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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사람은책을만들고책은사람을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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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놀이공원에서 일하는데, 괴물 중에 절반은 연기자가 아냐 16
나는 놀이공원에서 일하는데, 연기자 중 절반은 실제 연기자가 아니다. 어제 데일에게 권총을 받아 집에 돌아온 후 나는 조금 더 권총을 들어다봤다. 나는 좋아하는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멋진 장면들을 몇 개 재연하며 총을 갖고 놀았다. 그렇다고 해서 권총의 비밀이 풀리지는 않았다.
어쨌든 한참 후 침대에 눕기 전에 나는 권총을 침대 옆 탁자에 올려놓았다. 왠지 권총을 가까이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총은 일반적인 여섯 개 짜리 슬롯 실린더가 달린 총이다. 자세히 뜯어보자 안에 탄환이 다섯 발 들어있는 것이 보였다.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과거에 카우보이들은 권총에 총알을 다 채우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열심히 탐구해 본 바에 의하면 (사실 서부 영화를 몇십 시간 봤다는 뜻이다) 초기 권총에는 제대로 된 안전장치가 없었고 해머가 당겨져 있지 않을 때도 공이가 항상 카트리지에 바로 붙어 있었다. 이는 해머를 살짝 툭 치더라도 오발탄이 발사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지만 약실을 하나 비워 둔다면 실수로 발사되는 일이 없도록 빈 칸이 해머 바로 앞에 오게 회전시킬 수가 있다. 그 외에는 손잡의 부분의 장식도 꽤 흥미로웠다. 거의 미적인 장식이 대부분인 것 같기는 했지만 광택이 도는 나무에 C, M 이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아마 전 주인의 이니셜인 것 같았다.
당연히 여기서 본명을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내가 아는 사람 중 성이 M으로 시작하는 사람은 데일뿐이다. 과거에 권총이 데일의 조상 중 누군가의 소유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에게서 물려받은 권총 같았지만, 가보 치고는 데일은 이상하게 권총을 남에게 줘버리고 싶어하는 듯했다.
‘상부’에게서 몸을 보호하라고 총을 준 건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차차 밝혀나가면 될 것 같다. 이제는 데일과 나는 공식적으로 같은 편에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나와 데일이 같은 편이라면 다른 편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생각을 하면 할수록 혼란스러웠다. 일단은 확실히 알게 된 사실에만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제일 먼저 데일이 내게 알려준 물건들을 모았다. 철, 월계수, 은, 세이지, 소금, 그리고 붉은 버베나 꽃 말이다. 나도 바보는 아니다. 데일이 말한 모든 것은 초자연적인 것과 관련된 의미가 있다. 소금을 뿌리거나 은 총알을 쏘거나, 뭐 이런 것들 말이다. 나는 오컬트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절대 아니지만 다행스럽게도 마당발이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갖고 있거나 알고 있는 사람이 항상 한 명은 있다는 뜻이다.
내 친구의 이름은 클라라다. 클라라와 나는 고등학교에서 처음 만났다. 고등학생 때 우리는 꽤 친한 사이었고 나는 가끔 그녀의 공부를 도와주기도 했는데, 아마 그 때 우리의 우정을 클라라는 잊어버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오늘 아침에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혹시 필요한 것들을 좀 구해 줄 수 있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선뜻 나를 도와주겠다고 했다. 클라라는 이런 일을 꽤 오랫동안 탐구한 친구였는데, 내가 갑자기 나타나 세이지와 붉은 버베나 꽃을 달라고 한다면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줄 만한 사람은 그녀뿐이었다.
요약하자면 나는 그녀의 집으로 차를 몰고 가 같이 아침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본론에 들어갔다. 클라라는 자기 침실에 몇 분 정도 들어가 있더니 가방, 이상한 식물 한 다발, 그리고 작은 보석함을 들고 돌아왔다. 그녀는 테이블에 세 가지를 올려놓고 내 옆에 앉았다.
“일단은 말이야,” 그녀는 식물을 들어 내게 내밀었다. “이게 세이지야. 거의 정화 의식에 쓰이는 건데, 어떤 장소에서 악한 기운을 없애고 싶을 때 이걸 써.”
“어떻게 하는 건데? 그냥… 그 장소에 두면 돼? 아니면…”
클라라는 깔깔 웃더니 고개를 저었다. “태우는 거야, 바보야. 다음 물건이야.” 그녀는 가방을 들어올렸다. “붉은 버베나 꽃. 우리 집 베란다에 있는 화분에서 갓 수확한 거야. 악의 눈으로부터 널 보호해줄 거야.”
‘그게 뭐람.’ 나는 생각했다. “보석함에는 뭐가 들어 있는데?” 나는 물었다.
