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기도문] 인디언의 기우제 (박노해)
헛된 바람이냐, 간절한 바람이냐
픽사베이
대지에 가뭄이 들고
생명이 타 들어갈 때
인디언들은 기우제를 지낸다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기적처럼 비가 내린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니까
나의 기도는 반드시 이루어져 왔다
이루어질 때까지 기도해서가 아니라
기도 중에 내 헛된 바람은 사라져 버렸으니까
지금 나에게는 간절한 바람이 있고
나는 그것 하나를 위해 온몸으로 기도중이다
나의 기도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왜냐면, 그건 하나의 기도가 아니기에
나의 기도가 이루어질 때까지 하루하루 꾸준히
내 목숨을 다하도록 밀어 나갈 테니까
박노해(1957~), 시인, 노동운동가, 사진작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과 같이 나의 기도 역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화자의 강한 믿음을 보며 기도의 힘을 다시 한 번 새겨본다.
박노해는 1983년 <시와 경제>를 통해 등단했으며, 1984년 27살에 쓴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은 금서였음에도 100만 부가 발간되었으며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렸다.
그의 시집으로는 <참된 시작>, 산문집 <사람만이 희망이다>,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다>등이 있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