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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중국 골프인구 2000만명…중산층 골퍼 급성장
골프 종주국은 영국이지만 스크린 골프는 한국이 만들어낸 새로운 레저문화다. 비용과 시간 때문에 필드에 나가기 힘든 골프 인구들에게 스크린 골프처럼 반가운 것도 없다. 이런 현상은 중국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소득 증가로 골프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산 스크린 골프가 호평 받고 있다. 한국산 스크린 골프가 중국에서 맞이한 경쟁환경과 성공 가능성을 짚어봤다.
□ 눈부시게 발전하는 중국 골프시장=지난 1984년 골프 금지령이 풀린 후 경제성장과 함께 상류층을 중심으로 중국에서도 골프 붐이 일기 시작했다. 선전에 세계 최대 골프장이 건설됐고 골프장 주변에는 5성급 호텔이 들어서는 등 관련 산업이 빠르게 발전했다. 골프가 2016년 리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중국에서 골프는 국가 주도의 스포츠로 발돋움했는데 월드컵 골프대회 등 특급 대회를 유치하고 유망주를 육성해 국제 대회에서 자국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게 한다는 계획이다.
중국골프협회에 따르면 현재 중국 전역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약 800개이며 오는 2020년에는 1000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골프 인구는 전체 인구의 0.5%안팎인 800만 명으로 추산되며 2020년에는 2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골프산업은 향후 매년 12% 이상 성장해 2017년에는 관련 소비가 100억 위안을 웃돌 전망이다.
□ 주목받는 스크린 골프 시장=중국은 골프장 건설이 중복 건설과 토지자원을 많이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라고 보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골프장에 투자할 경우 토지와 건설비, 회관, 유지비용 등을 합치면 최소 3억 위안 이상이 필요해 가격 부담도 높은 편이다.
이렇게 야외 골프장의 신축이 제한을 받는 반면 골프 애호가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스크린 골프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게 분명하다. 중국에서 그간 골프는 ‘귀족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 사업, 취미 등을 이유로 입문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스크린 골프장이 호텔, 사무실, 클럽, 휴양지 등에 설치돼 있으며 야외 골프장에 비해 비용이 저렴해 이를 선호하는 중산층 이상의 고객이 늘고 있다.
□ 중국 골프 소비자 분석=2012년 미국의 국가골프재단(NGF)와 중국의 조향그룹은 4년간 공동 연구를 통해 중국 골프산업의 현황을 연구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보고서를 발간한 적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골프 소비자를 ①골프장 방문 빈도가 낮은 사람(1년 내 골프장 방문횟수 7회 이내) ②빈도가 보통인 사람(방문횟수 8~24회) ③빈도가 높은 사람(방문횟수 25회 이상)으로 분류하고 1인당 골프 연간 소비액을 조사했는데 빈도가 보통이나 낮은 사람은 연간 1만~3만 위안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빈도가 높은 사람은 1만~10만 위안까지 고르게 분포됐고 전체적으로 연간 1만~3만 위안(31%)을 소비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골프 인구의 80% 이상이 연 소득 10만 위안 이상의 중산층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50만 위안 이상은 36%, 100만 위안 이상이 22%를 차지해 고소득자의 비율이 60%에 달했다.
또 중국 골프 인구는 남성이 80%로 대부분이었다. 연령대는 30~40세의 비율이 40%가 넘어 세계 최대 골프국가인 미국의 평균 연령인 46세에 비해 다소 젊었다. 이후 40~50세(29%), 30세 이하(22%), 50~60세(8%), 60세 이상(1%)의 순이었다.
□ 스크린 골프 시장의 경쟁=중국에서 스크린 골프장은 연해 지역 대도시에 집중돼 있으며 미국, 한국, 중국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중 한국의 스크린 골프장은 7000여 개에 달하며 중국은 이보다 훨씬 적은 500여 개로 추정된다. 스크린 골프장의 90% 이상이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장쑤, 저장 등지에 몰려 있다.
2008년의 ‘중국 내륙 실내 스크린 골프시장 점유보고’에 따르면 당시 스크린 골프 시장은 미국이 37%, 한국 32%, 중국 22%의 점유율을 보였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 역시 대부분 미국, 한국, 중국 제품으로 3개국 기업이 압도적이었다.
주목할 것은 한국과 미국 기술을 도입해 바짝 추격에 나선 중국 기업들이다. 중국의 스크린 골프 최대 생산업체인 잉보란티엔은 2012년 6월 미국의 선진 스크린 골프 훈련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면서 상표를 등록했다. 2012년 연 매출 증가율이 50%를 기록했으며 중국 스크린 골프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한국의 적외선 센서기술을 도입한 ‘아이센추리’ 브랜드를 출시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중국 스크린 골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반면 미국 업체들은 오랜 역사와 기술을 내세워 판매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어바웃골프 사는 2003년 실내 스크린 골프 연구개발을 시작해 2005년 세계 판매 1위 기업으로 거듭났다. 중국에서는 베이징푸르스과학유한회사를 대리상으로 두고 중국 내륙, 홍콩, 마카오, 대만 등지에 판매망을 구축했다. 2013년에는 대리 판매, 유통망, 합작판매 시스템을 통합했으며 동종 업계 중 최단 시간에 중국에 판매망을 확보한 외국 기업으로 떠올랐다.
한국 기업들은 계열사 법인이나 합작회사를 설립해 중국에 적극 진출 중이다. 국내 스크린 골프 점유율 1위인 골프존은 2011년 6월 베이징에 계열사 법인인 베이징골프존상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올해 5월에는 골프 연습장에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골프 연습장을 선보였는데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스크린 골프 기업인 골프업은 지난 5월 중국의 상하이윈하오실업유한공사와 2000만 위안 규모의 중국 총판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에는 합작투자 회사를 설립하고 3D 입체 스크린 골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