클라라는 비밀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은 질문이야. 네가 은이랑 철 얘기를 했을 때 우리집에 오래 처박혀 있던 물건이 생각났거든.” 그녀는 상자를 열어 반짝거리는 목걸이를 들어올렸다. 하트 모양의 로켓이 달려 있었다. “목걸이 줄은 철인데 로켓은 은이거든. 몸을 보호하는 데는 딱이지만 슬프게도 내 스타일이 아니야. 그래서 너한테 줄려고. 나보다는 네가 더 필요로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진짜?” 나는 목걸이를 건네받아 조심스럽게 로켓을 여닫아 해 보았다.
“응! 근데 아직 가장 중요한 얘기를 안 했어.” 내 친구는 가방을 열어 밝은 빨간색의 꽃을 몇 송이 꺼낸 후 은색 로켓에 꽉 채워넣었다. 그녀는 내게 돌아서라고 손짓한 후 내 목에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이렇게 하면 어딜 가더라도 은, 철, 그리고 붉은 버베나 꽃을 갖고 있을 수 있겠지!!”
나는 그녀를 보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진짜 고마워…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네.”
“그럼 닥쳐!” 그녀가 대답했다. 우리는 키득대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고등학교 시절 항상 우리가 하던 장난이다.
“소금은 그냥 집에 있는 거 써. 그냥 일반적인 요리용 소금 있잖아, 그거면 될 거야. 월계수는 없는데 그건 태워서 정화 의식을 하는 방법인 걸로 알아. 그리고 저주나 주문을 푸는 데도 유용하고.” 그녀가 설명했다.
나는 다시 클라라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떠날 채비를 했지만 그녀는 잠깐 나를 붙잡았다. “하나만 더 말할게. 너도 네가 뭘 상대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는 것 같지만 이제 네 몸을 보호하는 법은 배웠잖아. 항상 열린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해. 그렇지만 네가 알아야 할 것 같은 게… 철이랑 버베나 꽃은 요정이랑 연관되어 있어. 요정을 퇴치하는 것들이야.”
내가 그녀의 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잠깐 멈춘 후 그녀는 말을 이었다. “철은 인간들이 만든 건데 요정들은 자연의 존재이기 때문에 철을 싫어한다는 가설이 가장 유명해. 그렇지만 요정들이 철과 계약을 맺어 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가설도 있어. 그래서 철은 아직도 요정들에게 분노해 있다고. 누가 알겠어. 어쨌든 네가 묘사하는 존재들이 왠지 요정 같다는 말이야.”
“좋아… 혹시 요정들은 게임을 이해 못 하거나 반만 진실을 말하면 못 알아듣거나 그래?”
그녀는 인상을 썼다. “아니. 요정들은 장난꾸러기라고 알려져 있어. 그들이랑 대화할 때는 조심해야 하는 게, 말을 제대로 안 한다거나 있는 그대로 말해주지 않는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사기를 치거든. 그들을 화나게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야. 악의로 똘똘 뭉친 작은…” 그녀는 목소리를 낮췄다. “개자식들이거든. 언제 그들이 듣고 있을지 몰라.”
“나 겁주려고 그러는 거 다 알아.”
클라라는 눈을 찡긋하더니 현관문을 열어 나를 배웅해 주었다. “한번 또 놀러와, 다음에 더 얘기하자!” 그녀가 내 뒤에서 활기찬 목소리로 불렀다. 나는 엄지를 들어 보이고 그녀가 사는 아파트 빌딩의 계단을 걸어내려갔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내 이웃집이었다. 내 이웃은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었다. “리아 아니니. 혹시 월계수 더 필요해서 그래?” 그녀가 씩 웃으며 물었다.
“네, 제가 생각하던 게 있는데요… 혹시 화분째로 하나 살 수 있을까요?” 나는 지갑을 찾으며 물었다.
이웃은 약간 당황한 듯 했지만 거실로 돌아가 화분에 심긴 작은 월계수를 하나 들고 왔다. 화분을 현관까지 들고 오는 게 힘겨워 보였기에 나는 급하게 그녀에게서 화분을 넘겨받았다. 나는 그녀에 비해 쉽게 화분을 들 수 있었다. 나는 30달러를 건네주었다. 이웃은 내게 10달러만 달라고 했지만 나는 그동안 매일 나뭇가지를 달라고 하며 귀찮게 한 것까지 합친 가격이라고 대답했다.
