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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교수가 B형간염보유자라서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그럼 이명박 대통령은?? |
드디어 1년 여 전부터 예상했던 기사가 났습니다. 안철수 교수가 B형간염보유자라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안철수씨가 B형간염보유자라는 것은 별로 특별한 비밀이 아닙니다. 90년대부터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 되었고 안철수 교수도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도 밝힌바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간전문의들도 대부분도 알고 있습니다. 안철수 교수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면 어느 순간 반대 쪽에서 이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고 저라면 선거 운동 기간에 터뜨리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야 보다 효과적일 것이고 반박할 겨를이 없을테니까요. 그래서 생각에 제가 미리 말해 김을 뺄까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대선을 4개월 가까이 앞둔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오히려 잘 된 일입니다. 차분히 논리적으로 생각할 시간이 있으니까요. 안철수 교수는 자신이 B형간염보유자라는 것을 숨겼나 오늘 조갑제닷컴에 올라온 글 중 하나입니다. "안철수 대선출마, 건강문제가 관건이었다"-"安 원장이 극도로 드러내기 꺼리는 소재"... <일요신문> 최신호 보도. 조갑제닷컴. 2012-0-3. 조갑제닷컴의 이 기사는 안철수 교수가 자신의 건강을 숨기고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또다른 기사에 나온 안철수 교수가 B형간염보유자라는 내용은 모두 기존 언론의 보도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여러 차례 보도된 내용을 안철수 교수가 숨길 수도 없고, 숨길리도 없겠지요. "안철수 건강상태, 대통령직 수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건 중 하나". 조갑제닷컴. 2012-9-3. 인용한 몇몇 기사의 원문들입니다.
기사 중 건강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볼까요?
2002년 다시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기사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사는 병력을 간략하고, 정확하지 않게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 기사는 투병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보도한 기자도 의사(의학전문기자)입니다. 모 인터넷 카페에 올려진 글인데 원문은 찾을 수가 없네요.
안철수 원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신의 건강상태를 말하는 것을 별로 꺼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꺼린다면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하지 않았겠죠. 더군다나 매우 공개적으로 건강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안철수 교수는 2004년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 명사특강이라는 형식의 강의를 했습니다. 안철수 교수가 자신의 전공분야와 전혀 상관이 없는 대한간학회 학술대회에서 강의를 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죠. 개인적인 이유가 아니었으면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날 강의 슬라이드는 초록집에 실려 지금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10차 춘계 학술대회 초록집 : 명사특강 ; 안철수 연구소의 사례로 본 한국 벤처기업의 성장과정. 안철수. 대한간학회. 보시다시피 네 번째 슬라이드에 ‘건강의 적신호’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간전문의들 수 백명 앞에서 발표하는데 자신의 건강을 숨기려고 했다거나 ‘안 원장이 극도로 드러내기를 꺼리는 소재’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B형간염보유자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는가 조갑제닷컴은 함께 올린 글들을 통해 안철수 교수의 건강이 매우 우려스럽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조갑제닷컴이 놓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건강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책 “신화는 없다”에서 자신의 B형간염 투병 내용을 적고 있습니다(2008년판 263쪽 ‘만성간염과 싸우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 사장이던 1977년 11월 말 극심한 피로감을 느껴 병원을 찾았는데 간염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1978년 2월 24일 서울대병원의 김정룡 박사에게 진료를 받았는데 당시 간수치(got, gpt)는 900을 넘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김정룡 박사는 입원과 휴식을 권했지만 회사일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고 합니다. 1985년 다시 한 번 크게 악화되기도 했고 1988년 드디어 간기능이 정상을 찾았습니다. 1990년 B형간염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s항체 양성이 되어 더 이상 간염도 아니고 간염보유자도 아니라고 판정받았다고 합니다. 투병 내용만 보면 안철수 교수보다 낫다고 볼 수 없습니다. 내용만 보면 10년 정도 간기능이 정상범위를 벗어났고 간수치도 당연히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높았습니다. 간염보유자인 것을 안 것이 1977년이지 실제 언제부터 B형간염보유자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1977년이면 우리나라에서 갓 B형간염을 진단할 수 있게 된 때였습니다. 