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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거탑] 08
S#1. 호텔 룸
전 회와 이어지고...
준혁, 무릎을 꿇고 있는 상황에서...
준혁 : 제발... 물러나 주십시오. 사례는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노민국 : (불쾌한)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 하겠습니다. (하는데)
오남기 : (들어오며) 내가 올 줄 알았나? 문을... (발견하고)
준혁,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나는데...
노민국, 씁쓸하게 고개를 돌리고...
오남기 : (기막힌) 아니... 장교수...?
준혁 : ...
오남기 : 무슨 일이야? (준혁과 민국을 번갈아 보는데...)
준혁 : (눈도 마주치지 않고)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나가려는데)
오남기 : (막아서며) 무슨 일이냐고 묻잖아?
준혁 : (탁 보며) 오교수님께는 용건이 없습니다. 그럼...
준혁,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나가고...
오남기, 황당해서 노민국을 보면...무표정하다.
S#2. 엘리베이터 안
준혁, 타고 있고 문을 닫는데 열리면서 아이를 데리고 타는 엄마...
아이, 엄마 모르는 사이에 엘리베이터 버튼을 하나씩 다 누른다.
준혁, 열 받아서 두 번씩 눌러서 버튼을 원위치 시켜놓으면...
아이, 다시 누르는데...
준혁 : (자신도 모르게) 야!
아이, 놀라고 엄마, 돌아보는데....
S#3. 엘리베이터 앞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아이 울고 있고..
준혁, 황급히 내려서 옆에 비상구 문을 열고 나가는데...
S#4. 비상계단
빠른 걸음으로 내려오던 준혁, 천천히 발을 멈추면서... 이를 앙물고... 난간을 움켜쥐다...
무서운 눈길로 위를 올려다보는데...
S#5. 호텔 룸
민국, 오남기와 마주 앉아 있는데...
오남기 : 어떻게 된 거야?
민국 : 보신 그대롭니다.
오남기 : 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 천하의 장준혁이 무릎을 꿇은 이유가 뭐냔 거야...
민국 : ... 사퇴해 달라고...
오남기 : (자르고) 이것들이... 사람을 뭘로 보고 제 집 드나들듯이... 그냥 둬선 안 되겠어... (하는데)
민국 : 못 보신 걸로 하시죠.
오남기 : 무슨 소리야? 이런 일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겪은 사람이?
민국 : 사퇴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덮어두시죠...
오남기 : (가만보다) ...글쎄...내 생각은 그렇지 않은데... 생각 좀 해보지.
INS) 병원 전경 (아침)
S#6. 준혁의 교수실 앞 복도
준혁, 심기 불편한 얼굴로 출근 하는데... 건하와 마주친다. 걸어오며...
건하 : 나오셨어요?
준혁 : 어...
건하 : 오늘 이과장님 오전 외래 교수님께 대진 부탁하라시던데요?
준혁 : (탁 멈춰 보며) 왜?
건하 : 급한 일이 있으시다고...
준혁 : 무슨 급한 일?
건하 :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준혁 ; 언제 나오신대?
건하 : 그것도... 잘... 모르겠는데...
준혁 : (버럭) 도대체 너는 아는 게 뭐야! (더 지르려다 참고...)
건하 : 죄송합니다... (하며 따라 들어가려는데...)
준혁 : (들어가 문을 꽝 닫는다)
건하 : (헉...)
S#7. 오남기 방
오남기와 주완 마주 앉아 있고...
오남기 :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일개 의국원을 너머 이젠 부교수란 사람까지 이런 식이면...
그 다음은 누가 찾아올 지 사뭇 궁금합니다.
주완 : 면목이 없습니다.
오남기 : 그건 이미 이전에 없어지신 거 아닙니까?
일전에 앞으로 다시는 신경 쓰이는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있는데요...?
주완 : ...
오남기 : 나보다 노교수가 걱정입니다. 인품을 갖춘 노교수가 무릎을 꿇어가며 사퇴나 종용하는 후보와
나란히 서고 싶겠습니까... 이러다 정말 사퇴하겠다는 건 아닌지...
주완 : (놀라) 안 됩니다. 그건... 학회장님... 정말 면목 없지만 사퇴만은 막아주세요.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오남기 : 한다면... 이번 건을 (강조) 아주 잘 처리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주완 : 그럼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회로 만들겠습니다. (각오를 다지는데)
S#8. 준혁의 교수실
준혁, 책상 앞에 앉아 노민국의 파일을 보고 생각에 빠져 있는데...
안 된다 싶은지 엎어버린다... 그러다 다시 파일을 들어보는데...
S#9. 의국
상일, 민승, 동일 각자 일하고 있는데...
건하, 갸우뚱하며 들어오고...
동일, 수술 스케줄 표 들고 건하에게 다가온다.
동일 : (표 보며) 장교수님 오후에 수술 비는 시간이 1시간 밖에 없어서요...
건하 : (대꾸 없이 앉고)
동일 : 저... 의국장님...저희 어머님 수술 잡으려고 하는데... 스케줄이 거의 다 차서...
민승 : 그냥 아무 때나 잡어 놔.
동일 : 그럼... (하며 스케줄표 보는데)
건하 : 급한 거 아니니까 좀 기다려.
민승 : 뭘 기다려요. 응급으로라도 해주신댔는데...
건하 : 글쎄, 그러라면 그래! 이것들이 한 번 얘길 하면 들어 먹질 않어...
상일 : (서류들 챙겨 일어서다) 의국장, 왜 그래...?
건하 : 아니예요. (민승, 동일에게) 니들 병실 처치 다했어?
상일, 나가는데... 민승, 동일 움찔해서 나가고...
S#10. 병원 복도
주완, 생각에 빠져 걸어오며... 씩 웃는데...
맞은편에서 용길이 온다.
주완, 얼른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꾸고..
용길 : 출근이 늦으셨네요?
주완 : 네. 일이 좀 있어서... (하며... 일부러 더) 아휴...
용길 : 무슨 일 있으세요?
주완 :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녀야 할지...참...
용길 : (왜이래...하는 시선으로)
주완 : 장준혁 선생이 글쎄... 어젯밤, 노민국 후보를 찾아가 사퇴하라고 협박을 했다지 뭡니까...
저는 둘째 치고, 결국엔 우리 명인대학 병원 얼굴에 먹칠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용길 : (놀라는) 그게 사실입니까...?
주완 : (끄덕이고) 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에게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오경환 교수님을 비롯한 선거위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용길 : (놀라서 보면) ...?
주완 : 이럴 때, 진료부원장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은근히 보고)
용길 : (끄응, 하는데) ...
상일과 민승, 동일 걸어오다 인사하고 지나는데... 주완, 보면서...
주완 : 우리 애들이 걱정입니다... 윗사람 잘 만나는 복이 있어야 제대로 보고 배울텐데...
용길 : 장교수는 복이 없었나 보네요... (간다)
주완 : (놀라지만, 이내 비웃고 간다)
S#11. 외과 외래
준혁, 환자를 진료 중이고...
간호사, 뷰박스에 두개의 필름 걸고 불 켠다.
준혁 : (빠르게 쓱 보고) 지난 번 보다 염증이 더 심해져서... 더 이상 약으로 대처하는 건 안 되겠네요.
다음 주에 수술하는 걸로 하죠. (컴퓨터에 입력하려는데...)
환자 : 다음 주는 일이 있는데... 빨리 해야 되나요?
준혁 : (발끈하려다... 참고) 가능한 시간 우리 간호사한테 말씀하시고 수술 날짜 잡고 가세요. (모니터만 보고)
환자 : (머뭇하다... 일어나 나가고...)
간호사 : 지금 부원장님실로 오시라는데요.
준혁 : (멈칫해지는데...)
S#12. 외래 복도
권순일,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고... 순일 처, 쫓아와 잡으며...
순일 처 :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간다 그러면 어떡해요...
권순일 : 그러게 왜 바쁜 날 예약을 해. 오늘 물건 들어오는 날 인거 뻔히 알면서...
순일 처 : 잘 보신다는 선생님 시간에 맞추느라 그랬다니까... (발끈) 이게 다 당신 위해서 그런 건데 왜 화를 내요?
권순일 : (누그러져) 누가 모르나... 일 땜에 맘이 급하니까 그렇지...
외과 외래 앞을 지나는데...
준혁, 바쁘게 나오다 순일과 부딪치고... 서로 미안한 인사를 까딱하고...이내 서로 가려는데...
가려는 방향이 자꾸 같아지고...
준혁, 결국 인상을 쓰며 가고... 순일, 쓱 기분 나쁜 표정으로 보는데...
간호사 : (E) 권순일님... 권순일님...
순일 처 : 네... (하며 순일을 끌고 가는데...)
S#13. 내과 외래
도영, 앉아 있고... 순일과 순일 처, 인사하며 들어와 앉는다.
도영 : (컴퓨터 보고 나서) 소화가 잘 안 되신다구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불편하시죠?
순일 : (성의없이) 그냥 속이 좀 답답한 거 밖에 없어요.
순일 처 : 그게 아니라... 배가 쿡쿡 쑤신다고도 하고... 요새 들어 피곤하단 소릴 많이 해요...
도영 : 그런 증상이 언제부터 나타나셨죠?
순일 : 한...(하다) 뭐 꼭 중요한 거 아니면 대충 속 편해지는 약이나 주세요.
도영 : (화가 난) 약이면 뭐든 다... (하다 멈추고)
순일 : (움찔)
순일 처 : 죄송합니다. 선생님... 저희가 장사를 해서... 좀 바쁘거든요.
도영 : (누그려) 아무리 바쁘셔도 병원에 온 이상 협조를 하셔야 저희도 제대로 된 검사나 치료를 해드릴 수 있습니다.
순일 처 : 그럼요. 잘 좀 부탁드립니다...
도영 ; 일단 초음파부터 해보죠.
간호사 : 이쪽으로 오세요...
간호사 따라 순일, 순일 처 나가는 걸 보며 도영, 왜 그랬지 하는 기색을 보이는데..
S#14. 주완의 교수실
주완, 정진과 마주 앉아 있다.
