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가락 - 이무원
지난 4월 선산에 납골당을 조성하였다
포크레인 기사는 숙련된 솜씨로 파묘를 하고
김 사장은 차근차근 유골을 수습했다
그늘에 집을 지으신 할머니는 곱게 탈골을 하셨는데
가장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은 할아버지 집에서는 물이 나왔다
등성이 외진 곳에 누워 외로웠을 형수네 집은 흙이 화장품처럼 고왔다
저승에서도 한집 살림을 하시는 아버지 어머니 집은 돌집
아직도 이승에서 입고 가신 옷을 반쯤 걸치고 계셨다
어머니 손을 감싸고 있던 장갑을 벗겼다
도르르,
다섯 개의 동그란 뼈가 공깃돌처럼 굴러 나왔다
어머니
불현듯 나는 어머니를 불렀다
용서해 주세요, 어머니
동생이 죽었을 때 목놓아 우시던 어머니가 보였다
인민군에 끌려간 형 살려달라고 정한수 떠놓고 비시던 모습이 보였다
내 등록금 마련하러 급히 사립을 나가시던 모습이 보였다
햇살이 환히 빛나고 있었다
뻐꾸기가 울었다
첫댓글 어머니 흑!~~~~
어머니 ...
그 이름 앞에서는 할말 찾지 못하는 숙연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