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무량수전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3층 석탑이 하나 나옵니다. 아래
에 있던 2기의 석탑보다는 상당히 크고 듬직한 모습입니다. 보통 석탑은
절의 주불전(절 중심에 있는 건물로 절에서 모시는 부처를 알 수 있다)앞
에 배치되어 있는데 유독 이 석탑이 무량수전의 오른쪽에 있는 이유는 무
량수전 안에 모셔진 부처님이 오른쪽을 보고 있기 때문이죠. 무량수전
은 곧 극락세계를 상징하고 극락세계는 서쪽으로 동쪽을 보고 있다는 데
에서 나온 것이죠.
석탑에서 내려오면 다시 산길로 올라가는 길이 나옵니다. 숲에 들어서자
마자 뒤를 돌아보면 부석사앞으로 보이는 경치가 장관을 이룹니다. 가장
경치가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죠. 물론 이 멋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마
침 내려오는 일행이 있어 교대로 찍어 줍니다. 이 길로 올라가면 응진전
과 조사당으로 올라가는 길이죠. 어느새 보이는 것은 나무와 흙길과 풀
뿐이로군요. 그렇게 아름다운 길을 올라가다 보면 조사당으로 올라가는
길과 갈라집니다. 조사당에는 의상대사의 초상화며 제석천, 범천이 그려
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린지 얼마되어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그렇게 큰
감흥은 들지 않는군요. 이 조사당건물도 고려시대때 지어진 건물이죠. 창
문이 유난히 큰 모습으로 우리가 항상 봐왔던 조선시대의 기와집과는 사
뭇 다른 모습입니다. 조사당에는 선비화라는 자그마한 나무가 철망안에
안스럽게 갇혀 있습니다. 그 철망안에는 그런 선비화를 위로라도 하듯
5000원짜리 지폐하나가 놓여있군요. 선비화는 의상대사가 지팡이를 꽃아
둔 것이 뿌리를 내려 지금까지 남아있다는 것인데 그 나무에서 나오는 골
람초를 달여먹으면 아기를 낳는다는 풍문때문에 이 선비화가 가엾은 운명
에 처해진 것이죠. 생각좀 하고 삽시다.ㅠ.ㅠ
조사당에서 내려와서 가던 길을 쭉가다보면 응진전이 나옵니다. 나한(부
처님의 뛰어난 제자)을 모셔둔 것이죠. 16나한을 모시고 있습니다. 응진
전 옆건물에는 인근에서 가져왔다는 부처님과 협시보살이 모셔져 있는데
자신의 자리를 잃어버려서인지 쓸쓸한 모습입니다.
중간중간에 선미님께 내가 아는 짧은 지식으로 절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
해 드렸는데 진지하게 들어주십니다.
부석사로 내려오다가 남은 사진을 마저 찍어보기로 합니다. 무슨사진을
찍지 하다가 엽기적인 발상하나! '덕상이를 찾아라' 나는 곧 많은 사람들
속에 들어가 선미님을 사진을 찍고, 그중에 목어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
다. 부처님 제자중에 가장 뛰어난 제자가 있었는데 이 제자가 죽어 물고
기로 환생합니다. 그런데 꼬리가 나무라 고통스럽게 되죠. 부처님은 이
제자를 물속에 있는 생물을 구제하는 역할을 맏깁니다. 목탁이 이 목어
가 변해 된 것이라고 하죠.
이제 집에 가야할 때가 되었군요. 시간이 좀 남긴 하였지만 풍기역에서
기차시간도 맞추어야해서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갑니다.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군요. 부석사앞에 펼쳐진 장엄한 경치, 부석사 앞의 정겨운
사과밭, 시골의 정취, 신비한 부석, 아름다운 한쌍의 3층석탑과 듬직한 3
층석탑, 박력있으면서도 단아한 자태를 뽐내며 오랜세월 한 자리를 지켜
온 무량수전, 무량수전앞을 밝히는 자비로운 부처님이 새겨져 있는 석
등, 나무향기가 은은히 배어 근심을 잊게 해주는 해우소(화장실) 다
시 '사무치는 마음'으로 찾게 되겠죠.
내려가는 길에 마침 동동주와 오뎅을 파는 곳이 있군요. 마침 날씨도 흐
리고 동동주에 오뎅을 안주삼아 운치를 느껴봅니다. 선미님은 막걸리는
사양하시는군요. 항상 달게 내 목을 축이는 동동주!
입맛을 다시며 내려갈 때 싱싱한 풍기사과가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군요. 5000원 어치를 사오고..
입구에 도착하고 얼마후 풍기로 가는 버스가 도착합니다. 풍기까지는
2100원이로군요. 풍기까지 가는 길은 언제봐도 정겨운 모습입니다. 도로
양쪽에 길게 늘어선 가로수, 사과밭, 순흥의 작은 기와집과 연못 약 40여
분을 달려 풍기역 앞에 도착합니다.
풍기역에 들어가서 #508승차권을 발권하고 약 2시간을 보냅니다. 선미님
은 승차권에 싱싱하게 조각된 풍기역 스템프를
찍으시고..
풍기역
앞에는 큰 인삼시장 건물이 들어서 있죠. 그리고 큰길따라 차도까지 인삼
가게가 각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여기서 참고사항, 부석사가는 버스
는 풍기역 앞 늘푸른 건강원앞에서 타죠. 1시간 간격으로 다닌다고 합니
다. 풍기온천, 희방사를 가실 분은 맞은편 버스 주차장에서 타시면 됩니
다. 이렇게 풍기시내도 돌아보고 에드몬슨 집표권도 얻어보고 선미님과
이야기도 나누고 하다보니 #508(풍기역 18:06)시간이 다 되었군요. 표확
인을 받고 홈으로 나갑니다. 날씨가 꽤 쌀쌀하군요.
기차가 절실히 기다려 질 정도인데요. ㅠ.ㅠ
잠시후 멀리서 #508열차가 기적소리를 울리며 풍기역 구내로 들어옵니
다. 아직 날씨가 어두워 지지는 않아 희방사역 정도는 확인할 수 있군
요. 죽령터널을 지나고 죽령역을 지나 또아리굴을 내려갑니다. 여기서는
단양 인터체인지의 모습을 두번 볼 수 있죠. 단양역에서는 박준규님과 재
호님이 마침 같이 #508열차에 탑승하시는군요. 졸지에 일행은 4명이됩니
다. 단양 구석 구석 다녀오신 모양입니다. 더 이상 창밖이 보이지 않아
여행기 작성은 어렵군요. 박준규님과는 팜플랫교환을 재호님과는 승차권
교환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여행 성과나 정보를 나누는 일도
좋은 것 같습니다.
*교통편
동서울->영주 경북고속 우등 12800원
영주->소수서원 영주여객 1300원
소수서원->부석사 1300원
부석사->풍기 2100원
풍기->청량리 #508 무궁화호 2할 8500원
*요금
소수서원 1000원
부석사 1200원
*참고서적
유홍준,나의 문화유산답사기2, 창작과 비평사, 1994
카페 게시글
기차여행(경상도)
NO.30[가자 철마야]소수서원, 부석사, 풍기(2003.3.1)-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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