정진 : 그 사실이 병원...아니 선거위원들... 아니지... 오경환 교수님한테 들어간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겠네요.
주완 : (끄덕이고) 그렇겠죠. 워낙 정도를 따지시는 분이니까...
정진 : 그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 당장 알려드려야겠습니다.
주완 : 잠깐 잠깐... 우리 쪽에서 그 사실을 말한다는 게 어째 좀...
왠지 장준혁을 궁지로 몰아넣을 작정을 한 것처럼 보이지 않겠어요?
정진 : 걱정 마십쇼. 제가 지금까지는 이과장님께 이렇다할 도움을 못 드렸지만...
이번엔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믿고 맡겨주세요.
주완 ; (시치미) 그렇게까지 유과장이 원한다면야... 뭐... 음...
정진 : 장준혁... 이제 내리막길만 남았군요. 하하하...
주완 : (은근히 좋아라 하는데...)
S#15. 용길의 교수실
용길, 앉아 있고... 준혁, 막 들어오는데...
용길 : 제 정신이야?
준혁 : (알았구나...)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 할 수 있는...(하는데)
용길 : 할 수 있는 게 없으면 안 하면 돼. 조신하라고 했어 안했어? 과장되기 싫어? (가만보다...) 어딜 찾아가 협박이야...
준혁 : (놀라) 협박이라니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전 다만... (무릎까지는 말을 못하고...) 근데 어떻게 아셨습니까?
용길 : 왜? 내 귀에 전해준 사람 찾아가서 또 협박하려고?
준혁 : ...
용길 : 그 일이 오경환 교수 귀에 들어가는 순간 명인대학 외과과장 자리는 자네 인생 계획에서 지워야 할 거야.
준혁 : (! 탁 보면)
용길 : 그렇게 조심하라고 했는데... 기어이 일을 내... 참... 지금쯤 이주완 과장이 껀 수 잡았다고
함박 입이 돼서 공작 중 일텐데... 이걸 어떻게 막어...
준혁 : (몰래 주먹을 꽉 쥐는데)
용길 : 이 일이 확대 되는 날엔 자네 뿐 아니라 자네를 지지한 나까지 곤란하게 된 다는 건 알지?
준혁 : ...
용길 : 이 일이 깨끗하게, 소리없이 해결되기 전까지 난 자네와 상관없는 사람 일거야.
머리 나쁜 친구가 아니니까 무슨 뜻인지 알겠지...
준혁 : (놀라) 부원장님...
용길 : (의자를 창 쪽으로 쓱 돌린다)
준혁 : (더 이상 말을 못하고...)
S#16. 중환자실
산소 호흡기를 하고 축 늘어진 진주를 보고 있는 진주 모.
간호사 수액을 점거하고 있고.
은혜, 청진하고 있는데... 도영, 급하게 다가온다.
은혜 : (데이터 용지 보며) ANC가 0 이예요.
도영 : (데이터 훑어보고 절망스런...) ... 무균실로 옮겨.
은혜 : 네... (하고 가고)
진주 모 : (놀라) 선생님...?
도영 : 면역력이 떨어져서 무균실로 옮겨야겠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하며 진주를 보는데)
진주 모 : (진주를 어루만지며 운다)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우리 딸... 이제 맘대로 만지지도 못하고...
진주야... 진주야...
간호사들, 이동 침대를 밀고 오는데... 진주 모, 침대에서 떨어질 줄 모르고...
간호사들, 시트를 잡고 진주를 옮기고... 도영, 가만히 지켜보는데...
S#17. 공기 소독실
무균실 복장을 갖춘 도영, 축 늘어진 진주를 안고 들어서면...
공기가 올라와 소독을 시작하고...
S#18. 무균실 (+보호자 관찰실)
보호자 관찰실로 진주 모, 들어와 보면...
무균실 안으로 무균실 복장을 한 진주를 안은 도영, 간호사들과 들어온다.
도영, 진주를 베드에 누이고 체크하는 모습이 보인다.
관찰실 유리벽에 손을 대고 울면서 안을 들여다보는 진주 모...
S#19. 복도 일각
준혁, 굳은 표정으로 걸어오는데 휴대폰 울리고... 보더니 바로 인상 구겼다 받는.
준혁 : 네, 아버님...
S#20. 민원장실
민원장, 전화하며 방으로 들어온다.
민원장 : 유필상 회장이 펄펄 뛰고 난리가 났어. 지금...어쩌자구 노민국을 건드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여기까지 어떻게 끌고 왔는데... 한 순간 다 날리고 싶어!!
준혁(F) : 이번 일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민원장 : 자네가 뭘 알아서해. 알아서 한다는 놈이 아니 사람이 그런 짓을 저질러? (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다 탁 끊고...)
S#21. 오경환 교수실 앞 복도
준혁, 전화기를 움켜쥐고 저벅저벅 걷다 발이 멈춰지는데...
오경환 방으로 들어가려는 유정진을 본다...
준혁, 빠르게 눈을 굴리다... 얼른 쫓아가...
준혁 : 유과장님...
정진 : (문고리 잡고 있다...움찔... 내색 않고) 어, 장교수...
준혁 : 이주완 과장님께서 전화 달라고 하시던데요.
정진 : 이과장님이? 좀 전에 (눈치 슬쩍 보고) 뵀는데... 무슨 일이시지...?
준혁 : 글쎄요...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하고 빠른 걸음을 옮기고...)
정진 : (갸우뚱하며 휴대폰을 꺼내는데...)
S#22. 준혁의 교수실 앞 복도
준혁, 달려와서 주완의 교수실을 한 번 보고 바로 방으로 들어간다.
S#23. 주완의 교수실
주완, 전화 받고 있고...
주완 : 오늘 장교수를 보지도 못했는데요? 아닙니다... 그런 부탁 안했어요.
하는데... 노크소리와 동시에 문이 벌컥 열리면서 준혁이 들어온다.
주완 : (얼른) 그럼 일 잘 보세요... (끊고) 무슨 일이야?
준혁 : 그만 두시죠.
주완 : 밑도 끝도 없이...(하는데)
준혁 : 노민국 교수 찾아 갔던 일 말입니다.
주완 ; 큰 실수를 저질렀단 생각이 들긴 하는 모양이군.
준혁 : 잘못 짚으셨습니다.
주완 : (어이없다) 변명은 듣고 싶지 않은데...
준혁 : 변명 할 게 뭐 있습니까? 사퇴해달라고 말한 것 뿐인데...?
주완 ; (비웃으며) 내가 듣기론 말만 한 건 아니든데...
준혁 : (약오르고...)
주완 : 어떻게 자네같은 사람이 그런... 남의 일인데도 입에 담으려니까 내가 다 부끄러워지는 군... (씩 웃는데)
준혁 : (이를 앙다문다)
주완 : 그나저나 선거위원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 할까 모르겠군...상대 후보를 찾아가 협박에 가까운...
준혁 : (자르고) 기권... 무슨 의미십니까?
주완 : (뜨끔, 감추고) 무슨 소리야? 그건 이미 설명했을텐데...
준혁 ; 연기하신 걸 설명하셨겠죠.
주완 : (발끈) 뭐야? 연...기라니... 그럼 내가 일부러 그러기라도 했단 거야? 입장이 곤란해지니까
생트집을 잡고 싶은가 본데 소용없어. 난 내 제자들을 향한 진심을 그대로 말했고... 다들 인정했으니까.
준혁 : 그게 가식이였단 증거가... 이렇게 제 손에 있는데요... (하며 노민국의 프로필을 주머니에서 꺼내 펼쳐 보인다)
주완 : (놀라고)
준혁 ; 전국공모가 공시되기 전에 노민국의 자료 넘겨받으신 걸로 아는데요.
제자를 향한 진심...이 아니라 모교 후배를 향한 진심이셨겠죠...
주완 : 너... 그거... (뺏을 듯 움찔하다...참고) 남의 파일을 봤단 건 분명한 범죄행위란 거 모르진 않을 텐데...?
준혁 : 저도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고 했던 일을 모르시진 않을텐데요...? 아, 범죄라고 하셨죠.
여기까지 온 이상, 전 두려울 게 하나도 없습니다.
주완 : (노려보는데)
준혁 : 노민국 교수와의 일이 이 방 밖으로 새나간다면... 제 손에 든 이 종이도 함께 나가게 될 겁니다.
주완 : 지금 감히 날 협박하는거야?!
준혁 : 네. 상대 후보에게도 했는데 과장님께는 못하겠습니까.
주완 ; 너...
준혁 : (똑바로 보며 종이를 잘 접어 주머니에 넣고) 오다 보니 유정진과장님이 오경환 교수님 방으로 들어가시더군요.
(획 돌아 나간다)
주완, 부르르 떨리는데... 이럴 때가 아니다... 얼른 밖으로 나가는데...
S#24. 몽타주
방에서 나온 주완, 부리나케 뛰기 시작하는데...
준혁, 수술실 복도를 저벅저벅 걸어가고...
주완, 뛰는데 펜들이 줄줄 떨어지고... 간호사, 지나치다 줍고 주려는데... 가버리고..
준혁, 갱의실에서 옷을 휙 벗어 던지고...
주완, 오경환의 방 복도 끝에 다다라 숨을 헐떡이고... 더 이상 뛰질 못하는데...
수술실 문이 열리면서 준혁, 당당하게 들어서는데...
S#25. 오경환 연구실
오경환과 유정진, 차를 놓고 마주 앉아 있다.
유정진 : 참 어이가 없어서... 아니 어떻게 상대 후보를 찾아가서...제가 오히려 낯이 뜨겁습니다.
이거 선거를 어떻게 해야 될지 정말...
이때, 노크소리 나고.
오경환 대답하려고 고개 돌리는데 주완, 숨이 턱까지 차서 들어 온다.
유정진, 놀라고... 오경환, 가만히 보는데...
주완, 앞에 와 앉고...
주완 : 갑자기 죄송합니다. 제가 급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정진을 보는데)
유정진 : 그렇잖아도 오교수님께 장준혁 선생의 협박 사건을 얘기하고...(하는데)
주완 : 아닙니다. 아닙니다. 제가 혹시 이럴까 싶어 급하게 왔습니다.
