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2181
구병시식75
동봉
장엄염불2
[02]
크나크신 슬기로서 무명의싹 자르시는
문수보살 마하살께 지성귀의 하사옵고
열가지의 크신원력 끊임없는 실천의행
보현보살 마하살께 지성귀의 하나이다
南無 文殊菩薩
南無 普賢菩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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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보살은 지혜를 상징한다
대승경전大乘經典에는
문수보살이 등장한다
묘법연화경은 물론이거니와
불교의 주역周易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심지어 지장보살본원경
제1 도리천궁신통품과
제2 분신집회품 등에서
문수보살은 이름을 드러낸다
지혜가 그만큼 소중한 까닭이다
지혜智慧의 역할이 무엇일까
지혜는 따뜻함보다는 날카로움이다
무명無明의 싹을 잘라냄이다
무명은 상황의 부정이다
밝은 상태의 부정이다
부정을 긍정으로 바꾼다면
정신心과 육신身의 어둠이다
만일 심신을 하나로 묶으면
인생에 관한 어둠이다
문수보살은 삶의 어둠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일을 한다
빚쟁이 귀신, 책주귀신을 비롯하여
유주무주 외로운 혼과 영가들은
욕망에 가로막혀 지혜가 없다
책주귀신은 지혜가 없기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데서나 욕구를 채우려 한다
동티動土를 일으키는 원인은
이 무지無知/無智에서 오며
이를 축생에게 붙인 것이
다름 아닌 '무지렁이'다
출가하여 도를 닦는 수행자가
삭발削髮하는 이유가 어디 있을까
무명초無明草를 깎아냄에 있다
무명초는 머리카락을 뜻한다
불도를 장애하는 잡초다
두터운 어둠의 숲으로 가려
지혜 광명의 밝은 빛을 방해한다
이발理髮이 머리를 다스림이라면
삭발은 머리를 미는 것이다
삭발했을 때의 그 상쾌함이란
출가자가 아니면 느끼기 어렵다
지혜와 지식은 일란성 쌍둥이다
둘의 DNA가 거의 일치하여
쉽게 구분이 되지 않는다
지식이 쌓일 때 지혜가 터지고
지혜가 터질 때 지식이 자리 잡는다
의상조사법성게에서는 설한다
'증지소지비여경證智所知非餘境'이라고
터득한 증득지와 익혀 아는 지식이
다른 경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깨침과 앎은 동일 구조다
의상조사법성게의 이 대목을 놓고
학자들 해석이 분분한 편이다
증득지는 지식을 초월한 데 비해
지식은 단지 앎의 세계라서
증득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직 증득지로 알 바이지
나머지 경계가 아니라고 한다
지식이란 누구나 쌓을 수 있으나
증득한 지혜는 깨닫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단계라고 한다
지식을 쌓은 문수보살의 지혜가
navigation이요 GPS라면
보현보살은 이 내비게이션이나
지피에스의 안내를 따라 길을 감이다
지피에스와 내비게이션이 있더라도
만일 그 길을 가지 않는다면
안내가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며
아무리 길을 가고 싶더라도
좌표座標나 로드맵 없이
무턱대고 나선다면 헤맬 것이다
이틀 이상 휴일을 연휴라고 한다
신축년 새해 이어진連 쉼休이
언제 왔는가 싶었는데
눈 깜짝할 새 지나가 버렸다
달력에 새해를 '신정'이라 하고
설은 '설날'로 표기하고 있다
가령 '신정'이란 단어를 쓰려면
설날을 '구정'이라 하든가
설날을 '설날'이라 표기하려면
신정이 아니라 '새해'라 함이 맞다
이중과세二重過歲가 있었다
양력 새해 첫날 1월 1일과
음력 정월 초하루 원단元旦에
두 번 다 쇠는 문화가 이중과세다
그런데 지금은 이중과세란 게 없다
소위 '양력설' '음력설'이 없다
양력 1월 1일은 명절이 아니라
지구촌이 다 쉬는 휴일이고
음력 정월 초하루는 우리와 중국 등이
다 함께 쇠는 설이며 명절이다
휴일이나 새해는 '쉰다' 하고
설이나 추석처럼 명절일 경우는
'쉬다'가 아니라 '쇠다'로 표현한다
명절, 생일, 기념일과 같은 날을 맞아
의미 있게 보냄을 '쇠다'라 한다
암튼 사흘 연휴를 잘 보냈다
시나브로 학명 선사 시가 생각난다
'묵은 해니 새해니 분별하지 말게나
날이 가고 달이 가서 해 바뀐 듯싶지만
보게나 저 하늘이 달라진 게 있던가
중생들 어리석어 꿈속에 사노라네'
해마다 새해와 설에 그래왔듯
사흘 연휴를 내리 쉬면서
짧은 시로 쉬어가기를 했더니
어느새 그에 길이 들었는가 보다
글 쓰는데 영 매끄럽지가 않다
아무렴,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겠지
통행료 징수소를 통과하면서
멈춰 서서 지불하기보다는
속도를 다소 줄이되
톨게이트tollgate를 통과하면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량이 줄어든다
그래서 어떤 환경학자가 말했다
하이패스로 줄어든 탄소를
자연환경으로 바꾸면
소나무 한 그루를 심는 효과라고
이 또한 관성의 법칙과 관련이 있다
평소 장문의 글을 쓰다가
사나흘 쉬어가기를 하였다 하여
글을 쓰는 데 이리 버벅댄다면
쉼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보현보살의 보살행에 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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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 풋풋한 사과/사진 꾸밈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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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2021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