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마지막 주를 맞아 지난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이에 본 기자는 지난 주 e스포츠 10대 뉴스에 이어 2004년 e스포츠계 최고와 최악의 소식을 부문별로 선정했다. 부디 내년에는 좋은 일만 생겨서 '최고'만 선정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최고의 선수:MSL 3연패와 스타리그 우승에 빛나는 최연성(SK텔레콤)을 최고의 선수로 선정했다. 최연성은 오랜 기간 KeSPA 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고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수게이머상을 수상하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최고의 팀:한여름의 해운대 백사장에 모인 10만명의 관중 앞에서 열린 SKY 프로리그 1R 결승전에서 저력을 발휘하여 강팀 SK텔레콤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한빛소프트를 선정했다. 대기업 팀에 비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선수단 전원이 일치단결, 감동적인 우승을 이끌어냈다.
최고의 경기:박용욱(SK텔레콤)과 변은종(SouL)의 당신은골프왕배 MSL 패자 8강 1R 1차전 변은종에게 맵의 대부분을 내준 채 패색이 짙던 박용욱은 다수 다크아칸의 마인드컨트롤을 절묘히 사용하여 상대의 고급 유닛들을 빼앗아가며 버틴 후 결국에는 기적같은 역전극을 펼쳤다.
▲ 최고의 경기로 선정된 박용욱과 변은종의 당신은골프왕배 MSL 패자 8강 경기 모습
최악의 경기:임요환(SK텔레콤)과 홍진호(KTF)의 에버 스타리그 4강전은 3전 2선승제 이상의 경기 중 사상 최악의 경기로 꼽히기에 충분했다. 3경기 모두가 마치 재방송을 보듯 8배럭 벙커링의 똑같은 양상으로 흘러간데다 경기 시간도 세 경기를 모두 합해 20분이 넘지 않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좀 더 재미있는 경기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경기였다.
최장 경기와 최단 경기:올 해의 최단시간 경기 기록은 정영주(팬텍앤큐리텔)와 한승엽(SouL)이 게임빌 챌린지리그 1위 결정전에서 기록한 2분 57초이고, 최장시간 경기 기록은 서기수(팬텍앤큐리텔)와 이창훈(SK텔레콤)이 CYON 챌린지리그에서 기록한 1시간 6분 1초다. 두 경기의 시간 차만 해도 1시간이 넘는다.
최고의 라이벌:질레트 스타리그 4강전 등 중요한 길목에서 엎치락 뒤치락 명승부를 펼친 최연성과 박성준(이고시스POS)을 최고 라이벌로 선정했다. 질레트 스타리그에서 최연성을 꺾고 저그 첫 우승을 차지한 박성준과 최고의 자리에 오른 최연성은 앞으로도 많은 대회에서 치열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사건:MBC movies 팀리그에서의 삼성전자 몰수패 사건을 선정했다. 프로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선수가 경기에 나섰다는 이유로 그런 조치가 내려졌는데, 규정에 대한 정확한 공지가 이뤄지지 않았고 위반 시 처벌 규정도 명확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몰수패를 선언, 해당 팀과 팬들만 피해를 입었다.
최고의 뉴스:며칠 전 게임샷에서 보도한 바 있는 상무 프로게임단 창단 추진 소식을 선정했다. 임요환, 홍진호 등 군미필 선수들과 이들을 아끼는 팬들에게는 그 어떤 뉴스보다 반가운 소식이었을 듯. 이 소식을 접한 SK텔레콤의 주훈 감독은 '전적으로 환영할 일'이라며 '여건이 된다면 우리팀 선수들도 상무팀에 보낼 의향이 있다'고 환영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악의 뉴스:염선희(팬텍앤큐리텔)의 제4차 게임TV 여성부 스타리그 기권 소식을 선정했다. 손목 부상으로 인해 염선희가 대회에서 빠지면서 서지수와 염선희의 세기의 대결이 무산, 두 선수간의 경기를 손꼽아 기다려오던 남성팬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이었다.
▲손목 부상으로 수술을 앞두고 있는 염선희
최고의 눈물:2004 SKY 프로리그 2R 결승전에서 팬텍앤큐리텔에 패한 SouL팀원들이 흘린 눈물을 선정했다. 천신만고 끝에 결승 무대에 올랐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SouL의 주장 박상익과 한승엽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남겼다.
<스포츠투데이(2004.12.29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