유정진 : (응?)
주완 ; 오교수님... 저도 그 사건을 듣고 믿기지 않아 여기저기 알아보던 차에
마침 그 자리에 계셨던 교수님과 통화를 했는데... 말이 와전됐더군요.
유정진 : (놀라고)
오경환 : (변화 없고...)
주완 : 알고 봤더니... 장교수가 노민국 후보에게 결선까지 가게 됐으니 서로 선전하자는 뜻으로 찾아갔나 봅니다.
그러다 같은 간담췌 의사다보니 담낭염... 아니 췌장암... 아무튼 뭐 수술 얘기를 나누다... (생각 난 듯)
동시이식, 얼마전 있었던 생체 동시이식 건에 대한 토론을 했답니다. 제가 오해를 풀려는 맘이 얼마나 급하면
동시이식이란 말도 얼른 안나오네요... (멋쩍게 웃고) 워낙 의학에 깊이를 둔 권위자들끼리 만났으니
얘기가 좀 길어졌겠습니까... 그러다보니 (강조) 아주 사소한 견해차가 생기기도 했겠죠...
(애써 웃어 보이며... 몰래 식은땀을 닦는데...)
오경환 : ... 장준혁교수가 설령 협박을 했다해도 그 친구 성격상 이상할 것도 없었는데...
두 분께서 사건의 진상 파악에 유난들 하셨던 거 같네요.
오경환, 차를 마시며 안경 너머로 두 사람 보면...
주완과 유정진 뜨끔한데...
S#26. 복도 일각
주완과 유정진 걸어오며 대화한다.
정진 : 갑자기 왜 그러신 겁니까?
주완 : (둘러대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윗사람들이 돼서 협잡이나 하는 거 같고...
그보다 먼저 아무리 경쟁 상대라지만 장교수는 내 제자다 보니...
정진 : (자르고, 발끈) 그 제자 사랑은 언제까지 할 실 겁니까?
주완 : (놀라) 유과장... 아니 내 맘을 가장 잘 알 사람이...
정진 : 저도 답답해 그럽니다. 지난번에야 기권하신 효과로 결선을 만들어냈다고 치지만...
이번엔... 아휴... 이런 절호의 기회를...
주완 : 걱정말아요. 이 일을 접어두더라도 오남기 학회장이 우리 뒤를 봐주고 있으니까... 우린 계획했던 일만 추진합시다.
정진 ; (그래도 못마땅) 과장님 뜻이 정 그러시다면 저야 뭐 별 수 없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겁니다.
그럼 이따 거기서 뵙겠습니다. (가고)
주완, 한시름 놨다 하는데 휴대폰 울린다.
보면, "오남기 학회장" 얼른 다시 주머니에 넣어버리는데...
미라, 챠트를 들고 인사하며 지나다 다시 보고...
미라 : 과장님, 전화 오는데요?
주완 ; (놀라) 어...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지금 회의 중입니다...
미라, 웅크리고 전화하는 주완을 이상하게 보는데...
주완, 끊고... 배터리를 빼려는데 잘 안 빠지고...
미라의 시선 느끼고 멋쩍어하며 가는데... 배터리를 기어코 빼고 주머니에 넣으며 간다...
S#27. 무균실
간호사, 진주의 수액을 점검하고 있고...
진주, 침대를 세우고 앉아 있다... 앞에 그림을 그리다 만 스케치북 놓여있고...
윤진, 밖에서 웃어 보이는데...
진주... 덜 완성 된 그림을 힘겹게 들어 보이고...
윤진, 잘 그렸다는 듯 박수 쳐 주는데...
진주, 기침을 하면서 기운이 빠진 듯 늘어지고...
간호사, 얼른 침대를 내려 진주를 눕히는데...
윤진, 그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픈데...
S#28. 도영의 연구실 앞
윤진, 연구실 앞으로 와서 유리 너머로 보면...
도영, 책상 앞에 앉아 기도하듯 손을 모으고 머리를 대고 있다...
윤진, 들어가지 못하고 가만히 보는데...
S#29. 준혁의 교수실
준혁,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고...
노크소리 나지만 돌아보지 않고...
동일, 들어오려다 준혁의 모습을 보고 그냥 문을 닫고 마는데...
준혁, 천천히 민국의 프로필을 들어 보다가... 천천히 돌려 문 쪽을 보는데...
S#30. 병원 현관 앞 (밤)
주완, 힘없이 걸어 나와 대기하고 있는 차에 올라타서 막 떠나려는데...
준혁, 차 앞을 막아선다.
차 끽 서면... 준혁, 주완 쪽으로 온다.
주완, 놀라 창문을 여는데...
주완 : 뭐하는 거야?
준혁 :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서요.
주완 : (말을 못하고 부글부글...)
준혁 ; 서로 합의점을 찾은 거 같네요.
주완 : 이걸로 자네와 나의 인관관계는 끝난 것 같군. (노려보고)
준혁 : 그동안 잘 배웠습니다. 이주완 과장님. (노려보고)
주완, 노려보다 창문을 닫아버리고... 떠난다...
준혁, 차를 가만히 보는데...
S#31. 수술실
수술 준비 중인 건하와 민승... 간호사들...
동일, 코가 빠진 얼굴로 들어온다.
건하 : 너희 어머님 수술인데 어디 갔다 와?
동일 : 장교수님 방에요...
건하 : 아휴... 정말...
민승 : 하여튼 눈치없는 건 알아줘야 돼...
동일 : 아무 말씀도 안 드렸어요...
건하 : 빨리 옷이나 입어.
상일 : (들어오며) 내가 할 게.
동일 : (그나마 다행인...) 감사합니다.
상일 : 감사는... 우리끼리 해도 되잖아. 동일인 내보내지.
건하 : 나가 있어. 걱정 말고.
동일 : 네. (나가려는데...)
문 쓱 열리며, 수술 준비 마친 준혁이 들어온다.
다들 기겁을 하는데... 준혁, 글러브 끼면서...
준혁 : 못 볼 사람 봤어? (하며 수술대에 서고)
건하 : 아뇨... 그게 아니라...
준혁 : 홍선생, 퍼스트. 의국장, 어스시트. 민승이 스크럽 해.
민승 : (놀라) 네?
준혁 : 간단하잖아. 해 봐. 우리 간호사들도 좀 쉬어야지.
민승 : (스크럽 쪽으로 오고)
동일 : (멍하게 서 있는데)
준혁 : (동일을 보지도 않고) 염은 할 게 없네. (보고 웃어주며) 참관이나 해.
동일 : (감격해서...) 교수님...
준혁 : 자... 외과 1팀 솜씨 한 번 부려볼까...?
의국원 : 넵!!
준혁 : 메스...
S#32. 와인바
주완과 유정진 앉아 있고...
주완, 기분이 안 좋은 얼굴로 술을 들이키는데...
유정진 : 막상 좋은 기회를 버리시니까 심란하시죠...?
주완 : (발끈) 그 일에 대해선 덮기로 했잖아...
유정진 : (움찔) 네... 그나저나 결선이 코앞인데 걱정이네요. 잘돼야 하는데...
주완 : 박창식 과장을 잘 설득하면 7표 이상은 될 텐데 말야...
유정진 : 그렇죠. 학회장님께서 제안하신 이사직 카드를 던지긴 하겠는데...
주완 : (놀라) 참, 장준혁이 문제 학회장님께는 내가 얘기 할게. 혹시라도 그 전에 물으시면
오경환 교수께서 듣고만 마시더라...다른 말씀은 없었다... 뭐 이렇게 얘기 하고...
유정진 : (찜찜하지만...) 그렇게 하라면 저야 뭐...
희재, 주완의 테이블 맞은 편 자리를 치우고 있다...
주완 : (말 돌리 듯) 이사직 외에 박창식 과장을 잡을 다른 묘안이 없을까...?
유정진 : 사모님이라면 몰라도 누구한테 쉽게 잡힐 분이 아닐걸요...
주완 : 무슨 소리야?
유정진 : 들리는 소문에는 박과장 사모님 파워가 보통이 아니시래요.
그러고 보니까 이과장님 사모님께 부탁드려 보면 어떨까요?
주완 : 이런 일에 안사람들까지... 그건 좀... (하며 생각에 빠지는데...)
INS) 주완의 집 전경 (아침)
S#33. 주완의 집 거실
주완 처, 골프 복장을 하고 방에서 나오고...
주완, 뒤 따라 나와 쇼파에 앉고.
주완 : 박창식 과장 부인하고는 말야... (하는데)
주완 처 : 글쎄 내가 다 알아서 해요. 양심에 걸리는 일은 내 몫이잖아...
윤진, 외출 차림으로 나온다.
주완 처 : 너는 아침부터 어딜 가? 엄마도 나가야 되는데 아빠 출근하시는 것 좀 봐드리라니까...
주완 : 괜찮아. 옷만 입으면 되는데 뭐. 참, 윤진아... 얼마 전에 얘기했던 그 어린 아이 말야...
윤진 : 어떤 의사선생님이 충분히 잘 돌봐주고 계셔서 괜찮아요.
주완 : 그래... 담당의가 누군가...? 외과엔 없는 것 같은데...?
윤진 : 최도영 선생님이세요.
주완 : 최선생은 소화기 내관데...
윤진 : 선거에 관심이 없으셔서 한가하신가보죠.
주완 : (탁 쳐다보고)
윤진 : 먼저 나가요. (나간다)
주완 처 : 어머... 얘... 윤진아... (주완에게) 나 몰래 둘이 무슨 일 있었어요?
주완 : ...
S#34. 용길의 교수실
용길, 준혁과 마주 앉아 있고...
준혁 : 신경 쓰시게 해서 죄송했습니다.
용길 : 말했잖아... 일단 내 바운더리 안에서 빼내기로 하면 난 신경 안 써.
준혁 : 네...
용길 : 근데 어떻게 이주완 과장을 막았어?
준혁 : 어떻게 잘 됐습니다...
