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지아비
임인숙
깡마른 체구
곧잘 흘러내리는 안경
구부정한 어깨
내 지아비다
언제나 가난을 부적처럼 달고 다니는 남자
그래도 하늘같은 내 지아비다
천지에 제 여자가 최고 미인이라고 속고 사는 남자
나는 그의 지어미
아이 귀한 이 세상에
내게 네 아들의 어미가 되게 한
그는 내 지아비다
단칸 셋방에
아들 네놈, 가로로도 눕히고 세로로도 눕히고는
이게 내 천국이라고 흰소리치는 남자
아무리 가난이 짓눌러도 궁기 타지 않아
참말 멋져라
무대에 서면 신들린 배우요,
연단에 서서는 불을 토하는 웅변가
이야기보따리 풀면
어른, 아이
웃고 울고……
편지 한 장을 써도 향훈 짙은 수필
내 지아비다
가을을 타는 걸까
석양에 비낀 파리한 얼굴
몸 도울 약 한 첩이 아쉽다.
하늘같은 내 지아비
내 하늘같은 지아비.
출처: http://blog.daum.net/johneut/8639188
첫댓글 멋진 시를 발견하였습니다. 우리 카페에 가입하신 선생님 블로그에서 퍼왔는데
널리 사랑 받을 수 있은 시가 묻혀 있었습니다.
임인숙 선생님은 우리 테마수필과 인연을 맺은 그 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슴 뭉클합니다.
오늘, 읽고 본 것들이 죄다 마음에 와 박힙니다.
그래서...
"하늘같은 내 지아비" 좀 처름 듣기 힘든 표현 멋 스럽습니다
삶이 고단하여도 행복의 의미를 알고 하늘 같은 지아비를 향한 사랑이 가슴에 뜨겁게 와 닿는 멋진 시입니다.
하늘같은 내 지아비
내 하늘같은 지아비.
요즘 세상에 듣기 힘들고 공감하기 힘든 상황인데
하늘 같은 지아비라고 작가가 외치시니 경외스럽기 까지 하네요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그대 쉴 곳 없네.항상 내 욕심만 챙겨서 점점 야위어가는 당신께 미안합니다.저를 없애고 당신을 채울께요 당신이 편히 쉴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