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올리는 글이야.
아마 이 상태로 가면 한국 영화 역대 1위를 찍는 건 일도 아닐 것 같고,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고, 아마 아시아에서도 충분히 먹히겠지.
그런데 이 영화는 극에 달한 여성 혐오를 담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
그 이유는 아래서 하나씩 설명할게.
팬도 많고 요즘 워낙 핫하니까... 욕 먹을 각오하고 글 써볼게.
<혐오가 극에 달하면 존재 자체가 삭제된다>
존재의 삭제는 가장 심한 혐오의 형태라고 생각해.
동성애자들 생각해보면 간단히 이해 될텐데, 얼마 전까지만해도 우리나라에서 동성애자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었지.
아,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런가? ㅎㅎ 그리고 '동성애자가 에이즈의 주범이다' 이것도 레즈비언(에이즈 감염확률이 이성애자보다 낮음)의 존재 자체를 삭제하는 발언 중에 하나이지.
아무튼 각설하고,
이 영화는 여성을 삭제했어.
나는 이게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해.
해외에까지 수출될거라는데, 외국인들은 유의미한 여성캐릭터가 전무한 이 영화를 보며 어떻게 생각할까?
이 영화는 남녀노소 보기 편한 영화라 흥행한다는데,
이런 영화를 보고 자란 우리 어린아이들은 어떤 가치관을 형성하게 될까?
이 영화에서 유의미한 성인 여성 캐릭터는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아.
원작에 있었던 여성 신들도 전부 삭제. 심지어 1편에 등장했던 여성 신들도 2편에서는 등장하지 않아.
하지만 등장을 하긴 한다, 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 몰라.
덕춘이(향기)가 세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이기도 하고 말야. (덕춘이는 엄밀히 말하면 '성인'여성이 아니기도 하고 또 그건 그대로 문제가 있어)
다음 부분에서 더 이야기 해볼께.
<이 영화의 여성 캐릭터는 어떻게 묘사되는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은 총 3명 정도야. 덕춘이, 자홍수홍어머니, 보육원 직원
1. 덕춘이(향기)는 이 영화에서 1편의 자홍수홍어머니를 대신하여 모성애를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져.
자신도 아이인데도 다른 아이들의 '엄마' 역할을 한 사람으로 묘사되지.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아줌마'라고 불리는 것은 덤.
삼인방 중 한 명이라고는 하지만 나머지 두 명의 스토리에 비해선 굉장히 클리셰 덩어리일 뿐더러 어린아이에게 엄마, 아줌마의 모습을 덮어씌우는 부분을 볼 수 있어. 스토리 상 엄마, 아줌마 상이 필요하면 성인여성이 나오면 될 걸, 왜 굳이 미성년자가...?
게다가 여성의 모습이 '어머니, 모성애'로 국한되는 것 자체도 심각한 여혐이라고 생각해.
2. 자홍수홍어머니는 일단 말을 못해. 2편에서 30초도 안되게 등장하고. 2편의 할아버지는 똑같이 힘없고 약자지만
자기 하고 싶은 말도 잘하고 심지어 본인 고집이 엄청 세고
아이도 지켰고 결국 주식도 오르고 죽지도 않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다르지.
참 그리고 누구 자홍수홍어머니 이름 아는사람?
저 사람의 존재는 누군가의 '어머니'로 그려질 뿐이고 그나마 말도 못하게 입을 막았지.
3. 보육원 직원은 답답한 공무원들의 현실, 실정을 모르는 꽉막힘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지지. 심지어 그 꽉막힘에
모두가 실소를 내뱉지. 향기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대사가 있는 여성 캐릭터였는데 결국 부정적이고 그것도 전혀 깊이가 없는 인물이야.
<영화 자체가 펜스룰 아닐까?>
제대로 된 성인 여성 인물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이 영화를 보고,
영화의 주요 조연이었던 오달수 씨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어.
그 사람의 성추행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은 그의 편집 및 대체를 요구했고,
신과함께2는 이미 촬영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배우가 나온 씬을 전부 다 다시 찍었다고 해.
그리고 미투 이후에 난리가 났던 '펜스룰'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어.
오달수라는 배우를 부득이하게 편집하며 누군가는 그 분노를 성인여성들한테 돌린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전편보다도 더 확실히 여성을 배제한 것은 아닐까?
이 모든 것이 과연 우연일까?
이 영화를 후려치고 싶은 마음은 없어. 한국형 판타지 나도 엄청 좋다고 생각해.
서양 판타지만 찬양할 게 아니라 한국 고유의 문화로 컨텐츠 만들고 그걸 해외로 수출하는거 진짜 고무적인 일이지.
하지만 이 영화는 분명히 의도적으로 '여성'을 배제했다는 걸 모두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야.
그래도 모두가 이 영화를 보겠지만, 이미 성공은 불 보듯 뻔한 일이지만
알고 당하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은 다르니까.
이 영화의 감독은 얼마나 한국 여성이 우스울까.
이렇게까지 여성을 배제했는데도,
여성 관객의 대부분은 자신이 만든 이 영화를 찬양하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남배우들을 찬양하고 있으니.
정말 씁쓸한 상황일 수 밖에 없어.
나 한 사람이 목소리 내 봤자 바뀔 게 전혀 없다는 것도 너무 허탈해.
한국에 사는 여성으로서 깊은 자괴감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야.
조심스럽게...다 같이 생각해봤으면 해.
첫댓글 안봐야지 ㄱㄲ안보길잘햇다~~
오달수라는 배우를 부득이하게 편집하며 누군가는 그 분노를 성인여성들한테 돌린 것이 아닐까?
이부분 띵하다...... 제목을 다시 읽게 되네
알탕 영화 절대 안 봐 절대로
안봐~
?? 보러갈랬는데? 측신 주방신 어디에 팔아머금?
제목 보고 1984 떠오름 여성들도 분명히 존재했지만 영화에선 지워졌지..
알탕영화들 난무하는 것도 다 이런 맥락인것같아 미디어에서도 여성혐오가 극에 달한것같네
안봐 씨팔
남자만 나오는 영화보면 속이 탁탁막힘 걍
불편해서 남자 논란많거나 알탕영화 안본지 오래됨
안봤어 알탕영화 ^^ 측신 주방신도 어따 팔아먹었는지
아니 진짜 좀 보지좀말자 좀
아니 신과함께 예전부터 보지말잔 얘기 많지않았어? 근데 왜 어느순간부터 신과함께 봤다며 추천하는 글들이 많은건지?.... 하정우 나오는것부터 존나시름
안봐
자괴감든다... 나만 안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다른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또 그렇게 여성은 무시되는거지 허스토리 관객수 보면 답은 나오지 뭐
나도 안봣어... 1 편은 걍 봣는데 논란거리 될줄 몰랏다 ㅠㅠ
응 그래서 안봐
펜스룰 부분 존나 공감
좆같네절대안봐
이거 빼고 영화 다 보고 있는 중 절대 안본다 맘마미아 보러가야지
난 1도안봤다 내가일류 ..!
응 안 봤고 앞으로도 안봐~~~~ 영화 소비의 1번째 포인트가 이제 여성 주인공의 역할임
공감이야 1보고 너무 마음이 불편했는데 여시가 너무 잘 짚어준거같아ㅠ 안그래도 어머니 역할 말도 못하고 희생의 아이콘으로 감동쥐어짜는거 보니까 한남코드의 끝판왕이었어...
안봐요
안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