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맛집
듬뿍 듬뿍 줍니다, 14년 전통의 비결이죠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05호(2020. 4.15)
최지원(대학원11-13) 올리브가든 파티셰
~대전 죽동 디저트 카페 명소~
~어머니 가업 이어 제과 공부~
~손맛에 젊은 빛깔 입혔지요~
디저트 카페라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2007년. 대전 어은동에서 첫선을 보인 ‘올리브가든’은 죽동으로 확장 이전한 본점을 포함해 둔산동 지점까지 총 3곳이 운영되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난무하는 제과시장에서 자영업으로 시작해 지점을 내기란 쉽지 않은 일. 올리브가든의 성공 뒤에는 최지원(대학원11-13) 파티셰의 젊은 감각과 전문 지식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대 졸업 후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에 몸담았지만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을 좇아 제과업에 뛰어들었다. 최지원 동문을 지난 3월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올리브가든 창업주인 제 어머니 구현순 대표는 ‘나눔의 여왕’이십니다. 제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집에서 직접 음식이나 디저트를 만들어 주변에 선물하셨죠. 손님들을 가족이나 친구처럼 친근하게 대하실 뿐 아니라 ‘서비스를 저렇게 많이 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낌이 없으세요. 어머니는 지금도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무언가 공부하고 새로운 준비를 하십니다. 수제파이 전문점으로 시작해 케이크, 과자, 마카롱, 타르트까지 다양한 메뉴를 갖추게 된 비결이죠. 올리브가든의 성공은 그러한 어머니의 정성을 손님들이 알아봐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제겐 어머니이자 동시에 스승이십니다.”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최 동문도 어릴 적부터 쿠키와 파이를 만들었다. 손으로 뭔가 만드는 것을 좋아해 일찍부터 예고 진학을 희망했지만, 교수가 되길 원했던 아버지 최창환(농업교육77-81) 동문의 영향으로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실기 시험 없이 진학할 수 있는 전국의 미술 관련 학과를 뒤졌고, 패션디자인에 이끌려 의류학을 전공하게 됐다. 숙명여대 학부 졸업 후 서울대 대학원 의류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원 공부는 학부 때 공부와 완전히 달랐어요. 그림을 그리고 손으로 뭔가 만들 때 차오르는 기쁨을 좇아 대학원에 입학했는데, 원서와 논문을 연구하는 식의 공부였죠. 처음엔 낯설어서 그런가 싶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저와는 안 맞는 것 같았습니다. 잘할 수 있으면서도, 정말 나와 잘 맞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죠. 문득 엄마와 함께 디저트를 만들던 추억이 떠올랐어요. 과감하게 연구소 일을 그만두고 나카무라 제과학교 서울분교에 입학했죠. 전문 제과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엄마의 가게에서 바로 적용해볼 수 있으니까 실력도 쑥쑥 늘었어요. 정말 재밌고 하루하루 행복했습니다.”
최 동문은 어머니와 함께 올리브가든에서 일하면서 매장 운영 전반에 대해 배웠다. 손님의 입장에서 음료와 디저트의 만족도를 고민하는 것은 기본. 메뉴와 레시피, 가게 인테리어와 외부 정원도 수시로 새롭게 단장한다.
추천메뉴는 모듬 타르트(3만5,000원). 올리브가든은 수제 타르트를 주력으로 하는데, 모듬 타르트는 호두·무화과·바나나· 블루베리치즈·라즈베리치즈·딸기·자몽· 청포도 등 매장의 모든 타르트를 맛볼 수 있어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 아몬드파우더가 뿌려진 바삭한 타르트지 위에 부드러운 제누아즈(촉촉한 끝맛의 케이크 시트)와 딸기크림 치즈필링을 얹은 딸기 타르트도 인기메뉴. 당일 새벽 직접 구입한 딸기를 맨 위에 올린다. 여름에는 최 동문의 지인이 운영하는 목장에서 유기농 블루베리를 공수, 계절메뉴로 생블루베리타르트도 출시된다.
에그타르트와 미니피칸은 14년 동안 꾸준히 사랑 받아온 알짜배기 효자메뉴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에그타르트는 1개 2,000원으로 가격부담도 적고 커피와 궁합이 잘 맞아 많이 팔리며, 최 동문이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함께 만든 미니피칸은 고급선물세트나 이바지 음식으로 인기가 좋다.
원데이클래스를 개설해 제과 제빵의 즐거움을 일반인과 함께 나누는 한편 예비창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정규반 수업도 병행한다. 올리브가든 지점의 대표는 모두 본점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이었을 정도로 배움의 열기가 뜨겁다.
“코로나19 여파로 저희 가게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한 명 또 한 명 대전에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해요. 매장을 찾는 손님이 뚝 떨어지거든요. 개점 후 14년이 지나는 동안 요즘처럼 힘들 때가 없었습니다.
전문업체를 통해 매일 방역을 하는 등 위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또한 포장해 갖고 가는 손님들이 많아져 포장에 적합한 신메뉴 개발과 보기 좋은 포장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 중입니다. 어려운 시기, 동문들 모두 건강하게 헤쳐나가시길 기원합니다.”
한 번에 30여 명이 즐길 수 있다. 주차 가능. 일요일 휴무. 나경태 기자
주소: 대전 유성구 죽동 620-12
문의: 042-861-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