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족산 가는 길, 소가네 오리마을계족산 봉황정가는 길, ‘산호빛 대덕구’가 크게 적힌 굴다리를 지나면 아름드리나무 한 그루가 위용을 자랑하며 우뚝 서 있다. 나무를 지나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시골길을 200여 미터 가면 ‘소가네 오리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약 15년 전 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서 명성을 떨치던 ‘소가네 오리마을’은 공기 좋은 이곳 계족산 기슭으로 이사 왔다. 벌써 3년 전...
이전하며 황토벽돌과 나무를 이용해 친환경으로 만든 식당 내부는 양쪽 창문을 열어 놓으니,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우리 고향의 것 같아 정겨운 느낌이 든다.
금강산도 식후경, 오리로스와 탕고향 생각에 젖어 경치 감상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주인장 강추, 단골 강추 메뉴인 ‘유황오리+탕’에 도전해 본다. 본래 오리고기는 누린내가 심해 탕이나 로스보다는 훈제로 많이 즐기는데, ‘소가네 오리마을’의 인기 메뉴는 로스와 탕이라니, 도전하는 기분으로 메뉴를 선택했다.
누린내 없이 고소한, 오리 로스

포 뜬 푸짐한 오리 생고기가 그릇에 가지런히 담겨 나온다. 그중 필자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오리똥집(모래주머니). 내로라하는 오리 전문점을 다녀봤어도 오리똥집을 맛보기는 처음이다. 살짝 불에 구워 소금에 찍어 먹는데, 그 맛이 닭똥집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오리의 것이라는 생소한 느낌이 필자의 입안에서 쫄깃쫄깃한 맛을 더한다.
오리 모래주머니로 첫술부터 만족이다. 다음은 가지런히 포 뜬 오리고기를 맛볼 차례. 오리고기는 너무 많이 익히지 말고, 소고기보다 조금 더 익힌다는 생각으로 먹으면 된다. 적당히 익은 오리고기를 한 점 집어 씹는데, 돼지고기도 아니고 닭고기도 아닌 그 맛이 참 오묘하다.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입 안에서 퍼지는 향이 전혀 누리지 않고, 고소하다.
오리로스를 누린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게 놀라워 무슨 특별한 양념이라도 한 것이냐고 묻자, 소양섭(소재희 아버님) 사장은 “오리고기에 양념을 하면 오리 본연의 맛을 보기 어려워 아무 양념도 하지 않은 생고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오리는 누린내가 많기로 소문난 음식이 아니던가.
소양섭 사장이 말한 비법은 양념이 아닌 오리의 신선함. 연산에 있는 직영 농장에서 매일 오전 11시 오리고기가 냉동이 아닌 생으로 신선하게 배달된다. 배달된 오리는 즉시 냉장 보관하는데, 냉장에서 4~5시간 숙성된 오리가 가장 맛있다고. 오리는 하루만 지나도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맛의 질도 떨어진다. 손님들이 누린내 안 나는 맛있는 오리고기를 먹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신선한 재료 확보에 있었다.
두 번째 비법은 포를 뜨는 시간. 주문 받자마자 소양섭 사장의 사위이자 조리사인 이형기(소재희 남편) 씨가 직접 포를 뜨기 시작한다. 아무리 신선한 오리고기라 해도 미리 포를 떠 놓으면, 색깔도 변하고 맛도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
신선하게 익은 오리고기는 깨소금에 찍어 먹으면 담백하니 맛있고, 겨자소스를 얹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새콤달콤하니 더 맛나다. 그중에서도 오리고기는 가슴살보다 다리 옆에 붙은 살이나 모양이 못생긴 살이 더 고소하고 쫀득하다는 게 주인장의 설명.
오리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이라 체내에 축적될 걱정 없으니 부담 없이 먹기에 좋다. 어디 그뿐인가. 비타민 함량이 높고, 동맥경화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으니 식객들의 젓가락이 바쁘게 움직일 만하다.
숟가락이 바쁘다, 오리뼈탕

