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경기의 묘미를 말한다면 홈런을 첫째로 쳐야할 것 같습니다. 넉점을 뒤지다가도 만루홈런으로 단번에 넉점을 만회할 수 있는 것이 야구이니까요.
또 하나의 묘미는 도루입니다. 이 도루라는 것 때문에 영국에서는 야구를 안 한다지요. 신사의 나라에서 도루 즉 훔치는 것이 있는 경기는 할 수 없다는 것이랍니다.
그러나 이것을 도루라고, 훔치는 것이라고, 영어로는 steal이라고 하니까 정말 도둑질을 하는 것이라고 느껴지지만, 실상은 훔치는 것이 아닙니다.
야구는 선수가 안타를 치고 나가서 베이스 셋을 돌아서 홈으로 들어오면 점수가 나는 경기입니다. 그러니까 출루를 한 선수는 자꾸 앞 베이스로 가야 하는 것입니다.
앞 베이스로 가는 방법은 타자가 안타를 쳐서 가는 방법도 있지만, 투수나 포수가 주자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거나 투수의 투구가 느릴 때에 베이스에 있던 선수가 앞 베이스로 달려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경기자세입니다. 이것을 훔치는 것이라고 표현을 하니까 마치 도둑질을 하는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야구를 너무 모르는 것 아닐까요?
도루가 없는 야구를 상상해 봅니다. 베이스에 나간 선수는 타자가 안타를 쳐야만 다음 베이스로 갈 수 있다면 투수와 포수는 타자만 신경쓰면 됩니다. 출루한 선수는 그냥 가만히 서 있다가 타자가 안타를 치면 달려야 합니다. 참 맛없는 야구가 될 겁니다.
어느 방송에서 해설하는 사람이 희생번트를 하면 아웃이 되는데 왜 번트를 하느냐고 하더니만, 오늘은 희생번트에 더해서 도루를 왜 하느냐고 떠들기에 끄적거려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