용길 : (뭔가 감추는구나...) 10년이 넘는 인연인데 두 사람만 알고 있는 아킬레스건이 있기도 하겠지...
준혁 : ...
용길 : 유필상 회장하고 장인이 박창식과장한테 쐐기를 박을 모양이든데...그동안 자네는 움직이지 마.
준혁 : 네?
용길 : 엊그제 겪었잖아. 동작이 커져봐야 눈에만 잘 띠는 거.
준혁 : (찔려서) 네...
S#35. 민원장실
민원장과 유필상 책상 위에 현금 뭉치를 가득 쌓아 놓고...
갈비 상자와 꿀 상자에 넣으면서...
민원장 : 지를 때 제대로 질려야지...찔끔 거려봐야 실속도 없고...
(상자에 푹푹 넣으며) 빼도 박도 못하게 입에 콱 넣어줘야지...
필상 : (꿀 상자에 돈 넣다 갈비상자를 보고) 근데 왜 갈비 상자야?
민원장 : 갈비 상자에 돈 넣으면 돈 갈비. 돼지갈비 아니우.
필상 : 말 되네. (꿀 상자 보며) 일곱 개라... 7표라 이거지... 그럼 이건 왜 꿀통이야?
민원장 : 단 맛만 보면 되지 뭘...
유필상 : 하여튼 이쪽 방면으론 (엄지 세우며) 이거야 이거. (돈 뭉치 들며) 일곱 개로 나눴더니 우수리가 남네...
민원장 : 갈비 몇 인분 더 얹어 주지 뭐.
유필상 : 어느 가게인지 인심 한 번 좋네... (갈비 상자에 넣는다)
S#36. 골프장 그늘집 밖
수정과 용길 처, 주완 처, 박과장 처 나란히 걸어오는데...
용길처와 수정, 눈짓을 주고 받더니...
수정, 얼른 박과장처의 팔짱을 끼고
수정 : 박과장님 사모님은 저하고 타세요...
주완 처 : 아냐, 총무... 내가 (하는데)
용길 처 : (얼른 주완 처를 나꿔채며) 전임 부회장님은 저하고 나란히 갑시다.
용길 처, 주완 처를 끌고 가다시피 데려가고... 주완 처, 마지못해 가는데...
용길 처, 주완 처를 태우고 카트를 출발 시키고...
수정 역시 박과장처를 태우고 따라가는데...
용길 처 옆에 앉은 주완 처, 불안한 듯 목을 빼고 돌아보면
하하호호 하면서 뒤따라오는 수정과 박과장처...
주완 처, 당했다 싶은데...
용길 처 : (주완 처의 몸을 획 돌려주며) 앞을 보면서 가야 멀미가 안 나요...
주완 처 : 아니 난 괜찮은데...
용길 처 : (기사에게) 우리 좀 빨리 가죠. 오랜만에 나온 거라 맘이 급하네...
카트 속도 빨라지고... 주완 처... 울상인데...
용길 처, 힐끗 보며 웃고...
뒤에서 천천히 따라오는 수정의 카트....
S#37. 한식당
유정진과 박창식 마주 앉아 있고...
유정진 : 그래서 이번 결선에 박과장님께서 힘을 좀 써 주십사합니다.
박창식 : 뭔가 잘못 아시는 거 같은데... 전 문상명 교수를 위한 선거를 했을뿐입니다.
그래서 이젠 누굴 지지하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백지를 던지면 던졌지...
유정진 : (기겁) 백지...라뇨? 설마...
박창식 : 어느 쪽에도 가담하지 않는 방법이 그거 말고 또 있습니까?
유정진 : 무슨 마음이신지 잘 알겠습니다만...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죠.
아, 물론... 이런 어려운 부탁에 빈손으로 오지도 않았습니다.
박창식 : (쓱 본다)
유정진 : 정형학회 이사직이 비어 있다고 하던데...
박창식 : (비웃는) 그 자리는 이미 제 위 선배님들께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대로 파악을 못하셨군요... (하는데)
문 열리면서 오남기 들어온다.
박창식, 놀라며 얼른 일어난다.
박창식 : 어휴 학회장님...
오남기 : 오랜만에 뵙네요. (앉고) 앉으세요...
박창식 : (앉고, 바로) 유과장님께서 제대로 알고 계시네요... (씩 웃는)
오남기 : (유정진을 쓱 보고 미소를 머금는데...)
S#38. 병원 내 식당
준혁과 상일, 건하, 민승, 동일 식사하고 있다.
민승 : 교수님, 내일이 결선인데 어떠세요?
준혁 : 그냥 그렇지 뭐...
상일 : 잘 되시겠죠.
건하 : 잘 되실 겁니다. 분명히.
준혁 : 말만이라도 고맙다.
은혜, 지나다 인사한다.
준혁, 인사 받는데...
동일 : 선배, 같이... (하는데...)
건하 : (쓰윽 눈치 주고)
준혁 : 하선생, 같이 먹자.
은혜 : (머뭇하다) 네... (하고 앉고)
준혁 : 최도영교수 요즘 뭐해? 통 보질 못 했네...
은혜 : 진주... 아시죠? 그 문제로 여전히 안 좋으세요...
준혁 : (느끼고) 그렇구나... (말 돌린다) 하선생, 왜 결혼 안 해? 애인 없어?
동일 : (먹다 놀래는)
민승 : (먹는 척하면서도 관심이 가는지 힐끗대는데...)
은혜 : 있으면 뭐해요. 병원 밖도 잘 못 나가는데...
준혁 : 안에서 찾으면 되겠네.
동일 : (기대에 찬...)
은혜 : 교수님이 미혼이셨으면 생각해 봤을걸요. 제 이상형이시라...
동일 : (실망하는...)
민승 : (뭐야... 하는)
준혁 : 외과, 내과가 짰어? 나 너무 띄운다 오늘...
건하 : 내일은 더 뜨셔야죠. (수저 든 채) 확~
S#39. 내과 외래
도영, 순일과 순일 처 마주하고 있고... 뷰박스에 필름들 걸려 있다.
순일 처 : 입원을요?
순일 : (긴장한) 제가 어디 많이... 안 좋은가요?
도영 : 지금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췌장에 작은 종양이 보인다는 것뿐입니다.
순일 : 종...양이요?
도영 : 종양이라고 무조건 악성은 아니니까 미리 걱정 하실 필요 없습니다.
순일 : 지금... 알 수는 없습니까?
도영 : 어떤 질병이든 검사가 모두 일치해야 확실한 진단을 내릴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입원하시면서 남은 검사도 하고 맞는 치료를 하시라는 겁니다.
순일 : 입원 안 하면 안 될까요... 제가 벌여 놓은 일이 한 둘이 아니라서...
도영 : 건강하셔야 일도 하시죠.
순일 ; .... (한숨을 내쉬는데...)
도영 : 밖에서 기다리시면 저희 간호사가 입원 수속 해 드릴 겁니다.
순일 : 저... 그럼, 며칠 후에 오겠습니다. 마무리 지을 일들을 두고 와서요.
도영 : (가만보다) 꼭 오셔야 돼요.
순일 : (힘없이...) 네... (나가고...)
순일 처 : (가다 되돌아와) 선생님만 믿을게요... 우리 저이 고칠 수 있는 거죠...?
도영 : (선뜻 말을 못하다) ... 고쳐드려야죠...
S#40. 골프장 주차장 일각
용길 처, 수정, 창식 처, 골프 가방을 들고 서 있는데... 주완 처만 없다.
용길 처 : 화장실 간 단 사람이 왜 이렇게 안 나와... 큰 일보나...
이때, 차가 와서 멈춰서고... 다들 깜짝 놀라는데... 주완 처, 내리고...
주완 처, 얼른 와서 박과장처의 골프백을 번쩍 들어 트렁크에 싣고 꽝 닫는다.
주완 처 : 박과장님 사모님, 저하고 가세요.
용길 처 ; 무슨 말씀이세요. 집도 반대 방향이시면서... 총무 뭐해? 자기네하고 같은 방향이신데 모셔가야지...
올 때만 모시는 건 예의가 아니야...
수정 : 네. (박과장 처에게) 오실 때도 같이 오셨는데 모셔다 드릴게요.
주완 처 : 아니야. 아니야... 총무라고 너무 부려먹으면 안 되지...(박과장처에게) 가시죠.
창식 처 : 그럼 공평하게... 갈 때는 이거 타고 가볼까... (하고는 수정에게) 참, 총무한테 오늘 골프 잘 배웠어.
다음에 또 부탁해. (주완 처 차에 타고)
주완 처 : (의기양양) 그럼... 먼저 갈게요. (출발하고)
용길 처 : 둘 다 어쩜 저렇게 하는 짓이 남편하고 똑같냐...
수정 : 어떡하지... 신랑이 잘하라고 했는데...
용길 처 : 걱정 마. 저렇게 같이 가도 홀랑 넘어갈 여자도 아냐, 박과장 처는.
수정 : 정말 괜찮을까요?
용길 처 : 여기까지 하자. 남자들일에 머리가 쑤신다... 쑤셔...
S#41. 용길의 교수실
용길과 하익현 마주 앉아 있고...
하익현 : 노민국 쪽에서 학회이사직을 카드로 던진 모양입니다.
용길 : 오남기학회장 파워를 빌렸겠지...
하익현 : 오늘 막판 표 몰이를 한다고는 했는데... 박창식과장님은 워낙 속을 모르겠는 양반이라...
용길 : (가만 생각하다...) 스포츠센터장 자리 던져.
하익현 : 그걸요?
용길 : 박과장이 정형외과 크게 키워보고 싶어서 늘 눈독 들이고 있었어.
하익현 : 아...
용길 : 미리 꺼내지는 말고... 일 처리 되는 거 봐 가면서 구슬러 봐...
하익현 : 네...
S#42. 지하주차장
민원장과 유필상이 타고 있는 차... 천천히 지나면서...
필상, 창 밖으로 주차 된 차들의 번호를 확인하다 한 차 앞에 세우고 내려 트렁크에 꿀 상자 넣고... 다시 타려는데...
