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가 잦은 주부들은 나이 때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방귀가 급해지거나 소변이 세는 등 동반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살펴보는 게 좋다.
여성은 출산 과정을 통해 골반 아래 근육이 약해지거나 장기들이 제 위치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약해진 근육으로 방귀가 잦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40세 여성보다 50세 여성의 항문기능이 3% 정도(40세 이상에서 10세가 증가하면 평균 3%씩 항문 기능저하) 떨어지지만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라며 “하지만 방귀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며, 여성인구의 30%가 보유할 정도로 흔한 골반저질환이 주요 원인일 수 있으므로 의심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초기에 치료하라”고 조언했다.
출산 경험 여성 특히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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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증상이 있으면 골반저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 여성은 출산 과정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느끼지만 일단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면 본인의 고통도 끝났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기를 낳는다는 것 자체가 여성 스스로 큰 희생을 치르는 작업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비단 출산의 고통 때문만은 아니다.
아기의 머리가 나오면서 굉장히 중요한 신경들을 으깨고 다치면서 나오는데 골반 내 장기들이 제 위치를 벗어나고 골반 아래 근육이 약해져 소변이나 대변을 지리는 경우가 흔하게 생길 수 있어서이다.
또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도 임신만 하게 되면 치질이 발병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통계에 따르면 임산부 열 명 중 7~8명이 치질을 앓고 있다.
서울송도병원 이종균 이사장은 “여성은 출산과정을 통해 골반근육이 과다하게 늘어나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근육이 찢어지게 되는데 출산과정 속에서 신경손상의 가능성이 많아지며, 신경손상은 골반근육의 약화로 이어진다”며 “자연분만뿐만 아니라 제왕절개 수술을 한 여성 역시 골반약화에 대한 위험성이 있는 만큼 골반이나 치질 등 여성 생식기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반저질환은 골반 아래 근육이 약해져 대장, 자궁, 질, 방광, 요도 등의 골반 내 장기들이 제 위치를 벗어나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출산과정을 통해 골반근육이 과다하게 늘어나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근육이 찢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이차적인 신경손상의 가능성이 많아지며, 신경손상은 골반근육의 약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골반저질환은 분만 시간이 길었거나 우량아를 낳은 경우, 다산 여성이나 비만도가 높은 여성일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며 “임신과 출산과정에서 생기는 조직 손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는 없지만 출산 후유증으로만 생각해 병을 키우지 말고 더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배변조영술로 진단, 적극적인 치료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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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변조영술로 초기 진단이 가능하다. | 대변을 보고 나서도 개운치가 않거나 항문이 꽉 막힌 것 같을 때, 장이 빠져나오는 느낌이나 관장을 해야 변을 볼 때, 밑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배변조영술과 직장 초음파 등으로 골반저질환을 검사해 봐야 한다.
배변조영술이란 실제 배변을 보거나 배변 보는 환경 하에서 방사선 검사를 진행하는 것인데 골반 내 장기의 손상 정도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초기 진단이 가능하다.
서울송도병원 골반저질환센터 박덕훈 진료부장은 “임신 및 출산 경험이 있는 성인 여성의 10명 중 3명이 골반저질환을 갖고 있고, 이중 12%는 골반 내 장기가 질 쪽으로 내려 앉아 교정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라며 “배변조영술 등의 진단을 통해 골반저질환이 확인되었다면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생활패턴의 변화, 골반강화 관련 운동, 수술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반 내 장기들이 이미 심하게 내려앉아 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정도라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골반저질환의 수술적 치료는 질 또는 항문 부위로 내려앉은 방광이나 자궁 등을 제 위치로 끌어올려주고 장기를 붙드는 골반 내 근육과 인대의 지지력을 강화해 주는 수술과 간단하게는 질내 페사리 삽입 등을 통해 증상을 줄여주는 것이다.
이때엔 치료 못지않게 요도와 항문 괄약근에 힘을 붙여주는 훈련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치료시기가 빠를수록 치료도 간단하고 효과도 뛰어난 특징이 있다.
박 부장은 “골반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골반 내 위치하고 있는 직장, 방광, 자궁 등의 장기들을 유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대장항문외과와 산부인과, 비뇨기과, 신경과가 협진해 각 장기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항문 조이기 운동으로 골반저질환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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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문 조이기 운동으로 골반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 골반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금연과 함께 변비나 치질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치질 때문에 골반저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고 반대로 골반저질환 때문에 치질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송도병원 골반저질환센터 김성호 진료과장은 “배변 시 무리하게 힘을 주는 것은 골반근육과 결체조직이 더욱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골반건강에 매우 해로운 습관”이라며 “하루 8잔 이상 충분히 물을 마시고 곡물이나 과일, 채소 등 고섬유식을 매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장시간 쪼그려 앉아 생활하는 것도 복압을 상승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특히 명절이 지난 후 골반저질환 증상이 심해지는 주부들이 많은데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고 장시간 음식장만을 하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김 과장은 “골반저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항문 괄약근을 조이는 케겔(kegal)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꾸준히 케겔운동을 하게 되면 평소 약해진 질 근육을 탄력 있고, 튼튼하게 해 줌으로써 골반저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고 질주위에 혈액의 흐름을 잘 통하게 하여 세포 재생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케겔운동은 괄약근뿐만 아니라 엉덩이 아래쪽에 있는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법으로 항문 운동이 자유로워져 건강한 배변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골반 건강에도 효과적이다. 케겔 운동법 중 손쉽게 아무 때나 아무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항문 조이기 운동’인데 집안일을 하는 동안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동안에도 틈틈이 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
김 과장은 “항문 조이기 운동은 항문에 천천히 힘을 주어서 10초 동안 쪼이고, 천천히 풀어주고 하는 식으로 10회씩 하루에 30-40번 정도씩 해주는 것”이라며 “처음에 좀 어색한 단계만 극복하면 어렵지도 않을뿐더러 골반 건강 뿐 아니라 성기능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