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화산(華山)
1)
하화(夏華)의 뿌리인즉 기세도 당당한데
영걸이 아니 올라 아쉬움이 더하건만
낙안일출(落雁日出) 연화방창(蓮花方暢)에 타국 길손 지화자
2)
함양(咸陽) 땅 굽어보며 천하 산을 아우른다
기봉(奇峯)은 험준무비(險峻無比) 창룡(蒼龍)마저 서렸거늘
십오야(十五夜) 검객섬광(劍客閃光)은 오악지관(五嶽之冠) 가르네
3)
남천문(南天門) 장공잔도(長空棧道) 노을에 타오르고
동봉(東峯) 밑 계자번신(鷄子飜身) 장송 홀로 빼었어도
표표(飄飄)한 황토바람에 관중일경(關中一景) 처연타
* 하화; 중국의 옛 이름.
* 영걸; 이 산은 역대 제왕이 많이 올랐으나, 진작 땅 주인인 진시황은 오르지 못했다.
* 함양;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秦)나라 수도로, 지금의 서안(西安) 일대이다. 우리나라 경남 햠양도 이 지명에서 따왔다.
* 주봉인 남봉(南峰, 2,160m)은 '기러기가 내려 앉는' 형상이라 낙안봉(落雁峰)으로 부르며, 해돋이가 유명하다.
* 서봉(2,080m)은 마치 '연꽃이 활짝 핀 것'과 같다 하여, 연화봉(蓮花峰)이라 부른다. 낙조가 곱다.
* 창룡령(蒼龍岭); 화산 봉우리를 오르려면, 꼭 이 곳을 경유해야 하는데, '푸른 용의 등'처름 새긴 암릉길이다. 쇠줄이 걸려있지만, 경사가 심해 땀깨나 흘려야 한다.
* 오악지관; 화산은 흰 화강임이 주류를 이루는 험준하면서도 참 아름다운 바위산이다. 중국 오악인 북악 항산(또는 상산), 남악 형산, 동악 태산, 서악 화산, 중악 숭산 중, 으뜸(머리)에 해당해 그리 부른다. '황하문명의 발상'을 상징하는 산이기도 하다. 이 산은 예부터 도교와, 검객으로도 유명하다(화산파)
* 남천문 장공잔도; 도교를 숭상하는 암굴(남천문)로 통하는 남쪽의 수직절벽이다. 지금은 철제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 동봉(2,100m) 밑에 험하고 미려한 단일 암봉이 하나 있는데, 그 모양이 꼭 '병아리가 뛰어올라 하늘로 날아 오르는 형국'이라 '계자번신'이라 부른다. 그 바위 위로 잘 생긴 소나무가 한 그루 있어 운치를 더한다.
* 창룡령 지나 등로(登路) 왼편에 흡사 신선이 손바닥으로 바위를 찍은 것처럼 보이는 이른바, '선장(仙掌) 바위'는 중국의 '관중팔경' 중, 단연 제1경이다.
* 졸저 세계 산악시조제1집 『산정만리』에서(2004.3.10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