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km 알래스카 하이웨이로 캐나다 압박 카드 준비
해상운송 의존 알래스카... 육로 제재 실효성 논란
미국의 관세 부과 위협에 대응해 캐나다 여러 주가 미국 화물차량 통행료 인상을 검토하고 나섰다.
특히 BC주가 알래스카로 향하는 물류 루트 압박을 통한 새로운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데이비드 이비 BC주 수상은 미국산 주류 판매 중단과 핵심 광물 수출 제한에 이어, 알래스카로 향하는 미국 화물트럭에 대한 통행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바스코샤주도 코베퀴드 패스를 지나는 미국 상업차량의 통행료를 두 배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유콘 준주에서도 유사한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알래스카 하이웨이는 BC주 도슨크릭에서 시작해 화이트호스를 거쳐 알래스카 페어뱅크스까지 이어지는 2천km 이상의 도로다. 2차 세계대전 중 진주만 공습 이후 미군 공병대가 건설했으며, 전쟁 종료 후 캐나다에 이관됐다.
하지만 알래스카는 물류의 99%를 앵커리지 항구를 통한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어 육로 제재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미국 교통통계국에 따르면 트럭을 통한 화물 운송은 전체 물동량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래스카의 주요 교역 파트너는 중국으로, 캐나다는 3위에서 5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콘대학교 연구진은 알래스카가 전통적으로 캐나다보다 시애틀과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캐나다가 알래스카행 트럭에 통행료를 부과할 경우, 멕시코에서 캐나다로 오는 화물에도 동일한 조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20억 달러 규모의 과일과 채소를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캐나다 경제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알래스카 접경 도시들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헤인스, 하이더, 스캐그웨이 등의 주민들은 식료품과 의료서비스를 캐나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알래스카 주의회는 캐나다에 대한 경제 제재를 반대하는 결의안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양측의 경제적 유대관계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알래스카는 캐나다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파트너로 지목했으며, 작년에는 유콘 준주와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캐나다산 목재와 천연가스 수입 등 알래스카의 캐나다 의존도가 높은 분야도 여전히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