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상수도의 대변혁 큰 그림 그린다
교동연륙교 부실공사 적발한 박노열 급수부장
관망관리 강화와 스마트 상수도 도입
인천시 상수도본부에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이 배치되어 기초설계를 하고 있다.
박영길 본부장의 낙점으로 지난 1월 초 부임한 박노열 급수부장은 퇴색되고 정체된 인천 상수도를 위해 관망관리의 혁신적인 미래를 재설계하고 있다.
감각과 소통능력이 강하면서 전문성을 지녔던 인천 상수도의 전임 이경석 급수부장(현 극동건설 인천지사장)과 절친한 공직 선후배 관계를 지닌 사이다.
박노열 급수부장은 이경석 지사장과 인천시의 기술 분야 감사역을 한 인물이다.
상수도본부에 직접 근무한 경력은 없지만 감사시절 상수도분야를 비롯한 인천시의 대형건설 사업에 예리한 감사로 예산절감과 시공사들에게는 전문기술자적인 인사로 조명된 인물이다.
지금도 공무원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사건으로는 길이 2.11km의 교동대교와 다리 양쪽의 접속 도로 1.33km를 합쳐 총 3.44km로 9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어 2014년 7월 1일 정식 개통한 교동대교(喬桐大橋) 사건이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도(교동면 봉소리)와 강화도(양사면 인화리)를 연결하는 다리로 교동연륙교라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다리를 건널 때 헌병초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하는 곳은 임진강 다리와 이곳 강화 교동연륙교뿐이다
2008년 9월 25일 대우건설 등 4개 건설사가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로 착공하여 당초 2012년 말 개통할 계획이었으나 2011년 갯벌에 설치된 기초말뚝(길이 40m, 800mm 관) 두 곳이 전도되어 공사가 지연되었고 기초 말뚝 인양 후 재시공한 이후 예정보다 2년이나 늦은 2014년 7월 1일 정식 개통됐다.
강화 본도와 교동도를 연결하는 교동연륙교 공사 현장에서 중앙부에 설치된 사장교 기초 말뚝이 전도된 데 이어 또다시 기초말뚝 전도사고가 발생, 연륙교 공사가 총체적 부실공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건이 불거졌다.
전도된 기초말뚝은 원형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4개의 기둥이 한 쌍으로, 기둥 한 개의 지름이 1.8m, 높이 36m, 암반층 3.6m로 이들 4개의 기둥을 바탕으로 교각과 연결되는 본 기둥이 세워지도록 설계되었다.
강화군과 시행사는 21번 기초말뚝의 경우, 타설된 콘크리트가 생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양의 폭우와 팔당댐 방류로 인해 강한 급류가 흐르는 과정에서 전도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지만 설계단계에서의 외력 하중에 대한 검증 부실과 공사과정에서의 부실 때문에 전도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시행사 측은 시공된 말뚝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위해 대내외적인 공신력을 확 보하기 위해 한국구조물진단유지관리 공학회에 의뢰해 안전성을 평가했다.
첨예한 대립과 바다 수중에 있는 구조물에 대한 진단은 매우 어렵고 상당한 공학적 모델링이 필요하다.
시행사 측은 진단보고서를 제시하면서 홍수로 인한 재해영향이 크므로 재시공과 보강공사에 드는 비용 약 200억 원을 발주청에 요구했다.
인천시는 꼼짝없이 청구한 200억 원을 추가로 시행사에게 줘야 할 판이었다.
박노열 급수부장은(당시 감사실 근무) 연륙교 건설현장 원인조사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보고서 중에 ≺시뮬레이션 결과: 홍수 시에는 남향류인 낙조류가 강화되지만 강화된 낙조류 유속이 비 홍수시의 창조류보다 약하게 나타났다.≻라는 문장에 주목했다.
구조물 전문용어로써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은 박 부장은 제3의 전문가들에게 재해석을 요구했다.
풀이하면 ≼홍수 시에는 남향류인 썰물유속이 강화되지만 강화된 썰물유속이 비 홍수시의 밀물유속보다도 약하게 나타났다.≽라는 뜻이었다.
흔히 하천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홍수 시 강력한 유속의 증가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홍수 시에서도 기존보다 오히려 유속이 늦다는 것은 당초 설계당시의 예측이 잘못했다는 증거였다.
감사팀은 사장교 2개 주탑에 각 6개씩 시공된 콘크리트 말뚝에 대해 시공자료 및 수심측량 등을 비교 분석하고 설계 및 시공 부실 등으로 인해 일부 말뚝은 풍화암 1m 아래부터 있어야 하는 직경 2.35m 말뚝이 수중에 노출돼 있고 설계상 기둥과 풍화 암층이 접하는 면을 기준으로 상부 일부와 하부에 2개의 철근이 겹치는 것으로 돼 있지만, 1개의 철근으로 시공된 사실도 확인했다.
즉, 사고의 원인은 시공사가 주장하는 홍수가 아닌 부실설계ㆍ시공으로 재시공과 보강공사를 지시하고, 안정성 재검토를 발주청에 요구했으며 200억 원의 청구비용도 시행사가 자체 부담하기로 하고, 안정성 검증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1개 교량에 대해서도 보강설계를 진행했다.
난해하고 어려운 바다 속 지중물에 대한 원인조사를 왜 강행했냐는 질문에 박노열 부장은 ‘자존심이었다. 전문가들과 시공사 측은 공무원 당신들이 무엇을 아느냐. 원인을 밝히려면 밝혀보라는 식으로 무시하는 모습에서 격분과 분노 그리고 토목 전공자로서의 자존심이 발휘되었다.’라고 말한다.
그냥 접어두고 시공사 측의 편에 서서 사업을 속행해도 그만인 강화 교동연륙교 붕괴사고는 감사기법 연구나 해안구조물에 대한 새로운 선행연구적인 가치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제 박노열 부장은 8년의 세월을 보내고 올 초 상수도본부 급수부장으로 돌아와 지난해 곤욕을 치른 인천시 상수도의 자존심을 걸고 혁신적 전환을 위해 설계를 하고 있다.
(환경경영 신문/서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