민원장, 내려 차 뒷문을 열며...
민원장 : 형님, 이러다 날 새겠수. 나눕시다.
유필상 : 그래? 그래... (하며 손가락 사이사이 끼운 키를 보이며) (오른쪽 세 번째 손가락에 걸린 키 두개 빼며)
이건 지하 3층...(왼손 오른 손 헷갈리는.... 왼손 들고) 이게 3층이였나?
민원장 : 아휴...
유필상 : (왼 넷째 손가락에서 빼며) 아, 이게 4층 두 번째 코너... (키 준다)
민원장 : 한 군데 좀 몰아 세워놓지... 살 빠지겠네...
민원장과 유필상 상자를 나눠 갖고, 민원장의 차 가고...
유필상, 상자 두어 개를 들고 다니다 어느 한 차 트렁크 열고 꿀 상자 넣는데...
S#43. 다른 주차장
민원장, 정신없이 다니면서 상자들 넣고...
S#44. 와인바
오남기, 주완, 유정진 앉아 있고...
오남기 : 그래, 그 장준혁 건에 대해서 오경환 교수님은 뭐라시던가요?
유정진 : (주완의 눈치보고)
주완 : 말씀은 드렸지만... 딱히 어떻게 하시겠단 말씀은 없으셨어요. 아시다시피 워낙 내색을 않는 분이시라...
오남기 : 어느 정도 분위기 파악은 하셨을 거 아닙니까?
주완 : 것도... 워낙 표정이 없으신 분인지라...
오남기 : (불만스러운데...)
주완 : (유정진에게 얼른 눈짓하면)
유정진 : (프린트를 내밀며) 박창식 파 외에 문상명을 찍었던 네 명의 기초의 명단과
현재 예정된 프로젝트나 연구비 지원 신청 내역 등입니다.
주완 : (끄덕이고) ... 무척 어렵게 구했습니다.
오남기 : (무시하고) 생화학 조현주에다 혈청학 김경진, 약리학 송혜현, 생리학 김태훈 좋습니다.
이중에서 내가 컨트롤 가능한 걸 제안하고, 노민국 지지를 부탁하죠.
주완 : (밝아지는데...)
유정진 : 제가 지금 당장 약속을 잡겠습니다.
오남기 : (끄덕이고) 그만 일어들 나시죠.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요. 뭐, 딱히 하실 일이 없으신 분은 더 드시고 가시죠.
(하고 나가고)
주완 : (일어서다 뜨끔한데...)
S#45. 이탈리안 레스토랑
주완 처, 창식 처, 우아하게 양식을 먹고 있다.
창식 처 : 여자애라 그런가 막상 보내려니까... 선뜻 결정이 안 되네요.
주완 처 : 그런 일이 있었으면 진작 말을 했어야지... 내 위에 오빠하고 여동생이 대학교수하면서 보스톤 살잖아.
내가 말 안했나?
창식 처 : 어머, 그랬어요? 몰랐어요...
주완 처 : 우리 윤진이도 거기서 홈스테이 했지. 안 그럼 우리 집처럼 엄한 집에서 어떻게 보냈겠어?
우리 윤진이 지금도 좀 조신해...? 걱정 마. 친 자식처럼 엄하게도 하면서 잘 데리고 있어 줄 거야.
창식 처 : 그래만 주면 얼마나 좋겠어요.
주완 처 : (웃는데) ...
S#46. 도영의 연구실
도영, 컴퓨터 모니터에 "항암제 반응 연구 결과" 띄워 놨지만...생각에 빠져 있는데...
퇴근차림의 준혁 들어온다.
준혁 : 오늘도 안 들어가?
도영 : 어... 그렇지 뭐...
준혁 : (모니터 쓱 보고) 여전히 고민 중이야?
도영 : (말을 못하고...)
준혁 : 답답하다...
도영 : (힐끗 보다 마는)
준혁 : (어깨를 잡아주며) 고민하지 말고... 하늘에 맡겨... 먼저 간다 (가고)
도영 : (다시 모니터 보는데 호출기 울리고... 확인하며 달려 나가는데...)
S#47. 병원 로비 (밤)
준혁, 현관을 나오는데... 퇴근하는 오경환과 마주친다.
준혁, 인사하고 가려는데...
오경환 : 장교수...
준혁 : 네...
오경환 : 내일이 결선인데...
준혁 : (긴장하는데...)
오경환 : 하늘에 맡겨.
준혁 : (뜨끔하고...)
오경환 : 세상일은 억지로 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가고...)
준혁 : (가만히 보는데...)
S#48. 무균실
은혜, 진주의 상태를 살피고 있는데... 도영, 다급하게 들어온다.
은혜 : (검사결과 보이며) GCSF 써야 할 거 같애요.
도영 : (진주를 보는) ...
은혜 : 교수님...
도영 : ... 진통제 줘....
은혜 : (놀라) 교수님...?
도영 : 그렇게 해...
도영, 돌아보면... 진주 모, 애써 괜찮다는 듯 글썽이며 끄덕이고...
곁에 있는 윤진... 눈이 그렁해지는데...
도영, 진주를 한 번 돌아보고 나간다.
윤진, 도영의 모습에 시선을 주는데...
S#49. 중환자실 앞
도영, 걸어가고 있는데 윤진, 쫓아온다.
윤진 : 선생님...
도영 : (돌아보고)
윤진 : 진주한테 진통제 말고... 필요한 건 없을까요?
도영 : ...
윤진 : ... 뭘 해주고 싶은데... 뭘 어떻게 해야 될 지 몰라서요...
도영 ; 같이 있어주세요... (돌아서 가고...)
윤진 ; (도영을 가만히 보는데...)
S#50. 일식집
민원장과 유필상, 하익현 앉아 있고...
민원장 : 그럼, 원래 고정표 12표에다 박과장 파를 잡아서 7표. 도합 19표가 되는 건가요?
유필상 : 이론상으론 그렇지. 걱정 마. 다 쑤셔 넣었는데 설마 안 찍겠어?
민원장 : 거야 모르는 거지... 맘 속에 들어갔다 오지 않는 한...
하익현 : 괜찮을 겁니다. 차 키 돌려주면서 다시 확인 했어요. 더구나 박창식과장님께는 스포츠센터건도 던졌구요...
유필상 : 역시... 용길이야...
민원장 : 그렇긴한데... 저쪽에서도 정형외과이사직 던졌다면서요?
준혁, 들어오고...
민원장 : 왔어. 앉어... (필상에게) 그럼 두 카드가 맞붙는 거 잖아요.
유필상 : 우린 또 찔러준 게 있잖아.
민원장 : 그래도... 좀 찜찜해...형님, 오경환... 들이 받읍시다!
준혁 : (놀라) 아버님...
민원장 : (가만 있으라고 손 저으며) 형님, 그럽시다 우리...
유필상 : 글쎄... 그건 쉽진 않을 걸...
준혁 : 그렇잖아도 퇴근 길에 뵀는데... 선거는 하늘에 맡기라고 하셨어요.
민원장 : 그것도 조언이라고... 고약스럽기는...
준혁 : 아무튼 오교수님은 절대 안 됩니다. 아버님...
민원장 : 알았어... 알았어... (하면서도 필상과 눈빛을 나누는데...)
S#51. 오경환 집 앞
민원장 차가 와서 멈춰서고, 유필상이 떠밀리듯 내린다.
유필상... 곤란한 얼굴을 하는데...
민원장, 상자 하나를 던지듯 주고 빨리 들어가라고 재촉한다.
유필상... 어휴.. 하며 벨을 누르는데...
여자 : 누구세요?
필상 : 의대 동문회장 유필상이라고 합니다. 오경환 교수님 계십니까?
여자 : 잠시만요...
필상 : (민원장 쪽을 돌아보는데)
여자 : 저...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내일 병원으로 오시라는데요?
필상 : 죄송합니다만... 용건도 있고... 개인적으로 더 급한 용건도 있어서...다시 한 번만 말씀 드려주시죠...
여자 : 네...
유필상, 뒤쪽 차에 대고 손을 흔드는데 대문이 벌컥 열리면서 오경환이 나온다.
유필상, 놀래 인사하고...
필상 : 안녕하십니까? 저는 명인대학 의대 동문회장직을 맡고...
경환 : (자르고) 용건만 들읍시다.
필상 : 저... 좀 들어가서 말씀을 드리면 좋겠는데... 화장실도 급하고 해서...
오경환, 가만보다 돌아들어가고...
유필상, 안으로 들어가며 차를 향해 OK하고...
S#52. 오경환의 서재
오경환과 유필상, 앉은뱅이 책상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다.
유필상 : 내일 외과 과장 결선 투표가 있고 해서... 병원의 양심이라 불리우시는 오경환 교수님께
몇 말씀 드리려고 동문회를 대표해서 이렇게 늦은 시간에 결례를 범하게 됐습니다.
오경환 : (무표정) ...
유필상 : (눈치보다) 장준혁 교수가 상대 후보를 찾아가서 사퇴시키려 했다는 소리가 들려,
아니 신성한 과장 선거에서 그런 일은 말도 안된다...
오경환 : (자르고) 말끝마다 과장 선거, 과장 선거하는데.. 선거가 동문회에 어떤 관계라도 있습니까?
유필상 : (움찔, 이내) 저희 동문회에서는 선거에 간섭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공정하게 내일 결선이 치러지길 바라면서...
오경환 : (자르고) 간섭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닌 것 같은데요?
유필상 : (뜨끔) 저희는 다만 근거도 없는 루머 때문에 훌륭한 인재가 불이익을 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만약 장준혁 교수가 그런 소문 때문에 결선에서 떨어진다면... 말도 안 되겠죠.
오경환 : 고작 그 말씀을 하려고 오시다니... 동문회장직이 퍽 한가하신 모양입니다.
그만 일어나시죠. 화장실도 급하실텐데...(노려보고...)
유필상 : 아, 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건 저희들의 성의로...교수님께서 차를 좋아하신다길래...
