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속적(通俗的) 윤회론(輪廻論)이 진짜 단멸론(斷滅論)이다. p.403
단멸론(斷滅論)은 가장 넓은 의미로는 연기(緣起)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중간으로는 인과(因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좁게는 개인 정체성 (통속적) 연속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현재에서 미래로 흐르는 선형(線形) 시간적인, 여러 몸을 통한, 개인 정체성의 연속을 통속적인 윤회라고 부른다.
그래서 통속적 윤회론자들은 비-통속적인 윤회론자들을 단멸론자라 부른다. (이하, 윤회는 통속적인 윤회를 뜻한다. 대표적인 통속적인 윤회론으로는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아수라, 천인들로 윤회한다는 6도 윤회론이 있다)
(그런데 진짜 단멸론은 "윤회가 없으면 인과법(因果法)이 무너진다"라는 생각이다. 윤회 이외의 인과론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윤회가 꼭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윤리, 도덕의 유지를 든다. 하지만 이는 작게는 지구를, 크게는 우주를 자기 맘대로 죄와 벌, 옳고 그름으로 재단(裁斷)하는 행위이다.
'단멸론이 부정하는 것'을, 글머리에 언급한,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의미인 '연기(緣起)와 인과(因果)'로 크게 보지 못하고, 세 번째의 좁은 의미인 '윤회(輪廻)'로 해석한 결과이다.
단멸론은 개체적 수준과 관점보다는, 전체적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현생의 인과는 상당 부분 개체적 관점이 옳을 수 있으나, 다생(多生)에 걸치는 통시적(通時的) 인과'는 전체적 관점이 옳다. 뒤에 더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옛날에는 인과론 대신에 귀신이나 신이 모든 일, 즉 생사, 질병, 승패, 성패, 구애, 자연재해 등의 원인이라는 엉터리 인과론을 발명했다. 즉 망상(妄想)을 했다. 홍수, 가뭄 등은 자연법칙의 인과에 따라 발생하지, 신이나 귀신의 개입은 없다. 유신론을 회개(悔改)하고, 이런 관점으로 거듭나면 이신론(理神論)(deism)이라 불린다.
(자연계의 법칙일 뿐이지, " 감을 내놓아라, 대추를 내놓아라!"라고 하면서 인간사에 시시콜콜 개입하지 않는 신을 이신(理神)이라 한다. 달리 얘기하자면 이신(理神)은 헌법 또는 입헌군주다. 군림은 하나 통치는 하지 않는 군주 말이다.)
자연적인 현상은 윤회와 아무 관계가 없다. 동남아시아에 들이닥쳐 수많은 사람들을 죽인 쓰나미가 '목사들이 주장하듯이 그 사람들이 기독교 하나님을 안 믿어서 받은 벌'이 아니라면, 지진, 해일, 화산 폭발, 대형 유성 충돌 등은 누구의 업도 아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피해자의 업과는 무관하다. 그냥 자연현상일 뿐이다.
자연현상은, 그 자체로서는,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다. 비가 오면 아이스크림 장사에게는 나쁠지 모르나, 개구리에게는 좋은 일이다. 好惡(호오)는 우리 의식(意識)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개념이다.
우리 의식(意識)은 자기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만들어서, 이런 옳고 그름이 유지되려면, 개체(個體)가 정체성(正體性)을 유지하며 윤회(輪廻)해야 한다고 망상(妄想)을 피운다.
출처: 강병균 교수 역저. 어느 수학자가 본 기이한 세상
첫댓글
행복은 따스한 사람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오늘도 사랑이 가득하고 즐거움과 행복이 넘치는 멋진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