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명한 극작가이며 소설가인 서머싯 몸(Somerset Maughm) 에게도 무명 시절의 아픔이 있었다.
문단에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여 <달과 6펜스>란 책을 출간하게 된다.
그는 출판사 사장을 찾아가 책 광고를 부탁했지만 광고비가 많이 든다며 거절을 당한다. 책의 질과는 상관없이 책을 알릴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되자 깊은 절망에 빠진다. 어떻게든 책을 광고하려 마음먹었지만 참 어려운 일이었다.
가난했던 서머싯 몸이 거액의 광고비를 마련할 수는 없어 번민한다.
그는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광고를 할 수 있는 기발한 방법을 수없이 고민했다. 고민에 빠져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던 서멋싯 몸은 마침내 상상을 초월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그 길로 곧장 신문사로 달려갔다.
다음 날 아침, 신문에는 이런 구혼 광고가 실렸다.
‘마음씨 착하고 훌륭한 여성을 찾습니다. 나는 스포츠와 음악을 좋아하고 성격이 비교적 온화한 젊은이로 백만장자입니다. 나는 모든 점이 최근 서머싯 몸이 쓴 <달과 6펜스 - 소재적 특성: ‘달’은 상상의 세계나 예술의 열정을, ‘6펜스’는 천박하고 세속적인 가치를 상징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스트릭랜드’는 자신의 ‘6펜스’적인 삶을 버리고 ‘달’이 표상하고 있는 열정과 영혼의 삶을 추구하려 했음을 표현한 것.>처럼 소설의 주인공과 닮은 여성을 찾고 있습니다. 부드럽고 지혜로운 마음씨를 지닌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성이면 됩니다. 자신이 서머싯 몸이 쓴 소설 주인공과 닮았다고 생각되신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즉시 연락해 주십시오.’
그 광고가 나간 후 서점마다 서머싯 몸의 소설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구혼 광고가 실린 지 일주일도 채 못돼 모든 서점에서 서머싯 몸의 소설이 동이 나버렸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대박이었던 거다. 이 일을 계기로 서머싯 몸이 차츰차츰 유명해지기 시작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대표작으로는〈인간의 굴레〉, <과자와 맥주〉, 〈면도날〉 등이 있다.
재치 있는 생각 하나로 서머싯 몸은 절망에서 희망을 건졌으며, 절망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우뚝 설 방법을 강구하는 적극적인 자세야말로 우리가 본받아야할 행동이 아닐까?
/양봉선
* 양봉선 작가 약력
아동문학가, 전주문협 부회장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09월 03일
*** 출처 : 전라매일신문. 2020. 9. 3. '오피니언' 면에 기사가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