그 후 나는 우리 집에 있는 거울을 전부 뒤로 돌리거나 떼 버리거나, 침대보 같은 것들로 가려 버렸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오래 들여다본 후 그런 일이 생겼으니 아마 한동안 거울을 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공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집은 안전할 거라 생각했겠지만 어제 일어난 사건 이후로 '상부'에서 내게도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붉은 버베나 꽃이 든 로켓을 목에 걸고 쇠못과 월계수, 그리고 작은 병에 든 요리용 소금으로 가득 찬 가방을 메고 공원으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나는 한 가지 일을 더 했다. 앤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앤은 화장실에서의 사건이 일어난 적 없었다는 듯 발랄하게 전화를 받았다.
“안녕! 잘 지내고 있었어? 이젠 폭력적이지는 않고?”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웃었다. “아냐, 이젠 괜찮아. 혹시 오늘 나 마임맨 좀 만날 수 있을까?”
“아, 미안한데 나 오늘 일 안 나왔어. 엄마 생신이라서 본가 왔거든… 내일 만나게 해 줄게!”
나는 그녀에게 알았다고 말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앤이 다시 출근하기 전까지는 나이 든 디바와 피아니스트를 공략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혼자 마임맨을 만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할리우드 구역의 비연기자들은 그렇게까지 위협적이지는 않은 듯했다.
나는 열한 시 정도에 공원에 도착했다. 양말인형을 챙겨준 후 나는 할리우드 구역으로 향했다. 텅 빈 공원이 얼마나 무서운지 여태까지 몰랐던 것 같다. 정적 속에 조용한 피아노 연주만이 들려왔다. 피아니스트의 레스토랑으로 다가갈수록 멜로디는 점점 크게 들렸다.
나는 레스토랑의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다가 발걸음을 딱 멈췄다. 피아노 의자에는 흰 정장을 입은 피아니스트뿐만 아니라 한 명의 비연기자가 더 있었다. 나이 든 디바였다.
그 둘이 그렇게 가까이에 있는 것은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디바는 손에 담배를 들고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아하게 피아노에 기대어 있었다. 피아니스트 역시 디바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때때로 미소를 지으며 디바를 올려다보았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그 둘은 함께 있는 일반인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렇지만 더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둘은 서로 아는 사이처럼 보였다.
비연기자들이 한때 전부 인간이었다는 내 가설이 맞다면 이 둘은 과거를 공유하고 있는 듯했다. 갑자기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만약 피아니스트와 디바가 아는 사이고, 디바는 카우보이랑 아는 사이라면, 비연기자들은 변하기 전에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엮여 있는 사이였을까?
나는 나중에 마저 생각하기로 했다. 일단은 지금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들과 대화를 해 보는 게 중요할 것 같았다. 대화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문을 밀어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다. 디바는 휙 돌아 나를 쳐다봤다. 피아니스트는 내 쪽을 보지도 않았다.
“음… 안녕하세요.” 나는 어색하게 그들을 반겼다. “연주자님… 그리고 부인.”
디바는 금세 다시 태연해진 태도로 몸을 곧게 일으켰다. “아니, 반가워라! 우리를 보러 들러 주다니 정말 친절하네요.” 그녀는 평소와 같은 과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라고요?” 나는 물었다. 그녀가 우리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 이상했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이고 내 말을 무시했다. “여기 나랑 앉지 않을래요?” 그녀는 근처에 있는 테이블을 가리켰다.
“좋습니다.” 다는 대답하고 의자에 앉아 그녀가 내 건너편에 앉기를 기다렸다.
나는 가방을 열어 철못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내가 뭘 기대했던 건진 모르겠지만 디바는 못을 건네받아 들여다볼 뿐이었다. 그녀는 얼마 후 내게 다시 못을 돌려주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미소지었다. 나는 헛기침을 했다. “혹시 못에 이상한 점은 없나요?”
디바는 멍청한 사람을 보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이상한 게 있는 건가요?” 그녀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어… 아뇨.” 이미 월계수에 대한 그녀의 반응을 본 적이 있기에 나는 그녀에게 은 귀걸이를 건네줬다. 그녀는 귀걸이가 더 마음에 드는 듯 창문으로 들어오는 오전 햇살에 귀걸이를 비추어 보았다.
“너무 사랑스러운데요! 패션 센스가 좋네요.” 그녀는 나를 칭찬하더니 다시 귀걸이를 내 손에 올려놓았다.
‘정말 별 거 없군,’ 나는 생각했다. 나는 이번엔 피아니스트에게 같은 시도를 해 보기로 했다. 그는 월계수 가지 이외의 다른 것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내가 가지를 내밀자 그는 즉시 몸을 틀었다. 그는 손으로는 계속해서 피아노를 열심히 연주했지만 월계수 가지에서 가능한 멀리 몸을 피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재미있었다. 나는 월계수를 계속해서 들이대며 피아니스트가 넘어지지 않고 얼마나 멀리 피할 수 있는지 장난을 쳤다.
