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에 따르면, 루카 복음사가는
시리아의 안티오키아(현재 튀르키예의 안타키아) 출신이다.
바오로 사도의 전교 여행에 함께한 그는
주님의 복음과 그 선포 상황을 담은 루카 복음과 사도행전을 기록하였다.
그는 다른 복음사가들과 달리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성모 마리아와 함께
상세히 묘사함으로써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을 뿐 아니라,
실제 성모님을 그렸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와
'성모 마리아를 그린 최초의 화가'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그의 직업이 의사였다는 전승이 있는데,
예수님의 치유 기적들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일흔두 제자를 각 고을과 고장으로 파견하신다.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 같다며 염려하시면서도
그곳에서 평화와 하느님 나라의 소식을 전하라고 명령하신다.
제자들의 사명은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세상에 전하는 것이다
(루카 10,1-9 ).
예수님께서는 일흔두 제자를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파견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예수님께서는 사실 전지전능하시기 때문에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는 데
굳이 다른 이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으십니다.
당신 혼자만으로도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하시면서 제자들을 양성하셨고,
그들과 함께 구원 사업을 펼치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다음의 예화를 통하여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어느 백인 교사가 인디언 보호구역의 한 학교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어
학생들에게 시험을 보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이 갑자기 책상을 가운데로 끌어당기더니 한데 모여 앉았습니다.
교사는 의아하게 생각하며 부정행위는 안 된다고 훈계하였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선생님을 보고 도리어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저희는 지금껏 어려운 문제는
함께 힘을 합쳐야 해결할 수 있다고 배웠는데요?”
예수님께서는 모든 문제를 다른 이들과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하기를 원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분 자체가 이미 공동체성을 본질로 지니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곧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공동체 안에 머무르십니다.
그리고 우리와도 그렇게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일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이렇게 다른 이들과 일치를 이루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하느님께는 우리가 필요하신 것입니다.
길 떠나는 아들을 염려하는 ‘길손의 노래’라는
맹교(孟郊)의 시가 있습니다.
어머님 손에 들린 실은
길 떠날 아들의 옷을 지으신다
나그넷길에 해지지 않도록 꼼꼼히 기우시며
마음속으로 돌아옴이 늦어질까 걱정을 하신다
촌초(寸草) 같은 아들의 마음으로는
삼춘(三春)의 햇빛 같은 어머님 사랑을 보답하기 어렵도다.
이 시에는 길 떠나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이 잘 담겨 있습니다.
아들이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은 한 치 풀처럼 보잘것 없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춘삼월 햇빛처럼 따스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앞으로 제자들이 겪게 될 운명을 잘 아셨습니다.
제자들은 숱한 고난과 박해 그리고 순교까지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려고 길을 떠나는 제자들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