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동물 구경에 추위가 싹~ 한겨울에 만나는 서울숲
겨울이라고 방안에 번데기처럼 웅크려 있을 수만은 없다. 아이들 겨울방학도 시작됐고 본격적인 놀이 프로그램이 필요할 때다. 찬바람 쌩쌩 부는 계절이면 서울숲으로 간다. 도심 속 생태숲을 표방하는 서울숲은 화려한 초록과 단풍의 전유물만이 아니다. 혹한을 뚫고 도착하면 온화하고 생기 넘치는 광경과 맞닥뜨리게 된다. 서울숲에서는 한겨울에도 형형색색의 나비와 신기한 곤충,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서울숲 나비생태원에서는 한겨울에도 나비의 변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추운데 정말 나비가 날아다녀요?"
"그럼, 겨울에도 나비를 볼 수 있단다."
엄마와 아이가 나누는 대화가 흥미롭다. 추운 계절의 나비 구경은 묘한 반전이다. 얼음을 뚫고 빙어나 숭어 낚시를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겨울, 서울숲은 스산하다. 한강에서 강바람이 불어오건만 탁 트인 숲은 매서운 바람을 막아내지 못한다. 손이 꽁꽁 언 가운데 따사로운 공간에서 만나는 나비는 그래서 더욱 반갑다.
서울숲에서 나비를 볼 수 있는 공간은 곤충식물원이다. 따뜻한 계절 나비정원을 날아다니던 나비들이 곤충식물원 2층의 실내로 보금자리를 옮겨, 겨울이면 나비생태관이 문을 연다. 무료로 개방하는 나비생태관에 들어서면 호랑나비, 산제비나비, 노랑나비 등의 날갯짓을 만날 수 있다. 나비는 날씨가 추워지면 활동이 다소 굼뜬다. 낮 11시~2시 사이, 햇볕이 좋은 시간이 나비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할 때다.
곤충식물원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식물원 산책로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번데기에서 나비로, 나비생태관
동장군이 기승을 부려도 나비생태원 안은 또 다른 봄이다. 꽃들이 화창하게 피어 있고 온도도 꽤 높다. 두터운 외투를 입고 있으면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힐 정도다. 찬찬히 살펴보면 꽃 위를 날아다니는 나비 외에도 천장이나 벽에 붙어 계절을 나는 나비들을 구석구석에서 관찰할 수 있다. 줄타기를 하듯 판자에 줄줄이 매달려 번데기가 나비로 변태하는 과정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금은 못생겼지만 겨울잠에서 깨듯 번데기를 벗어던지면 화려한 나비가 되는 거란다."
아이에게 평소 들려주던 생물 상식도 눈앞에서 그대로 재현되면 말 한마디에 이해가 쑥쑥 자라난다. 나비생태관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연인들을 위해 나비 날리기와 나비 표본 증정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생태관 문밖을 벗어나도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넘쳐난다. 전 세계의 희귀한 나비들을 관찰할 수 있는 나비전시관이 별도로 마련돼 있어 나비의 생태도 학습할 수 있다. 나비 외에도 곤충식물원에는 100여 종의 다양한 곤충들이 서식하고 있다. 책에서만 보았던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쌍별귀뚜라미 등 희귀한 곤충과 대왕거미를 살아있는 채로 마주하게 된다.
온기 가득한 곤충식물원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열대식물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거북, 도롱뇽, 줄장지뱀 등 흥미로운 동물들을 구경하다 보면 겨울 추위 따위는 한동안 잊게 된다.
곤충식물원 곤충 전시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태하는 과정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거북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아기자기한 재미가 깃든 겨울숲
곤충식물원을 나와 꽃사슴이 있는 산책로로 성큼성큼 발길을 옮긴다. 서울숲은 겨울에도 귀여운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야외 공간들을 마련하고 있다. 전망데크 옆의 '작은 동물의 집'에서는 기니피그들의 앙증맞고 분주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꽃사슴 우리에서 사슴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체험도 신선하다. 현장에서 먹이를 구입해 눈밭을 뛰노는 꽃사슴들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오붓한 시간이 주어진다. 서울숲이 사슴, 고라니, 다람쥐 등 야생동물들이 뛰어노는 생태공간이라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겨울 나비와 함께 꽃사슴 먹이주기 체험은 아이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기니피그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꽃사슴 먹이주기 체험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서울숲을 미로처럼 가로지르는 길들도 겨울 산책에 좋다. 30여 곳의 체험공간 중 거인상 등은 겨울이면 숨바꼭질하고 미끄럼틀 타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차와 자전거가 다니지 않는 잔디밭은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진다. 일단 서울숲에 붙는 화려한 수식어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서울숲 산책로 |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뉴욕에 센트럴파크, 런던에 하이드파크가 있다면 서울엔 서울숲이 있다." 겨울날 삶터 가까운 곳에서도 이렇듯 유익하고 흥미로운 체험거리들이 기다린다. 서울숲은 지하철을 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분당선 서울숲역이 생긴 뒤로 추위에 오래 떨 필요 없이 바로 연결이 가능해졌다.
출처:(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한국관광공사)
2024-05-15 작성자 청해명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