(녹차상자를 올려놓는다)
오경환 : 지금 까지 하신 말 중에 가장 들을 만하네요. (하고 바로 포장지를 쭉쭉 찢는다)
유필상 : (당황) 나중에 보셔도 되는데... (하다) 요즘 아드님 일 때문에 심려가 많으시죠?
오경환, 찢다가 멈칫하고 째려보고 다시 찢어낸 뒤, 상자를 열면 돈이 가득하다.
유필상 : 별건 아니고 조그마한 저희들 성의로... (하는데)
오경환 : (벌떡 일어나 돈상자를 유필상에게 패대기 치며) 성의란 게 고작 돈이야!!
다른 교수들에겐 통했을 지 몰라도 나한텐 안 돼!! 교수회의는 아직 죽지 않았어!!!
유필상, 기겁을 하고 재빨리 돈을 상자에 넣고 후다닥 나오는데...
오경환 : 그건...
유필상 : (그대로 멈춰 목만 쏙 돌리는데)
오경환 : 다 읽고 빌려드리죠.
유필상, 손을 보면 상자 밑에 오경환의 책 하나를 들고 있다.
얼른, 책상에 올려놓고 줄행랑을 치는데...
오경환, 분한 얼굴을 하고...
S#53. 오경환의 집 앞
필상, 돈 상자를 들고 혼이 빠져 구르듯 달려 나온다...
필상, 차로 달려와 민원장이 앉아 있는 운전석에 막 타려고 하고...
민원장 떠밀면... 조수석으로 달려가 타고... 차 출발하는데...
S#54. 고속도로
달리는 준혁의 차...
창을 열고 운전하는 준혁... 휴대폰 계속 울리면 꺼내서 조수석으로 던져 버린다.
S#55. 준혁의 집 거실
수정, 홈쇼핑 틀어놓고, 어깨에 휴대폰 어깨에 끼고 앉아 잡지책 들척인다.
휴대폰 꺼져있단 메시지 들리면... 휴대폰 빼서 휙 던지려다... 혹시...하듯...메시지 남긴다.
수정 : 어디야? 왜 전화는 꺼 놔? 메시지 들으면 바로 전화 해.
(못 박듯) 병원에 없는 건 확인했어. 핑계 댈 생각 하지 마. (끊고)
S#56. 고속도로
준혁의 차가 어둠 속으로 빠져 가고....
S#57. 무균실
진주가 그린 그림이 창틀에 끼워져 있고...
도영이 안에서 진주에게 인터폰 대주고, 진주 모, 인터폰을 들고 진주와 대화한다.
진주 모 : (밝게) 진주야...
진주 : 엄...마...
진주 모 : ... 응... 엄마 여깄어...
진주 : 엄... 마...
진주 모 : 응...
진주 : 힘...들...어... 나...가...고 싶어...
진주 모 : (눈물 떨어지는데 얼른 닦으며) 선생님들이 안 아프게 해주실거야
착한 엄마 딸 ... 조금만 참아... 참을 수 있지...? 응? 엄마 봐...
진주 : 눈이...잘 안 떠져서... 엄마...가 잘 안 보...여... (눈이 감기는...)
진주 모 : 진주야... 엄마 보라구... 엄마 여기 있잖아... 진주야...?
진주 : (다시 눈 뜨지만 기운이 없어 껌뻑 껌뻑 하고...)
도영, 가슴이 아프고 ...
이때, 윤진, 마술사와 함께 들어온다...
S#58. 준혁 모의 집 일각
저 만치 엄마 집이 보이고...
준혁, 집이 가까워 오면 라이트 끄고, 소리 없이 천천히 다가와 선다.
차에서 내린 준혁, 집 안 일각으로 와 가만히 바라보면...
S#59. 준혁 모의 집
엄마, 마당을 왔다 갔다 하며 수돗가에 놓인 세수대야를 가셔서 한쪽에 잘 놓고... 주변 것들도 정리하듯 챙기고...
마루 쪽에 놓인 빗자루며 소쿠리 등에도 괜한 손길을 한번씩 주고는...마루 끝에 가만히 앉는데...
방에서 전화벨 소리 들리고... 엄마, 부지런한 걸음으로 방으로 들어간다.
엄마(E) : 네... 어쩐 일 이야... 이 밤에...?
S#60. 집 대문 앞
준혁, 전화하며 집 안으로 들어온다.
준혁 : 그냥... 뭐하고 계셨어요...?
엄마(F) : 하긴 뭘 해. 그냥 테레비 켜 놓구 앉았지 ...
준혁 : (말을 못하고) ... 주무시지 왜...?
엄마(F) : 졸다 깨다 했어. 이제 자야지...
준혁 : (전화기를 내리고 목소리를 듣는다)
엄마 : 일 있어 전화한 건 아니구?
준혁 : (전화기 대고) 아니... (다시 전화기 내리고)
엄마 : 어디... 밖이니?
준혁 : (전화기 대고) 병원 앞에 ... 바람 쐬러 나왔어요..
엄마 : 서울은 어떤지 몰라도 여긴 바람 차든데... 괜찮니 ...?
준혁 : ... 괜찮아 난... 다 괜찮아...(하다 전화에 대고) 알았어. 주무세요...
엄마 : 그래... 몸 챙겨가면서 일해... 들어가자... (끊고)
준혁, 전화기를 든 채로 손만 내리고 가만히 본다.
엄마, 가만히 앉아 있는 그림자가 보이고...
준혁, 역시 툇마루 끝에 가만히 앉는다...
댓돌 위에 놓인 엄마 신발을 물끄러미 보고...
S#61. 준혁의 차
준혁, 감정을 삼키 듯 입을 꾹 다물고 저벅 저벅 걸어와 차에 타고...
라이트 켜졌지만 움직이지 않는 차...
S#62. 준혁 모의 집
엄마, 옷을 여미면서 다시 나와 신발을 신으려다 보면 가지런히 돌려져 있는 신발...
엄마, 가만히 내려다보다 담장 밖으로 시선 보내는 눈에 눈물이 그렁하게 차는데...
S#63. 준혁의 차
준혁의 차... 천천히 움직이면서 사라진다...
S#64. 무균실
보호자실에서 마술사가 마술을 보여주고 있다.
진주 모, 윤진, 창가에 서서 보고 있다.
진주, 게슴츠레 눈을 뜨고 있고...
마술사, 열심히 마술 연기를 하는데...
서서히 감기는 진주의 눈...
바이탈 모니터를 확인하던 간호사, 인터폰으로 부르고...
마술사, 마술을 멈추고...
진주 모, 윤진, 표정이 굳는다.
도영, 응급처치를 하는데... 은혜, 다른 간호사 뛰어 들어오고...
창에 비친 진주 모, 마술사, 윤진...
도영, 표정이 굳어버리고...
바닷가에 있는 엄마와 자신의 모습을 채 완성하지 못한 그림 한 장이 떨어지는데...
S#65. 병원 테라스
도영, 문을 열며 뛰쳐나와 눈물을 삼키는데...결국, 눈물이 떨어지고...
도영, 자괴감에 괴로워하는데...
윤진, 천천히 다가오고...
도영, 결국 쪼그리고 앉으며 힘들어하는데...
윤진, 그렁한 눈으로 보고... 머뭇거리다... 가만히 어깨에 손을 올려 위로하고...
S#66. 희재의 집 거실
준혁, 소파에 앉아 넥타이를 풀어 제치고... 등을 기댄다...
희재, 가만히 내려다보고...
희재 : 뭘 드릴까요? 손님?
준혁 : (피식 웃고)
희재 : (빤히 본다)
준혁 : 피곤해서 그래...
희재 : 이제 거짓말까지...?
준혁 : (보면)
희재 : 내일이 결전의 날이시라... 긴장하신 거 같은데...?
준혁 : 알면 슬쩍 넘어가 좀...
희재 : 어디 교회나 성당... 아님 절이라도 가서 밤새 기도해야는 거 아냐?
준혁 : (픽 웃고) 맥주나 줘.
희재 : (꼬냑을 꺼내 따라준다)
준혁 : 맥주 달라니까?
희재 : 독한 거 마셔. (자신의 잔을 드는데...)
준혁 : (가만보다) 내가 약해진 거 같애?
희재 : 음... 아주 조금... 내 눈에만 띨 만큼.
준혁 : 잘못 봤어. 끄떡없어... 난... (술을 쭉 마신다)
S#67. 호텔 룸
민국, 창밖을 내다보며 위스키 한 잔을 마시는데...
INS) 병원 전경 (아침)
오경환 : (E) 외과 과장 선출을 위한 결선에 들어가겠습니다.
S#68. 대회의실
화이트보드에 "명인의과대학병원 차기 외과 과장 선거" 적혀있고...
밑으로 장준혁과 노민국의 이름 적혀있다.
오경환, 꼿꼿하게 서 있고...
교수진들 제각기 무거운 표정으로 앉아 있는 앞으로 사무장, 돌아가면서 투표용지를 나눠주고 있다...
S#69. 수술실 앞 복도
준혁, 건하와 민승, 동일과 수술실로 향하고...
맞은편에서 주완과 다른 의국원들 수술실로 걸어오다 마주치고...
준혁과 주완, 강하게 마주보고... 수술실로 나뉘어 들어가는데...
S#70. 대회의실
사무장 외 진행 2명이 문과 화이트보드 앞에 각각 서 있다.
오경환 : 먼저 투표에 앞서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용길 : (긴장하고) ...
오경환 : 저는 이번처럼 적어도 국립대학에서 있을 수 없는 부정과 기만이 판치는 이런 선거는 일찍이 본 적이 없습니다.
입에 담는 것조차 수치스러워서 구체적인 예까지는 들지 않겠습니다. 따라서 여기 계신 분들은 이 교수 협의회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엄정한 투표로 증명해 주시길 선거 위원장으로서 간곡하게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유정진, 박창식 등등... 무슨 소리인가 살피고...
하익현, 용길을 보면...
용길 : 위원장님께서 예사롭지 않은 발언을 하셨는데요. 제가 아는 한 그런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혹시 교수 협의회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사사로운 일을 가지고 오해를 하는 게 아닌가...
