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둘러싼 긴 소송전에서 삼성은 주로 명분을 잃은 대신 실익을 챙겼다. 미국재판에서 많은 벌금과 함께 애플의 기술을 따라 한다는 카피캣의 이미지를 얻었다. 명분을 잃은 것이다. 하지만 벌금 액수 자체는 이익에 비하면 미미하며 그마저도 항소재판 등에서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애플에서 의식하는 유일한 경쟁자라는 긍정적인 홍보효과를 보고 있다. 실익을 얻은 것이다.
따라서 다음 단계는 세계시장을 향해 삼성이 더이상 남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서 제품을 만들고 혁신을 주도한다는 이미지를 주어야 한다. 스마트워치는 그런 긍정적 이미지를 주기 알맞다. 따라서 빨리 발표하게 된 것이다.
2. 앞서도 말했듯이 애플이 만일 아이와치를 정식 발표한다면 그건 시제품 완성을 알리는 게 아니다. 양산을 넘어 당장 내일부터 구입가능하다는 단계까지 온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기다리고 있어서는 이미 늦다. 삼성은 기업구조와 판매전략상 애플과 같이 내일 판매 가능해질 때까지 제품을 숨기고 보안을 유지할 수 없다. 어차피 공개될 거라면 일찍 공개해서 화제를 모으는 편이 났다.
3. 확실히 해당분야로 치고 나가기 위해 삼성전자가 택한 전략이기도 하다. 삼성은 전자회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룹의 정책결정을 위한 전략과 예산이 결정되는 과정이 약간 복잡하다.
삼성전자로서는 미리 갤럭시기어를 통해 스마트와치 분야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개발 결과물을 제시해야 한다. 그 결과물에 언론이 관심을 보이고 소비자가 반응을 보인다면 확실한 예산을 얻어낼 수 있다. 또한 차세대 혁신에도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