혹자는 1990년 완치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할 것입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1990년의 지식에 따르면 또는 이 책이 나온 1999년의 지식으로는 맞는 말입니다만 현재의 지식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B형간염의 진단은 HBsAg을 통해서 합니다. 이것이 6개월 이상 양성으로 나오면 만성B형간염보유자로 진단합니다. 만성B형간염보유자는 평생 만성B형간염보유자로 삽니다만 매우 드물게 HBsAg이 음성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2011년 대한간학회 만성B형간염진료가이드라인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0.4%빈도로 만성B형간염보유자에서 HBsAg 음전이 일어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럼 이명박 대통령과 같이 HBsAg이 음전되면 간경변이나 간암과 같은 중증간질환에서 해방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간경변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간암 발생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만성B형간염보유자와 마찬가지로 간암선별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같이 만성B형간염보유자에서 HBsAg이 음전된 사람에서 간암발생율은 어떻게 될까요? 2009년 발표된 논문이 있습니다. s항원이 음전된 35명을 30년간 추적하니 4명에서 간암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입니다(10명의 백인과 25명의 아시아인). "Development of Hepatocellular Carcinoma After Seroclearance of Hepatitis B Surface Antigen" HBsAg이 음전되었다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안철수 교수보다 나은 것 같지만 두 분에게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의사들이 시키는 것과 정 반대의 건강관리를 해온 반면 안철수 교수는 간염이 발병했을 때 해야 할 일들을 정확히 지켰다는 것입니다. 만성B형간염보유자가 과로를 피해야 하거나, 과로가 만성B형간염보유자에서 간염의 발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단 간염이 발병하면 적절하게 쉴 필요가 있습니다. 안철수 교수는 이렇게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일을 더 열심히 하셨다고 하죠. 안철수 교수
이명박 대통령
이런 잘못된 건강관리는 김윤옥 여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간염환자나 간염보유자에게는 소위 건강에 좋다고 하는 음식들이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안철수 교수는 역시 이를 따랐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영부인이 민물장어를 잡아 드리고 매일 아침 녹즙을 갈아 주었다고 합니다. 녹즙은 간전문의들이 간질환 환자에게 꼭 금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지난 대선기간에 김윤옥 여사가 올린 동영상 ‘사랑 듬뿍 이명박 건강녹즙 만들기’ 일각에서 안철수 교수가 B형간염보유자이기 때문에 대통령 자격이 부족하다고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그래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비판은 없었죠. B형간염보유자는 과로를 피해야 하나 먼저 만성B형간염보유자와 간염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해야 합니다. 흔히 만성B형간염보유자는 B형간염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만 임상증상이 없는 무증상보유자를 뜻합니다. 간염은 말 그대로 간세포의 괴사가 진행되는 상태로 검사상 간수치(AST, ALT)가 증가합니다. 간염이 발병했을 때는 과로를 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간수치가 900까지 올랐을 때 의사로부터 쉬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것, 안철수 교수가 1997년과 2002년에 발병했을 때 업무를 쉰 이유입니다. 그러나 간염이 발병하지 않았을 때는 굳이 쉴 필요도 없고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흔히 과로와 스트레스가 간질환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이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때문에 만성B형간염보유자가 직장 생활 중 간암이나 간경변이 진행해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의학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조갑제닷컴의 기사를 보면 ‘서울대 출신의 내과전문의’의 말을 빌려 “일상생활에서 과로를 했을 경우 肝수치가 급상승하게 되고”라고 했습니다만 이것은 의학적인 사실이 아닙니다. 이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내과전문의라면 대한간학회가 2001년에 발표한 "간질환관련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근로복지공단용역연구보고서. 대한간학회.)"을 개정하도록 해야하고 이를 근거로 내려진 수많은 법원 판례를 되돌리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관련 기사 : “B형간염→간암, 업무상 재해” 행정법원 “과로·스트레스로 질병 악화” 대법판례 뒤집고 판결. 한겨레신문. 2007-1-24. 간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나…판결 엇갈려. SBS. 2007-10-29. B형 간염환자 사망…업무상 과로사 아냐 대법 `공무중 과로·스트레스 간암 유발 의학적 근거 없어'. 뉴스웨이. 2008-7-4. 관련 판례 :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직업 가운데 가장 육체적으로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종 중 하나는 운동선수들일 것입니다. 프로야구, 축구팀 감독이나 올림픽에 나간 운동선수 만큼 육체적으로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도 생각하기 힘듭니다. 그런 운동 선수들 가운데 B형간염보유자는 많습니다. 이들 중에는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도 여럿 있습니다.