오경환 : 일일이 예를 들어 드리면 되겠습니까?
용길 : 아, 뭐 꼭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위원장님께서도 결선 투표라 그런지 좀 예민해 지신 것 같네요.
좀 전의 말씀은 공정한 결선 투표를 하라는 훈시로 다들 받아 들이셨을테니까... 투표에 들어가시죠.
오경환 : (노려보면) ...
용길 : (외면하고) ...
오경환, 천천히 펜을 들어 자신의 투표 용지에 기표를 하는데...
그에 따라 교수진들... 하나 둘 펜을 들고...
용길과 하익현, 눈빛을 교환하고... 박창식 파를 보는데...
박창식, 얼른 기표하는 척 하고... 나머지 파들도 고개를 숙이는데...
유정진, 두 파를 관찰하고... 펜을 들고 기표를 하는데...
S#71. 몽타주
준혁, 수술에 열중하고 있고...
주완, 수술에 열중하고 있고...
민국, 헬스장 러닝머신 위를 천천히 걷고...
사무장, 투표함을 들고 각 교수들을 지나며 담아내다 용길 앞에 다다르고...
용길, 표 넣고... 사무장, 함을 가지고 오경환 앞으로 가면...
오경환, 자신의 표를 드는데... 용길과 하익현, 유정진... 뚫어져라 보고... 오경환, 투표를 하고...
S#72. 대회의실
오경환 : 지금부터 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사무장, 투표함을 열쇠로 열어 뚜껑을 여는데...
오경환, 교수진들을 한 번 쭉 둘러보고 나서... 표 한 장을 꺼내 보이며...
오경환 : 노민국...
유정진, 끄덕이고... 하익현, 표정 관리 안 되는데... 용길, 무표정하고...
S#73. 몽타주
오경환 : (E) 노민국
민국, 러닝머신 위에서 빠른 걸음을 걷는데...
오경환 : (E) 장준혁... 장준혁...
장준혁, 수술하고...
오경환 : (E) 노민국... 노민국...
주완, 민국의 프로필을 감추기 위해 병원 안을 달려가던 장면 보이고...
오경환 : (E) 노민국... 노민국...
준혁, 민국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 보이고...
화이트보드에 노민국의 이름에 획이 두 개 연속으로 그려지고...
오경환 : (E) 장준혁... 노민국...
노민국과 준혁의 얼굴이 잡히면서...
준혁과 노민국, 수술 배틀하던 장면이 보여 지고...
오경환 : (E) 장준혁... 장준혁... 장준혁...
민국,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장면 보여 지고...
준혁, 손놀림을 빨리하는 모습 보여 지고...
오경환 : (E) 장준혁... 노민국...
주완, 민국의 호텔에서 당하는 수모의 장면 보여 지고...
화이트보드 장준혁의 이름 밑에 획이 세 개 연속으로 그려진다.
오경환, 표를 꺼내서 열어본 후, 노민국의 이름이 씌여진 용지를 내보이고...
유정진, 고개를 끄덕이는데...
오경환 : (E) 노민국... 장준혁...
주완의 앞에서 준혁이 민국의 파일을 들어 보이는 장면 나오고...
용길과 하익현, 표정을 감추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오경환, 표를 꺼내서 발표한다.
오경환 : 장준혁
박창식, 누구를 찍었는지 도저히 표정을 읽을 수 없다.
오경환 : (E) 노민국
노민국, 땀에 흠뻑 젖어 달리는 모습이 보여지고...
준혁, 땀에 수술 가운이 젖은 채 수술에 열중하고...
오경환 : (E) 장준혁... 노민국...
준혁, 손놀림이 빨라지고...
민국, 달리는 속도가 빨라지는데...
S#74. 대회의실
화이트보드, 장준혁, 노민국 이름 옆으로 똑같이 14표가 적혀 있고...
오경환, 표를 한 장 꺼내 드는데...
용길, 표정 변화 없이 정면만... 박창식... 알듯 모를 듯한 표정으로 직시하고...
하익현... 유정진...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데...
S#75. 수술실
수술을 끝낸 준혁, 글러브와 모자를 벗으며... 그제야 시계를 올려다보고 나오는데...
맞은 편, 수술실에서 수술 중인 주완, 쓱 돌아보다 준혁과 눈 마주치고...
준혁, 목례만 하고 돌아서는데... 각오를 단단히 한 표정을 보이고...
S#76. 대회의실
오경환으로 인해 화이트보드가 가려진 상태... 오경환... 표 한 장을 꺼내고...
오경환 : 마지막입니다.
다들 긴장하는데...
S#77. 복도
준혁, 아웃가운을 입은 모습으로 긴장한 표정을 짓고 걷는데...
S#78. 용길의 교수실
용길, 앉아 있는데... 준혁, 들어온다.
용길,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일어서고... 준혁, 떨리는데...
용길 :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총투표 인원 30명 중 결원없이 모두 투표했으며... 기권, 무효표도 없었습니다.
명인의과대학 차기 외과과장 선거 투표 결과는 총 30표 중 준혁 후보 16표, 노민국 후보 14표...
두 표 차이로 장준혁 후보가 차기 외과과장으로 선출 됐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준혁 : (울컥하고... 애써 누르며) 소중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인사하고)
용길 : (손 내밀며) 수고 많았어. 축하해.
준혁 ; (악수하며) 감사합니다. 부원장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용길 ; (끄덕여주는데...)
준혁 : (기쁨으로 벅찬 얼굴을 하고...)
S#79. 주완의 교수실
주완, 절망스런 얼굴로 들어와 자리에 털썩 앉고...
주먹을 움켜쥐고... 입을 꾹 다물며... 눈을 질끈 감고 의자에 기댄다...
S#80. 의국
준혁, 의국원들을 쭉 앞에 세워 놓고 있고...
의국원들 : 축하드립니다.
준혁 : 다들 고맙고... 나와 함께 새롭게 외과를 끌고 가자는 의미로 라인업 발표하겠다. 홍상일 선생을 부교수로,
박건하 선생을 임상강사로, 함민승 선생을 의국장로 해서 우리 외과를 더욱 발전시키고자한다.
물론 나머지 의국원 모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돌아갈 것이다.
다들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의국원들 : 네. 알겠습니다. (하고... 풀어진듯) 축하드립다... 축하드립니다...
준혁, 끄덕이며 악수하고... 다독이고...하는데...
S#81. 민원장실
민원장, 유필상과 악수하고... 즐거워하다 필상을 번쩍 안아주고...
S#82. 주완의 교수실
주완,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전화를 거는데...
S#83. 호텔 룸
민국, 창밖을 내다보며 전화 받고 있다.
주완(F) : 노교수... 미안하게 됐네...
민국 : (가만히)
주완(F) : 두표... 딱 두표 차이로... 노교수를 모실 수 없게 됐어요...
민국 : ...
주완(F) : 그동안 맘고생 했을텐데... (하는데)
민국 : 아닙니다. 여러 가지로 걱정을 끼쳤습니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끊고)
민국, 담담한 표정으로 밖을 바라보다... 전화기를 보는데...
S#84. 준혁의 교수실
준혁, 기분 좋은 얼굴로 들어오는데 책상 위 전화 울리고...
준혁 : (받고) 네.
민국(F) : 노민국입니다.
준혁 : (놀라는) 네...
민국(F) : 축하드립니다. 진심으로...
준혁 : ... 감사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 찾아뵀던 일은...
민국(F) : (자르고) 충분히 이해합니다.
준혁 : 고맙습니다...
S#85. 일식집
우용길, 민원장, 유필상, 하익현, 박창식 모여 술판을 벌이고 있는데...
민원장 : 오늘 이 민충식이의 끝을 보여드릴 테니까 맘껏, 맘껏 드세요.
이게 다 여기 계신 분들께서 발로 뛰어주신 덕분 아닙니까?
유필상 : 당연하지. 정말 일한 맛 나네... (용길의 어깨를 두르며) 좋지, 좋지...
용길 : (웃지도 않고) 니 사위야...?
유필상 : 야, 좋은 날 왜 그래?
민원장 : 부원장님, 저한테 아직 화가 덜 풀리신 모양입니다...자, 다 잊으시고... 제 술 한 잔 받으세요. (술 따르고)
우용길 : 담아 둘 거리가 아니면 곧 잊는 편입니다. 전... (잔 내민다)
민원장 : (으이구...하며 따르는데)
박창식 : 저... 약속했던 7표가 나오지 못한 점이 아무래도 걸려서... (옆에 둔 작은 봉투 올리고) 새나간 두 세표의 몫은
돌려 드리는 게 도리같습니다... (봉투 쓱 밀고)
민원장 : 아이구... 또 왜 이러십니까... (하며 미는데)
우용길 ; 박과장님... 그건 연구비 명목으로 드린 거라 생각하시죠 뭐.
전부도 아니고 일부를 돌려준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하며 지그시 보고)
유필상 : 그래... 그래... 한 표면 어떻고 두 표 차면 어때... 이겼음 됐지...(둘러보며) 안 그렇습니까 들?
하는데... 준혁, 들어온다.
민원장, 벌떡 일어나 "아이구 장한 내 사위..."하며 뽀뽀하고 난리다... 준혁, 억지로 웃고...
민원장 : 자자... 축하주 한 잔 해야지... (술 따라주고)
유필상 : 그래, 과장 된 기분이 어때?
준혁 : 아직... 얼떨떨합니다... 저 때문에 모두 애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원장 : 그럼, 이제는 자네가 갚으면서 살아야지... (용길쪽으로 눈치주고)
준혁 : 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부원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우용길 : 내가 뭘... 자네가 인복이 많은 거지... (씩 웃는데...)
S#86. 학교 현관 앞
차가 대기 해 있고, 오남기 전화에 대고...
오남기 : 누구한테도 져 본 역사가 없는 제 인생에 이과장님이 큰 획을 그어주셨군요.
이것으로 이과장님과 전 더 이상 사적으로 뵐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탁 끊고, 차에 타고)
S#87. 다른 일식집 룸
혼자 있는 주완, 전화를 내리고... 술만 연거푸 마시는데...