결국 나는 이 정도면 되었다 싶어서 월계수 가지를 다시 집어넣었다. 그렇지만 아직 떠나기에는 일렀다. 디바와 피아니스트가 둘만 있을 때 서로의 존재에 반응하는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나는 물었다. “괜히 오지랖을 부리려는 건 아닌데, 두 분 혹시 좋아하는 관계신가요?”
피아니스트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지만 나이 든 디바는 바로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지만 목이 졸리는 듯한 메마른 소리만 간신히 낼 뿐이었다.
“우리는…”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위로 들고 컥컥댔다. “우리…” 그녀가 억지로 내뱉었다. “얘…야…”
나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무슨… 일이예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더듬거렸다. 얼굴이 녹아내리는 모습은 이제 익숙했다. 하지만 이건 뭐란 말인가?
그녀의 주름진 피부가, 그 다음에는 두피가 천천히 흘러내리자 나는 거의 안도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크게 빵 하는 소리가 났고 디바는 사라졌다. 나는 방금 전까지 그녀가 서 있던 곳의 공기가 반짝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번에 내게 어떤 말을 전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부르르 몸서리를 치고 레스토랑에서 뒷걸음질로 나갔다. 왠지 피아니스트에게 눈을 떼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그의 눈이 반짝거리는 것이 보인 듯했다.
나는 데일의 사무실로 향했다. 데일이 벌써 출근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데일은 사무실 밖 문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는 아이스티처럼 보이는 무언가를 홀짝이고 있었다.
“왔네.” 그가 미지근한 웃음을 지으며 나를 반겼다. “한참 기다리게 하네.”
“데일도 반가워요.”
“그래. 아니, 우리 이제 뭐 베프나 그런 거니까 하나 더 보여주고 싶은 게 있었어.” 그가 설명했다. “음… 총 돌려주기 전에 말이야.” 그가 급하게 덧붙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데일은 내게 조금 더 다가와 마시던 병을 내려놓고 왼쪽 소매를 걷어올렸다. 그의 팔 아래쪽에 다른 무언가가 새겨져 있었다. ‘내 이름은 데일이다’ 보다는 얕은 상처였지만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했다. 상처 중 하나에서는 피가 송글송글 떨어지고 있었다.
3/8.
"8분의-" 나는 말을 시작했지만 순식간에 데일은 손으로 내 입을 틀어막았다.
“쉿!” 그가 속삭였다. “미친 거 아냐? 입 좀 닥쳐.”
“미안.” 나는 그의 손에 대고 중얼거렸다. 데일은 눈알을 굴리더니 손을 뗐다. “근데 무슨 뜻인데요?” 나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데일은 내게 조용히 하라고 손짓했다. “몰라. 근데 오픈마인드가 되라고 했잖아, 엄청나게 열린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일반화하지 말고, 네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만 가지고 생각을 해 봐. 그리고 조심해. 내가 이런 말을 한다니 믿을 수가 없지만…” 그는 말을 멈추고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정말로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네가 다치면 정말 화가 날 거야.”
갑자기 데일은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열쇠를 꺼냈다. 그의 눈에 초점이 사라졌다. 데일의 눈은 텅 빈 듯 했다. 나는 충격을 받은 채로 데일이 열쇠를 치켜들더니 자신의 왼손을 강하게 찍어버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열쇠는 그의 살을 뚫고 깊이 박혔다. 그는 곧 정신을 차리더니 자기가 알아서 할 테니 이제 가라고 했다.
이 이상한 대화 후에 나는 데일에게 총을 반납했다. 오늘 해야 할 일은 이제 딱 한 가지 남아 있었다.
네이선은 마부석에 웅크리고 곤히 잠들어 있었다. 말들은 트윈 베일 포인트의 나무 롤러코스터 입구 옆에 차분히 서 있었다. 나는 네이선의 옆자리에 올라타 그를 조용히 불렀지만 한 번씩 코를 고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네이선이 너무 평화로워 보였기에 그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가방에서 학 모양 인형을 꺼내 네이선의 품에, 그의 손 바로 옆에 올려놓았다. 네이선의 손가락이 바로 인형을 감싸쥐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어쩔 수 없이 미소가 지어졌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악 목걸이 사진좀요.. 나 상상이안가 목걸이가ㅠㅠ
@냠잼 아 로켓이 그 로켓이아닌건가?
@녹턴 앨리 헉 ㅁㅊ,, 개.. 예쁜데여.... 나도 버베나꽃잎 넣어다니고싶어짐;;
네이선ㅠ 귀여움ㅠ 나도 클라라같은 친구 있었으면..
17편 존버중 헉헉
헐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