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한적한 곳에서 묵상과 기도를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이 많지 않은 곳에서 말이다.
기회가 된다면 금식까지 도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각종 여름행사를 치른 후 지친
영육을 재충전하기 위해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단 하루도 좋고 3일, 7일, 혹은 더 이상도 좋다.
서울 경기 지역을 벗어나면 기도에 전념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을 꽤 많이 찾을 수 있다.
성산금식기도원(원장 오세억 장로, www.holymt.or.kr)도 바로 그곳이다.
‘금식’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왠지 조금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방문하여 조용히 기도하는 하루의 시간을 보내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그러다가 한두 끼 정도 금식하며 같이 보조를 맞추어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장마철 반짝 해가 뜰 때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고 충북 청원군 오창읍에 위치한 성산금식기도원을 향해 핸들을 돌렸다.
아직 장마전선이 우리나라에 걸쳐있는 상태라 우산 등을 챙겨갔다. 바람이 시원했다.
시내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그 해방감에 맘이 가벼워지는 데 시원한 바람은 자동차까지 가볍게 만들었다.
정규 속도로 달렸을 때 서울에서 약 1시간 30분에 기도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길 안내는 네비게이션이 도와주었다. 그러나 그 기계가 워낙 구형이다 보니
정확한 길 찾기가 간혹 불능해지기도 한다. 이번이 그랬다.
근처까지 와서 지나가는 한 할머니에게 기도원 위치를 여쭈었다.
“고개 쭉- 넘어서 이쪽(오른쪽이다)을 보면 보여”라는 대답에 의지해서 핸들을 돌렸다.
비가 다시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어서오라며 기자를 맞이해 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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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원 입구 |
홍살문 형태의 큰 기도원 입구가 기자를 반겨주었다. 그 할머니 말대로 ‘쭉-’ 가다가 오른쪽을 보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입구 앞의 내천은 장마로 인해 제법 물이 불었다. 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보았다. 조용했다. 마치 아무도 없는 듯했다. 큰 성전 건물이 3동이나 있으니 올라가는 길도 그리 짧지만은 않았다.
사무실에 들어가 안내를 받기로 했다. 이대희 목사를 만났다. 기도원의 유래와 그 정신 등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먼저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몇 해 전 원장으로 기도원을 섬겼던 김상애 목사가 소천했고, 1대 원장이었던 오세억 장로가 다시 수고를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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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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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전 내부 |
성산금식기도원은 누구나 아무 때나 찾아올 수 있다. 하루 잠깐 와서 기도와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며칠 시간을 내어 좀 더 깊이 있게 기도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금식을 권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독방을 사용할 경우는 하루 2만원의 사용료가 있다. 그러나 성전에서 공동으로 취침을 할 경우에는 그나마 비용이 들지 않는다.
군에서 대위로 전역했다는 한 분을 만났다. 정해놓은 비전을 앞두고 금식과 기도로 준비하기 위해서 왔다고 한다. 이미 7일 금식이 끝났고 지금은 7일 동안 보호식을 하며 영육 간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눈은 용광로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는 듯했다.
현재 금식을 하며 기도와 묵상을 하고 있는 분들은 4명 정도다. 기도원의 원장, 부원장, 목사와 전도사 등과 함께 단란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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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판 |
평일은 매일 예배가 4차례 진행된다(오전 6:30, 오전 11시, 오후. 3시, 오후 7시). 모두 같이 참석해서 신앙의 끈을 더욱 굳게 잡도록 서로 돕는다. 물론 개인의 묵상시간을 갖고자 하면 또한 그렇게 할 수 있다. 최종 목적이 기도원에 올라온 각자의 기도 제목에 응답을 받고자 하는 것이 때문이다.
기도원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침 잠시 멈추었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길을 따라 걷는 기자의 발걸음과 동행하고자 한 모양이다. 곳곳에 마련된 야외 의자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비가 아니라면 잠시라도 앉아 보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넓은 운동장은 잡초가 차지했다. 장마가 끝나 잘 정리만 하면 오히려 잔디구장처럼 변할 것도 같아보였다.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수영장도 눈에 들어왔다. 교회에서 수련회를 올 경우 아이들을 위해 준비해 둔 것이다. 각종 교회 수련회도 이곳 기도원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년 여름 행사를 위해 미리 눈여겨보아 둘 필요도 있을 듯하다.
잠시 비도 피할 겸 대성전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보았다. 1천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성전이다. 주의를 둘러보니 이곳저곳에 기도한 흔적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기도의 눈물을 흘렸을 것을 생각하니 숙연해 지기도 했다. 큰 집회가 아닌 경우 평상시에는 작은 성전에서 예배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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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성전 향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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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성전 |
이제 각 교회마다 여름 행사가 시작된다. 무엇보다도 목회자들이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할 시점이다. 전력을 다해 맡은 바 사역을 잘 감당해야 할 때다. 그리고 이 기간이 지나가면 몸도 맘도 쉴 겸 기도의 장소를 한 번 찾아가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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