관련 글 : 2011/01/10 삼성 라이온스 배영수 이적 사건으로 본 B형간염보유자인 운동 선수들 과거의 간염 발병이 문제가 될까 이명박 대통령은 1970~1980년대 B형간염을 앓았다고 했습니다. 10년간 간수치가 정상을 크게 벗어났다고 했는데요.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름 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았지만 염증을 치료하지 못했습니다. 안철수 교수는 1997년과 2002년 간염으로 회사를 쉬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안철수 교수가 간염을 앓았다는 보도는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의 B형간염에 대한 지식은 매우 극적으로 변해왔습니다. 1980년대 초 예방접종이 나오면서 인구의 10%정도였던 B형간염보유자는 20세 이하에서는 0.2%로 줄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별다른 치료법이 없던 병이었는데 1999년 라미부딘(제픽스)이 등장하면서 전혀 다른 병이 되었습니다. 충분히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는 병이 된 것이죠. 그래서 지금은 정기적으로 검사만 받아 발병사실을 알게 되면 이처럼 간수치가 높이 상승한 채로 오래 지속되지도 않고 장기간 휴직을 하지도 않습니다. 라미부딘의 문제는 내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라미부딘에 내성이 생기면(라미부딘은 먹어도 간염바이러스의 증식이나 염증을 억제할 수 없으면) 아데포비어(헵세라)라는 약을 써야 하는데 이 약은 2004년에 출시되었습니다. 2002년 안철수 교수의 상황이 대략 짐작이 되는 것이죠. 현재는 내성이 거의 생기지 않는 약들인 엔테카비어(바라크루드)와 테노포비어(비리어드)가 나와 이런 문제가 대부분 해결되었습니다. 글을 마치며… 지난 대선을 며칠 앞둔 2007년 12월 5일 국회에서 “간염정책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고경화 전의원(현 보건산업진흥원장)이 주최했지만 간담회 의견을 낸 사람은 이상득 전의원(네. 바로 각하의 형님입니다!!)으로 함께 참석했고 신상진 전의원도 의사라는 이유로 함께 참석했습니다. (이날 검찰의 BBK수사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상득 전의원의 보좌관이 중간에 들어와 검찰 발표를 전하고 갔고 세 의원이 축하하는 분위기였죠.) 법무부 인권정책과 과장과 보건복지부 보험약제팀 서기관, 데일리팜과 조선일보 기자와 간사랑동우회를 대표해서 제가 참석했고 간이식인협회에서도 참석했습니다. 하단 사진 중앙이 이상득 전의원, 상단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접니다. 간담회를 끝내고 나오면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가 B형간염에서 완치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는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말을 했어야 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당선이 유력했고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니까요. 그래서 2009년 아래와 같은 글을 썼습니다. 2009/10/20 이명박 대통령도 6개월마다 간암 검사 받으셔야 합니다 |
간염바이러스 보유자 차별은 부당합니다. |
첫댓글 조갑제의 망언...ㅋㅋ
그런가 합니다 ...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