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다루어지면서 동시에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과 드라마, 연극 등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아한 거짓말’역시 그런 내용의 영화이다. 어느날 아침, 엄마에게 MP3를 사달라고 하던 천지는 그 날 오후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한편, 천지의 언니인 만지는 천지의 죽음의 원인을 찾으려 애쓴다. 그러던 도중 천지가 쓰던 털실에서 죽기 전에 남긴 쪽지가 발견되고, 천지의 학교 친구들 중 천지를 따돌린 아이들이 밝혀진다. (사실 쪽지의 내용은 그 아이들을 모두 용서한다는 것이었고, 과거 일을 보여주는 장면이 자주 나왔는데, 그 장면들을 통해 천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정말이지 이 영화에서는 학교 아이들 사이의 갈등, 미묘한 감정 싸움 등의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소름끼치게 묘사했다. 조금이라도 비슷한 일을 겪어보거나 들어본 사람이라면 아마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자신의 일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지, 털어놓아도 자신의 편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덧나게 하는 것인지 알 것이다. 누구든 이런 경험이 가끔 있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천지역시 물리적 폭력이 아닌, 친구들의 비웃는 분위기 조장, 눈치 주는 행동, 바보 취급, 무시 등으로 인해 혼자 마음의 상처를 감당하다 결국 그렇게 가 버렸던 것이다. 다들 학교폭력의 원인과 결과, 폭력은 이유를 들어야 할 필요도 없이 해로운 행동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집단에서 배제시켜려 한다. 사람의 마음을 합친다는 것은 원래 힘든 일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 역시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를 떠나 여럿이서 한 사람(소수)를 따돌리고 소리 없이 괴롭힐 때, 그 피해자가 겪는 위기감과 불안감은 평생 그 사람(피해자)을 따라갈 수 있다는 사실은 그냥 당연한 상식처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이 이 영화를 보면서 더 확고해졌다.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 천지가 목을 매달기 전 만지와 엄마가 달려가 다같이 끌어안고 천지를 위로하며 천지의 죽음을 말리는 꿈을 꾸는 만지의 모습2이 아주 안타깝게 그려진다. 그러면서 학교폭력의 비참한 결과를 폭력, 그 자체만이 아닌 주변의 무관심, 여러 사회적 요인들도 함게 작용했음을 새삼 깨닫게 했다. 주위에서천지의 마음을 알고 도와주었다면 좋았을 텐데라고 상상해보기도 하면서 너무나 슬프다는 생각을 했다.
첫댓글 마음이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