로스를 다 먹어갈 무렵이면, ‘오리뼈탕’이 뚝배기에 그득하니 담겨 나온다. 다 끓여서 나온 것이지만, 부추가 숨을 죽이고 들깻가루가 국물에 우러나도록 한소끔만 더 끓인다. 탕은 오리로스 고기를 발라내고 남은 뼈로만 끓여 낸다. 다만, 약간의 살점이나마 뜯어먹는 재미를 주고자 날개는 살을 남겨뒀고, 나머지 뼈들에도 조금씩 살이 붙어 있다.
폭 익은 오리 고기가 입에 들어가자마자 사방으로 흩어진다. 연한 살코기도 일미지만, 오리뼈탕은 국물이 일품! 오리발로 낸 시원한 육수에 오리뼈, 감자, 갖은 양념이 들어가 개운하면서도 감칠맛이 돈다. 이렇게 칼칼하고 개운한 국물을 먹다 보면 생각나는 게 있다. 바로 그 맛을 더해주는 술! 오리뼈탕은 소주나 동동주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오리뼈탕, 또 하나의 보너스! 재빠른 이라면 그 귀하다는 오리 혓바닥도 맛볼 수 있다. 혐오스러울 수도 있지만 오리혓바닥을 놓고 각축전이 벌어진다고 하니, 그 맛이 가히 궁금하다.
제대로 몸보신, 유황오리 한방 백숙유황오리로 몸보신 하기 딱 좋은 메뉴가 있다. 바로 한방 백숙. 십전대보탕에 들어가는 약재를 넣고, 밤이며 대추, 은행 등과 함께 비법 재료를 넣고 폭 곤 유황오리 한 마리. 밤 향기로 고소하고 구수한 냄새와 당귀의 알싸한 향이 식욕을 돋운다. 퍼석하지 않은 고기는 씹을수록 고소하고, 국물에 찐하게 우러난 영양은 한 숟갈 떠먹을 때마다 입 안에 착착 감긴다. 딸려 나오는 죽도 구수한 것이 제대로다. 특히 어르신들이 좋아하실 메뉴인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부모님 모시고 몸보신 하러 오는 것은 어떨까.
참! 유황오리 한방 백숙의 조리 시간은 40분 정도이니, 미리 예약은 필수이다.
소가네 오리마을, 알고 가세요!
오리뼈탕은 ‘오리로스+탕’의 大자에만 제공되고, 中자에는 고향의 맛이 서려있는 맛난 된장찌개가 나간다. 푸짐한 인심에 한 상 넉넉히 먹고도 음식이 남는 경우가 있다. 걱정은 붙들어 매자. 남은 음식은 포장해 갈 수 있다. 또한, 주말이면 계족산을 오르는 이나 외식하러 온 사람들로 많이 붐빈다. 가서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미리 예약은 필수이다.

첫댓글 진짜 맛있는뎅... 오리탕에서 언니가 오리 대갈님 퍼주시던 기억이.^^;; 근데 정말 그런 진한 국물맛.. 아주 굿~~~!!!
부모님 모시고 함 가야겠어요..^^
완전 맛있다는....한번 가야하는데...
아~~대박으로 먹고 싶다눈..일욜 점심벙개 함 않치낭...??ㅋㅋㅋㅋㅋ
맛있겠당- ^^
우리 엄마 가게^^ ㅋ
가게가 어딘지 알고 있냐? 니 파더들은 모르드라ㅋㅋㅋㅋㅋㅋㅋㅋ
파더들들들들;;;;;;;; 어쩜 좋아 ㅠㅠ
우째그랴~
ㅋㅋㅋㅋ
난 울엄마가 가게 하는줄도 몰랐다는... 나 딸내미 맞어? ㅡㅡ;
헉;;;;;;;; 깜짝 놀랬다;;;;;; 교차로 봤구나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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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그래서 안오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힘들까봐 ㅋㅋㅋㅋ
얘가얘가 울친구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 같이 못먹는게 더힘든거같은데~~누나 일해야지 ㅋㅋㅋ
맛나요~~~~^^
두번 가봤는데...넘 맛나.......................토요일에 시간만 많았어도 오리백숙 묵는건데..아깝당;;;;;;;;;;;;;;;;;;;;;;;
우리 고모도 거제도에서 오리집하시는데....오리훈제. 백숙... 등등.ㅋㅋㅋㅋㅋㅋ; 언니네도 한번 가야겠어요..^^
음..그려... 연락처 받아나야겠다... 갈일이 있으니..ㅋㅋㅋ 남해쪽
나도 아직 안가봤다... 가봐야하는데...
ㄴㅏ둥 가봐야져~
낼 공연보고 고고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홍~~ 한번 꼭 가봐야겠네요.... 가게 전번 저장 완료
이사람들......... 뭔가 이상한거는 발견 못한게야??
왜~!!! 소가네에서 오리를 파는거야?ㅎ
바하 때문인거야??? 놀지마라 ㅋㅋㅋㅋㅋㅋㅋ
바하형이랑 놀면안돼네 ㅋㅋㅋㅋ
소가네란 제목이라 한우 파는 줄 알았는데, 오리네?? 닭잡아 먹고 오리??
에효;;;;;;일빠님!! 고생 많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안했음 좋았을것을;;;;;;;;;;;;;;;;;;;;;;;;
주말에 부모님 모시고 가봐야겠어용~ 나 오리고기 완전 조아하는뎅..;; 식구들 오리고기 머그로 맨날 수통골 갔는데.. 이번엔 계족산으로 가야겠고만...ㅎㅎ
잘생각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와...맛있겠다..식구들 데리고 가야겠어요..^^
오리..ㅋㅋ 몸에 좋은음식~~^^ 맛나겠다
오리~완전 좋아하는데 맛있어 보여요 ㅎㅎ
컴백했으니 올해안으로 갈께 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