유정진, 급한 걸음으로 들어와 앉고.
유정진 : (주완의 잔을 잡으며) 마음은 알겠지만... 과장님 천천히 드십쇼.
주완 : (잔 내리고...)
유정진 : 죄송합니다. 제가 참모 역할만 잘했어도...
주완 : 아닙니다. 이제와 누구 탓이라니... 그러지 맙시다.
유정진 : 근데... 어떻게 표가 그렇게 나올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박창식과장께서 분명 약속을 하셨는데 말이죠...
주완 : (끄덕이고)
유정진 : 급한 수술이 있으시다고 끝나는 대로 이리로... (하는데...)
문 열리며, 박창식 들어와 앉고.
유정진, 말하려는데...
박창식 ; (선수쳐서) 이번 일은 정말 분하게 됐습니다. 저희 그룹만 협력하면 승리는 틀림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단 두 표차로 질 수가 있습니까? 유과장님 어떻게 된 겁니까? 이게?
유정진 : (기막혀) 내가 묻고 싶은 말입니다.
박창식 : 아니, 참모께서 모르시면 누가 압니까?
유정진 : 그럼, 14표란 결과가 박과장님이 약속하신 7표가 다 모인 숫잡니까?
박창식 ; 피부과하고 소아과는 아무리 설득을 해도 장준혁을 지지 하겠다길래... 그러시라 했습니다.
왜냐, 그래도 나머지 5표가 있으니 1차 때 받은 11표에 5표 더하면 16. 아, 되겠구나 했단 말입니다.
유정진 : (그럴 듯하고...) 그럼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박창식 : 혹시... 확신했던 11표가 장준혁 쪽 공작으로 흔들린 거 아닐까요?
이주완 : 됐습니다. 그만들 하세요. 두 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박창식 : (쓱 눈치보다)... 일은 이렇게 아쉽게 됐지만 약속하셨던...정형외과 이사직은 책임을 져 주셨으면 합니다.
이주완, 유정진... 어이없어 보는데...
박창식, 술을 쭉 마시고...생각에 빠지는데...
S#88. 와인 바
준혁, 바에 앉아 맥주 몇 병을 마신 상태.
희재, 맥주를 더 가져와 놓고 옆에 앉는데...
준혁 : 됐어. 오늘은 그만 들어가 봐야 될 거 같애.
희재 : (섭섭한) 외과과장 사모님께서 기다리셔서?
준혁 : (가만 보는데...)
희재 : 농담이야. 들어가...
준혁 : (옷 챙겨 들고) 안 하던 짓 하지 마.
희재 : (보면)
준혁 : 너한테 안 어울려. 내일 집으로 갈게 (볼을 쓱 만져주고 나간다)
희재 : (볼에 가만히 손을 대고...)
S#89. 주완의 집 거실
주완, 기력이 빠진 모습으로 들어서면...
소파에 머리 싸매고 누웠던 주완 처 벌떡 일어나다... 허리 붙잡고...
주완, 소파에 털썩 앉는데...
주완 처 : 이제 어떡할 거예요...
주완 : (기대고 가만히...) 복마전 같은 선거판은 나 같은 사람이 기웃거릴 곳이 아니었어...
주완 처 : 앞으로 그 잘난 척할 꼴들을 눈 뜨고 어떻게 봐... 못 살아... 내가...
그나저나 당신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예요? (짜증이 섞인) 퇴임 후에 갈 곳은 걱정 안 해도 되는 거냐구요..?
주완 : (머뭇) 잘... 되겠지... (한숨 뱉어내며... 눈 감고...)
S#90. 준혁의 거실
준혁, 안으로 들어오는데 깜깜하다... 어리둥절한...
준혁 : 자기야...? 수정아...? (하는데)
불이 확 켜지면서...
수정, 이쁘게 화장하고 차려 입은 모습으로 냅다 달려와 펄쩍 안긴다...
수정 : 자기야... 축하해...
준혁 : 고마워...
수정 : 나 이제 과장사모님 된 거야?
준혁 : 내가 과장된 게 좋은 게 아니라 자기가 사모님 된 게 좋은 거였어?
수정 : 그게 그거지. 아무튼... 우리 신랑 이뻐 죽겠어... (얼굴 감싸고 입에 찐하게 키스해준다)
INS) 병원 전경 (아침)
S#91. 너스 스테이션
동일, 의국원, 간호사들 일하는데...
미라 : (섭섭한) 이과장님 오늘로 마지막이시라는 게 믿기지가 않네요...
동일 : 저도 섭섭해요... (시계보고) 오실 시간 됐어요.
미라 : (의료진들에게) 회진 준비해주세요.
준혁, 상일, 건하, 민승과 함께 오면 나머지 의료진들 나와서 도열하고...
엘리베이터 열리면서 주완 내리고... 다가온다.
주완, 심정을 감춘 채 웃어 보이며...
주완 : 이제 마지막 회진이군...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난 거 같애...
준혁 : 그동안 많이 배웠습니다.
주완 : (끄덕여주고...) 자... 시작하지...
주완, 병동으로 발을 옮기는데...
주완을 필두로 선 외과팀의 거대한 행렬이 이어지고...
S#92. 납골당
진주의 영정 사진이 들어가 있는 납골함이 보이고...
도영과 윤진이 나란히 서서 가만히 보고 있다...
도영, 주머니에서 진주가 보냈던 카드를 꺼내 펼쳐보고... 슬픔을 누르며 카드를 납골함에 넣는다...
결국 돌아 나가버리는데...
윤진, 그 모습을 아프게 보고...
S#93. 납골 공원
벤치에 나란히 앉은 도영과 윤진.
윤진 : 오늘은... 하늘이 눈치도 없이 너무 맑네요... 눈이 부시게...
도영 : 진주가 맑은 아이라서 그럴거예요...
윤진 : (그렁해져서 끄덕이는...)
도영 : 머리 기르고 싶다고 했는데...
윤진 : 진주도 알거예요. 최선을 다해주신 거... 같이 아파해주셨던 거... 다...
도영 : (아니라고 고개 젓는데...)
윤진 : 선생님같은 분이 한 분만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도영 : (보는데...)
윤진 : (담담하게) 같이 아파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잖아요...(하고 시선을 돌리는데...)
도영 : (잠시 생각하다... 의미 두지 않는 듯 먼 곳에 시선 주는데...)
윤진 : (다시 도영을 돌아보는데...)
S#94. 너스 스테이션
총 회진이 끝나고 복도를 따라 오는 주완 팀...
스테이션 앞에 다다르고... 주완, 돌아본다...
주완 : 그동안 모두 수고 많았어...
준혁 :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완 : 장교수... 우리 외과... 잘 이끌어갈 거라 믿어. (애써) 자... 난 그럼... (돌아서는데)
준혁을 필두로 의료진들 큰 소리로 "수고하셨습니다." 한다.
주완... 걷다 멈칫하지만... 다시 유유히 걸어가는데...
준혁,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S#95. 주완의 교수실
주완, 힘없는 걸음으로 들어와 방을 쭉 돌아보는데...
건하와 민승, 동일이 상자들을 들고 들어온다.
주완 : ...?
건하 : 장교수님께서 짐 싸시는 거 도와드리라고해서요
주완 : (감정을 누르고) 뒤 늦게 참 배려 많이 하는군...
건하, 민승 ; (눈치주고 받는데)
동일 : (눈치없이) 책부터 정리할까요?
주완 : 그냥 놔두고 가서 일들 봐. 내가 보면서 분류해야 될 자료들도 있고 해서...
동일, 멍한데... 건하, 민승을 툭치고 나가고... 민승, 동일을 잡아 끌고 나간다...
주완, 가만히 방을 둘러보는데... 명패에 눈이 머문다...
"외과과장 이주완"
주완, 초로하게 쪼그리고 앉아 천천히 짐을 싸는데...
INS) 날이 바뀌는... 병원 전경 (아침)
S#96. 병원 현관 앞
기사가 운전하는 준혁의 차가 와서 멈춰서고...
준혁, 내려서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병원을 올려다보고...
당당한 걸음을 내딛으며 안으로 들어가는데...
S#97. 준혁의 교수실 앞
준혁, 당당하게 걸어오다 문 앞에 다다라 가만히 보면...
"외과과장 장준혁 교수실"
준혁, 뿌듯하고...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S#98. 내과외래
도영, CT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고...
환자복을 입은 순일과 순일 처 초조한 얼굴인데...
도영, 미심쩍고... 애써 순일과 순일 처에게 미소 보이다...이내 의심스러운 눈으로 필름을 보는데...
S#99. 준혁의 교수실 안
준혁, 가운을 입고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걸 내려다보고...
넓은 책상 앞에 놓인 명패... "외과과장 장준혁" 뿌듯하게 보는데...
노크소리 나고...
준혁 : 네.
도영 : (필름 들고 들어와) 인사가 늦었지. 축하한다. (손 내밀고)
준혁 : (악수하며) 진심이지?
도영 : (씩 웃는)
준혁 : 너도 곧 이 자리에 올 거야. 너라면 충분해.
도영 : 너 하나로 됐어... (말 돌린다) 참, CT 좀 봐 줘.
준혁 : (질린다) 축하는 핑계였지?
도영 : 아니야...(하고 필름 꺼내며) 이 환자 아무래도 췌장 쪽이... (하는데)
노크소리 나고...
상일과 건하, 민승, 동일이 쭉 들어온다.
상일 : 과장님, 첫 회진 모시러 왔습니다.
준혁 : (감격해서) 응. (도영을 보는데...)
도영 : (끄덕여주고...)
준혁 : (고맙다는 미소 보이고... 나가는데...)
준혁의 일행 나가고...
도영, 필름을 다시 넣고 방을 나가고...
S#100. 너스 스테이션
미라, 병동 복도를 다니며 "회진 준비해주세요..." 하고...
의료진들 하나 둘 나와 스테이션 앞에 서는데...
엘리베이터 열리면서 준혁, 상일, 건하, 민승, 동일 내리고...
준혁을 필두로 회진이 시작된다...
준혁,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걷는데...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