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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산분뇨를 원료로 한 바이오 열병합 시설. 이 플랜트로 축산분뇨 문제를 해결하고 열과 전기, 비료를 생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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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즈마키는 일본에서 자연 에너지의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풍력, 바이오 매스와 가스, 태양광과 열, 소수력 등 거의 모든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풍력발전 15기를 비롯해 태양광 발전소, 축산분뇨를 활용해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 가스 플랜트, 목재를 압축한 팰렛을 활용한 바이오 매스 플랜트 등이 가동되고 있다.
요시자와 하루유키(吉澤晴之) 구즈마키쵸 환경 에너지 주임은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모두 57억엔 가량이 투자됐다"며 "이는 대부분 정부 보조금과 기업 지원금으로 그 만큼 구즈마키가 일본에서 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여건과 지역분위기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 시설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정 전체 연간 사용량 3,200만 kwh의 185%, 전기와 열을 포함한 에너지 전체 사용량 1,300억 kcal의 78%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요시자와 주임은 "정의 전체 에너지 자급률이 78%에 이르고 있지만 2~3년안에 100%를 이루는게 목표"라며 "생산량에 비해 투자비가 많이 들어 아직 경제성은 없지만 재생에너지는 포기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이를 따지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풍력>=구즈마키를 둘러싸고 있는 산 정상 2곳에 모두 15기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한 곳은 3기로 이는 구즈마키 정과 민간이 함께 출자해 운영하고 다른 한 곳은 12기로 이는 민간 전력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3기에서 연간 200만 kw, 12기에서 5,400만 kw 등 모두 5,600만 k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풍력발전에 따른 구즈마키 정의 수입은 연간 3,200만엔 정도의 고정자산세가 들어온다. 회사에 출자한 사람에게는 이익만큼의 배당금 수입이 있다.
구즈마키 정은 풍력발전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도쿄도와 풍력발전을 위한 협력사업을 벌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도쿄도나 민간이 투자해 풍력발전단지를 조성, 생산된 전기를 도쿄도로 보내는 것이다. 걸림돌이 되고 있는 송전을 위해 한편으로는 제도 개선을 놓고 정부와, 다른 한편으로는 관할 송전회사인 동북전력과 협의하고 있다.
<바이오 가스>=구즈마키는 환경오염과 악취원인 축산분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 가스 플랜트를 지난 2005년 건립했다. 고형과 액체비료, 전력, 열이 생산되는 1석 3조의 열병합 발전시설이다.
2억2,000만엔을 들여 발효조 330㎥, 가스 홀더 100㎥ 규모로 건립됐다. 소 분뇨 200마리분 하루 13톤과 가정과 사업소에서 발생되는 쓰레기 1톤 등 모두 14톤을 처리할 수 있다. 전력생산용량은 37kwh다.
14톤의 축산 분뇨는 11톤 가량의 액체와 2톤 가량의 고형물이 생성된다. 고형물은 퇴비원료로 볏짚과 함께 퇴비로 만들어 판매한다. 액체와 음식물쓰레기 등을 섞어 30일 정도 놓아두면 발효하면서 메탄가스가 하루 300㎥ 가량 발생한다. 이를 통해 하루 평균 5시간 정도 전력시설을 가동해 연간 5만 kw를 생산해 플랜트 가동 전원으로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액비는 목장을 기름지게 하는 비료가 된다.
바이오 가스 플랜트는 축산분뇨를 해결하고 비료와 전력, 열을 생산해 또 다시 목장으로 투입되는 에너지 순환의 기지로 기능하고 있다. 이같이 큰 효과를 보고 있어 구즈마키는 2,000마리분을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의 바이오 가스 시설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목질계 바이오 매스와 보일러>=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해 바이오 매스 열병합 발전을 하고 있다. 간벌재를 압축한 작은 팰렛이 원료다. 정부보조금과 민간회사 지원금 2억3,000만원으로 지난 2005년 시설했다. 하루 15시간 가동해 120kw의 전기와 266kw의 열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발전효율이 24%, 열 효율이 51%로 에너지 효율이 75%에 이른다.
여기에서 생산된 전기와 열은 치즈와 밀크 하우스, 숙박시설에 공급하고 숯은 토지개량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팰렛 가격이다. 현재와 같은 가격이면 경제성이 없어 정상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팰렛 가격만 빼면 경제성이 있다.
그러나 각 가정에서 사용하기 시작하고 있는 장작 보일러는 인기를 끌고 있다. 구즈마키 정이 스토브 구입가격의 3분의 1을 지원한다. 기술이 발전돼 사용하는데도 편리하고 경제성이 있다. 마을 호텔인 그린텐에 팰렛 스토브로 난방하고 있다.
<태양광과 태양열>=구즈마키 중학교에 50kwh 용량의 태양광 발전을 위한 전지판을 지난 2000년에 설치했다. 학교 전기 사용분의 25%를 충당하고 있다. 학교 설치를 계기로 태양광 발전은 물론 태양열 온수기도 일반가정에 보급하고 있다.
