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세일링.
날이 갈수록 추워진다.
10월 마지막주말 날씨를 검색해보니 양양 수산항 앞바다는 아침 10도 낮 15도 정도의 기온이다.
바람은 북서서 초속 2미터 정도다.
날이 더 추워지면 세일링이 어려울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올해 마지막 세일링을 계획해 본다.
카페에 공지도 올리고 메일도 보냈으나 급하게 공지한 이유인지 신청자가 없다.
제이는 우리 둘만이라도 가면 된다고 한다.
금요일 저녁 군에서 제대한 아들에게 연락해 보니 토요일 별 일정이 없다고 한다.
제이가 양보해 주어서 아들 운전 연수해 준다는 핑계를 대고 아들과 둘이서 밤 9시에 출발을 한다.
그간 운전 연수도 하고 했지만 깜깜한 밤에 장거리 야간 운전은 처음인 아들이다.
잔뜩 긴장해서 핸들을 잡고 전방을 주시하면서 서울 양양간 고속도로를 달린다.
중간에 동홍천 휴게소에서 기름도 채워 넣고 12시가 다 되어 수산항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달도 없는 밤하늘을 수 많은 별들만이 우리를 반겨준다.
요트에 도착해서 환기도 하고, 양치도하고 바로 수면 준비를 한다.
전화기를 보니 손선장님이 아침에 일어나 수산항으로 올수 있으면 오신다고 한다.
아침 7시 기상 하여 항해 준비를 한다.
아침도 간단하게 준비해서 든든하게 먹고, 수심계도 켜고, 플로터도 설치해서 스위치를 온 했는데 둘 다 에러가 나고 작동을 바로 하지 않는다.
한 30분 정도 씨름을 하니 그제야 정상 작동 한다.
전화기에서 문자가 왔다고 신호를 한다,
손선장님이 늦잠을 자서 출발을 못했다고 미안하다 연락을 주신다.
아침 8시 30분에 출항을 한다.
바람은 미풍, 하늘은 구름이 70% 정도 드리워진 산태다.
파도는 북북동, 파고 1미터 내외, 3-5초 주기의 너울이 밀려온다.
본격적인 항해를 하기 전에 오토파일럿을 점검해보니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서 지정 항로를 오토파일럿이 유지를 하지 못하고 방향을 해 맨다.
오토파일럿 도움을 포기하고 매뉴얼로 항해를 하기로 한다.
바람이 차가워서 한기가 몸속 깊숙이 스며든다, 바람을 막기 위하여 비옷을 입으니 한결 낮다.
정치망 위험 구역을 벗어나 선수의 짚 세일을 펼쳤다.
엔진을 중립으로 하고 바람에 요트를 맞기니 속도는 1.5노트 정도를 맴돈다.
10분 정도 항해를 하다 메인 세일도 펼치기로 한다.
메인 세일이 펄링 시스템이라서 펄링된 메인 세일을 펼치는데 세일이 잘 풀려 나오지 않는다.
손으로 잡아당기고, 윈치로 잡아당겨도 도통 풀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근 2년 정도 메인 세일을 펼치지 않아서 인 듯하다.
나와 아들이 매달리고 힘으로 당기고 해서 메인 세일을 80% 정도 펼칠 수 있었다.
짚 세일 80%, 메인세일 80% 펼치고 나니 요트는 범주로 2노트 내외를 달린다.
밀려오는 너울에 요트가 꿀렁거린다.
요즘 동해안에서 만세기, 삼치등이 잡힌다는 이야기가 있어 선미에 트롤링을 내려 보았다.
바다에 여기저기 펼쳐져 있는 유자망과 문어 낚시배의 채비, 정치망을 피해가면 1시간 정도 범주만으로 세일링을 하다 범주 + 기주로 변경하여 속초를 향해서 달린다.
속초로 가다보니 한선장님이 문자를 주셨다.
1시 정도 넘어서 한선장님도 요트를 끌고 속초 앞바다로 올수 있는데 조인 이 가능하신지 물어 오신다.
시간 상 어려울 것 같다는 답장을 드렸다.
이런 기회에 서로 만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속초 앞바다 앞등대, 뒷등대, 조도를 둘러보고, 우리가 다니는 다이빙 샵 다이빙 배와도 조우해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었다.
저 멀리 보이는 설악산의 단풍과 울산 바위가 우리도 보러 오라고 손짓을 하는 듯하다.
11시 10분 이제 수산항을 목적지로 다시 항해를 시작한다.
메인세일을 트림하고 엔진의 힘을 조금 보태 6.5 노트 정도로 항해를 한다.
바람을 잘 받기 위해서 항로를 조정하며 태킹을 반복해서 실시한다.
아들이 윈치맨을 해주니 항해가 순조롭다.
물치항 정도에 도착을 했는데 바람이 약해지고 노고존에서 머문다.
바람을 받기 위해서는 태킹을 자주 해야 하며, 항로를 너무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아쉽지만 짚 세일과 메인 세일을 감아 들인다.
메인 세일을 감아 들이는 일도 매우 힘들게 겨우 해내었다.
(다음에 시간을 내어 메인세일을 내리고 펄링 시스템 정비를 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기주로 5~6노트 정도로 수산항으로 달린다.
차가운 바람에 몸이 점차 지쳐온다.
수산항에 거의 도착해서 트롤링낚시를 확인해보니 묵직하게 무언가 걸려있다.
당겨보니 커다란 비닐이 걸려 있다. ( 요즘 바다는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많다고 하더니 정말인가 보다)
13시 30분.
수산항에 안전하게 도착해서 정박을 마쳤다.
2020년 2021년
코로나 여파로 요트장에 자주 다니지도 못하고,
좋아하는 다이빙도 못하고 2년을 보내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2021년을 보내기 전에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래줄 세일링을 했다.
11월 부터는 위드 코로나라고 하던데,
우리 동파람 식구들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올해를 마무리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은 속초 앞바다에서 바라본 멋진 설악산 단풍을 보기 위해서 한계령을 넘어가야 겠다.
첫댓글 그래도 자녀분이랑 함께해서 든든하셨겠습니다.
올해는 꼭 참여하고 싶었는데 민폐가 될까 저는 부스터샷까지 맞고 기회를 주신다면 참여해 보고자 합니다.
남은 한 해도 건강하게 보내시고 내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