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만 한 키에 둥근 얼굴, 원통형 몸통에 여닫을 수 있는 서랍, 발 대신 바퀴가 달린 로봇이 약국을 나섰다. 병실마다 전해줄 약을 각 서랍에 실은 로봇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복도를 스스르 걸어간다. 리모컨처럼 무선으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 원하는 층을 누른다. 가는 도중 장애물이나 환자를 만나면 잠시 멈추거나 비켜간다. 배달 업무를 마친 로봇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스스로 충전을 시작한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성심병원은 인간과 로봇이 같이 일하는 곳이다. 2022년 8월부터 지금까지 이 병원은 사람이 하던 일을 일부 로봇에게 맡기고 있다. 병원에서 운용하는 로봇은 7종 73대로, 국내 병원 중에서 가장 많다. 지난 5월 기준 20개월 동안 로봇이 서비스한 건수만 3만 5492건이다. 공장이 아닌 데서 이렇게 로봇을 많이 사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