*구즈마키 쵸는
일본의 북동부의 고원지대다. 도쿄에서 700km가량 떨어진 이와테(岩手) 현(縣) 이와테(岩手)군에 속해있는 곳으로 인구 8,000여명의 산촌이다. 도쿄에서 고속전철인인 신칸센(新幹線)으로 세시간 정도 걸려 도착하는 이와테누마구나이(岩手宮內) 역에서 내려 버스로 40여분 또 다시 가야 한다. 고속도로나 고속전철도 없고 스키장이나 골프장 등 대규모 레저 스포츠 시설도 없다.
일본에서 대표적인 고원목장지대로 여기서 키우는 소를 수직계열화한 지역특화 전략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쵸와 민간이 합작한 제3섹터인 고원목장은 쇠고기, 우유, 빵, 치즈, 와인 등을 생산해 연간 10억7,000만엔(한화 100억원)의 매출액과 5,000만엔(한화 40억원) 가량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서 고용하고 있는 170여명 가운데 70여명은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가 귀향한 사람들이다.
구즈마키정은 2차대전 당시 일본 육군 식량으로 소를 키우던 곳이다. 전쟁이 끝난뒤 판로가 없어지자 1,000ha의 목장부지를 정부로부터 매입했다. 부지 매입을 위해 주민들로부터 빌린 돈을 간벌한 목재를 판매해 20년간 매년 1억6,000만엔씩 갚았다. 또한 16년 동안 계속된 대규모 폐기물 처리장에 반대해 이미 처리업체가 사들인 부지를 주민들이 기금을 마련해 또 다시 사들여 무산시킨 일도 있다.
최근에는 풍력과 태양광, 소수력, 바이오 매스와 바이오 가스 등 거의 모든 자연에너지 시범 사업을 펼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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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까무라테츠오 전 정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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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까무라 테츠오(中村哲雄) 전 정장>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산골에 불과한 구즈마키의 오늘이 있게 된 것은 나까무라 테츠오 전 정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면 단위에 불과한 정(町)이 목장과 관련된 10여개 사업을 벌여 연간 수천만엔의 순수익을 내는 부자동네로 만들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마을의 환경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사업에 나선 것도 나까무라 전 정장이었다. 나까무라 전 정장의 인생은 혁신의 연속이었다.
나까무라 전 정장은 지난 9월말 재선 8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구즈마키가 세계 각국으로부터 조명받게 된 이유는
▲산으로 둘러싸인 환경을 장점으로 특화시켰기 때문이다. 목장과 산림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오시면서 보셨겠지만 교통도 불편하고 제조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관광 레저산업이 있는 것도 아니다. 목장과 산림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공공목장인 고원목장을 비롯해 1만마리가 넘는 소 사육을 위한 목장으로 고소득화하는 방안을 짜냈다. 쇠고기는 물론 질 좋은 우유와 이를 이용한 빵, 그리고 와인을 특화시켰다. 목장은 일본 축산대상을 받을 정도로 가장 좋은 목장이고 구즈마키 와인은 전 일본의 500여개 가운데 25%안에 든다. 이같이 목장을 이용한 계열화 사업장에서 연간 5,000만엔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런 일이 알려지면서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알려져 연간 30만명이 구즈마키를 찾고 있다.
-산림자원을 어떻게 가꾸고 활용했나
▲처음엔 독자적으로 간벌하고 육성했다. 간벌재는 자원으로 활용했다. 지역산 목재로 집을 지으면 비용의 절반, 장작 스토브를 이용하면 3분1을 보조했다. 이렇게 하면서 외부로 알리는 노력을 했다. 구즈마키의 산림을 함께 살리고 가꾸는데 참여하자는 홍보를 하게 됐다. 그래서 5,000엔하는 한 계좌에 가입하는 사람이 90여명이 됐고 333만엔이 됐다. 또한 도쿄의 기업인의 도움도 있어 산림 관리기금으로 6,000만엔을 마련할 수 있었다.
-자연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가지게 됐나
▲산림육성으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고 구즈마끼 자연환경이 재생에너지 육성에 좋은 조건이 됐다. 풍황이 좋고 산림자원이 많고 축산분뇨 활용이 절실했다. 특히 산림이 많다보니까 25년부터 팰렛 공장이 있었다. 목장을 이용한 농축산업에 대한 성과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런 자연환경이 좋아 재생에너지 사업을 펴나가는데도 도움이 됐다. 정부 보조금은 물론 기업의 지원금을 따내는데도 수월했다. 구즈마키는 다른 곳에서 하지 않는 것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리더십은 어디에서 왔나
▲구즈마키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성심을 다하는 지도자를 신뢰한다. 2차대전후 국가로부터 목장부지 매입때나 16년전의 쓰레기 매립장 부지를 되사는 과정에서 정이 약속한 것을 모두 지켰다. 나 이전의 정장들이 쌓아놓은 신뢰가 커다란 바탕이 됐다.
-끊임없이 일을 벌였는데 그 동기는
▲나는 이 목장에서 31년을 일했다. 구즈마키 정장 8년도 목장 직원으로 일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35살 때 목장에서 만난 스승의 조언이 지금도 생생하다. "첫째는 모른다는 것 만큼 무서운 말은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모르는데도 습관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 만큼 회사로서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일은 없다는 것이다. 세째는 모르면서 하고 있는 일이 회사에 얼마나 큰 손해를 주는 지 모를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나는 하는 일을 제대로 알려고 했고 알면서 하다 보니까 많은 일을 하게 된 것 같다.
/김경섭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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