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을 한결같이 해야 한다***
내가 예전에 선원에 있을 때의 일이다. 그 때 방장 화상이
대중에게 말하기를
"오늘은 중원일(中元日)이니, 우란분재를 지내도록 해야 한다"
하였다. 나는 공양을 올릴 것으로 생각햇으나, 잠시 후에 보니
공양을 올리지 않고 다만 염불을 3일 동안 할 뿐이다.
또 들으니, 예전에 어떤 원주가 관사(官司)에 구금을 당한 일이
잇었는데,당중(堂中)에 제일좌가 대중을 모으고 그를 구호하러
하면서, 대중은 누구나 경을 지송하리라고 생각했으나, 역시
큰 소리로 염불하게 할 뿐이었다 한다. 이 두가지 일은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이었으나, 대인의 계략이 있어서 였을 것이니 참으로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염불을 한결같이 닦아야 한다.
심지어 수명을 빌기 위해서는 [약사경]을 외다가, 업장을 풀기
위해서는 [양황참]을 읽고, 액난을 면하기 위해서는
[소재주(消災呪)]를 외고, 지혜를 구하기 위해서는 [관음문]을
읽으면서 전에 하던 염불은 꽁꽁 묶어 높은 다락 속에 쳐넣어
두고 아무 짝에도 쓸데 없는 양 한다.
저 부처님의 수명은 무량하시거든, 하물며 백년의 수명이랴.
저 부처님을 생각하면 능히 80억 겁의 생사중죄를 면할 수
있거든, 하물며 목전의 업장이나액난이랴, 저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나는 지혜의 광명으로써 널리 무량한 세계를 비춘다"
하셨거든, 하물며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지혜 따위랴.
아가타약(阿伽陀藥)이 만병을 다스리건만 마음이 변덕하여 믿고
따르려하지 않으니,
신성(神聖)의 교묘한 솜씨인들 이를 어찌 하겠는가.
- 운서주굉 스님 -
'정림사랑방'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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