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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주범 '소 트림'
에스토니아는 올 1월부터 소를 키우는 농가에 방귀세(fart tax)를 매긴다. 소가 방귀와 트림을 하면서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하루 평균 1500L, 350L씩 내뿜는 바람에 나라 전체 메탄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덴마크도 소·돼지 사육 농가에 마리당 14만원씩 물리는 방귀세법을 마련 중이다. 뉴질랜드는 작년에 이 법을 추진하다 농가 반발에 밀려 주춤하고 있다.
▶ 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이른바 온실가스 배출량은 자동차 배기가스보다 많다고 한다. 덴마크 정부는 소 한 마리의 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4t으로 승용차 한대 2.7t의 1.5배를 넘는다고 밝혔다. 전 세계 가축이 뿜는 메탄가스는 1억t으로 전체 메탄가스 생산량의 15~20%를 차지한다.
▶ 소가 문제인 것은 워낙 사육 마릿수가 많은 데다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反芻)동물이기 때문이다. 풀을 먹으면 위(胃) 4개가 차례로 저장과 되새김질을 하면서 소화가 잘 안 되는 풀의 셀룰로오스 성분을 미생물이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메탄가스를 발생시킨다. 메탄가스는 양이 이산화탄소보다 적지만 열을 가두는 능력이 20배나 돼 온난화를 더욱 부추긴다.
▶ 가축 메탄가스는 트림에서 90%, 방귀에서 10%가 나온다. 그래서 소·양·염소의 트림을 막자는 연구가 활발하다고 한다. 뉴질랜드 '전원 온실가스연구소'엔 세계 과학자들이 모여 마늘을 씹게 하고 풀 종류를 바꿔가며 먹이를 연구한다. 가스를 덜 내뿜는 가축 품종을 개발하거나 메탄가스를 만드는 미생물을 없애는 방안도 추진된다. 호주에선 방귀 중에 메탄가스가 거의 없는 캥거루 위의 특수 박테리아에 주목하고 있다. 트림을 억제하고 소화가 잘되게 하는 약도 연구 중이다.
▶ 쇠고기 1㎏을 생산하려면 물 2만L와 사료 7㎏이 든다. 세계 곡물생산량 3분의 2를 가축이 먹어치운다. 사람 30명이 배출하는 수질 오염 물질을 소 한 마리가 내놓는다. 쇠고기 생산량은 1961년 7100만t에서 2007년 2억8400만t으로 네배나 늘었다. 결국 온난화의 주범은 갈수록 쇠고기에 탐닉하는 인간인 셈이다. 소 방귀세를 '소도 웃을 일'로 알았다간 큰코다칠 일이다.
- 김동섭 논설위원 | | |
첫댓글 나라 전체 메탄가스 배출량의 25%~~~~~~~~~~정말 엄청난 량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