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 패션주얼리 시장분석 및 전망 |
◆ 2010년 패션 주얼리 시장의 특징
1. 고객의 애정을 받는 품목은 외연을 확대한다.
지난해 백화점 1층 MD중 가장 고객의 사랑을 받은 장르는 피혁, 화장품, 패션 주얼리를 들 수 있다. 특히 패션 주얼리는 가장 큰 양적성장을 이룬 품목 중 하나였다. 몇 달 전 진행된 2010 FW 백화점 정기 MD와 현대 킨텍스점, 신세계 충청점 등 최근 출점한 백화점을 보면, 패션 주얼리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우선 1층의 핵심동선인 아트리움 주변의 요지에 위치하고 브랜드수도 타 장르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이러한 패션 주얼리 시장의 양적성장은 고객들의 패션에 대한 인식변화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패션은 단순 치장을 위한 보수적 개념에서 벗어나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치로 개념이 확대되었다. 따라서 패션아이템의 소유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러한 장르의 중흥에 맞춰 많은 신규브랜드들이 시장에 진입했다. 물론 많은 부분 수입브랜드들이었으나 그중 선글라스 유통업체인 룩옵틱스에서 런칭한 ‘마커스아다마스’ 러브캣 피혁을 유통하는 발렌타인에서 런칭한 ‘러브캣주얼리’, 메트로시티 주얼리의 쥬얼밸리에서 런칭한 ‘헬로키티 주얼리’가 있었다. 이들은 상당기간 런칭 준비기간을 거친 국내산 주얼리라는 특징을 갖는다. 물론 이들이 시장에서 성공적인 연착륙을 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주얼리시장의 다양성에 일정부분 기여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2. 고객의 구매 결정요인은 과연 가격뿐인가?
시장의 양적확대가 반드시 질적인 성장을 가져왔느냐는 점에서는 의구심이 있다. 우선 브랜드수가 최근 몇 년 새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경쟁은 더할 나위 없이 치열해졌다. 그로인해 일부 업체들은 가격 인하나 저가 제품들로 출혈경쟁을 진행했다. 특히 쿠폰이나 행사 등을 통해 저가의 실버 주얼리가 대거 등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에 맞춰진 낮은 질의 제품들은 고객들의 불만을 야기 시켰고 그간 몇 년간 쌓아온 골드의 대체제로서의 고급 실버 주얼리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이 부분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며 향후 패션 주얼리 시장이 고객들에게 불신을 줄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3. 고객은 가격을 사는 게 아니라 가치를 산다.
2010년은 백화점 패션 주얼리 브랜드 중 전통적 강호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15개 이상 다점포 운영 브랜드 중 스와로브스키, 제이에스티나, 메트로시티 주얼리, 아가타, 모자익, 헤리메이슨이 그들이다.
스와로브스키의 경우는 매출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빅스톤을 활용한 볼륨 패션주얼리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마니아층이 두터워 앞으로도 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유지할 예상이다.
제이에스티나는 국내브랜드로서는 유일하게 스와로브스키를 대적할 만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김연아를 활용한 적절한 마케팅으로 초단기간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했으며 특히 왕관을 모티브로 하는 주얼리는 20~3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아이템이 되었다. 또한 주얼리 뿐만 아니라 피혁, 잡화 등으로 멀티화를 진행하는 것도 눈에 띤다.
제이에스티나 |
메트로시티 주얼리는 고급 실버 주얼리를 백화점 주얼리 장르 중 하나로 정착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테파 세팅을 활용한 디자인이나 체인을 접목한 귀걸이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다른 여타의 주얼리와 차별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간 진행해온 패션 주얼리의 고급화 노력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모자익은 그간 운영했던 수입라인인 아르마니 주얼리나 D&G 등을 과감히 축소하고 대신 스톤헨지라는 자체브랜드를 선보였다. 커플링이나 단품메달 등에 기프트 아이템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며 자체브랜드로의 변화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톤헨지 |
아가타는 여전히 톱5로서 좋은 매출을 보여주고 있으나 이전에 비하면 다소 힘이 딸리는 양상이다. 최근 강아지 모티브를 탈피해 스와로브스키와 같은 볼륨라인을 선보이고 있으나 시장 내에서의 반응은 미지수이다.
해리메이슨은 주얼리 보다는 시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간 시계라인은 주얼리의 부가 아이템 정도로 치부되었으나 해리메이슨은 반대로 시계를 주 아이템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패션브랜드 시계품목이 한 해 동안 급성장하면서 해리메이슨도 많은 매출신장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주얼리 부분의 약화가 불가피했고 주얼리로서의 정체성문제는 숙제로 남았다.
상기의 강자들은 한 해 동안 시장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꾸준히 확대했다. 하지만 하위 브랜드들의 가격 인하 등의 출혈경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은 올해 FW 이후 이들 브랜드들은 가격경쟁을 피하고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한 방법으로 패션 주얼리 고급화를 추진했다. 제이에스티나, 메트로시티 주얼리, 스톤헨지는 품목 내에서 골드비중을 확대했고 기프트 아이템을 중심으로 다이아몬드 라인을 선보였다. 일부 업체에서는 패션 주얼리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다양한 원석을 사용해 제품을 출시했다.
4. 고객은 나를 알아주는 브랜드를 선호한다.
백화점 패션 주얼리에서의 브랜드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제이에스티나가 주도했던 연예인 PPL이나 셀레브리티를 활용한 홍보는 주얼리 마케팅의 교과서가 된 지 오래다. 이렇듯 최근 몇 년간 진행된 브랜드 마케팅은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상당한 질적인 변화도 가져왔다. 우선 연예인 PPL 등 불특정 다수를 위한 마케팅에서 개별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이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다. 포탈 키워드광고, 블로그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 온라인쇼핑몰을 통한 신상품 사전소개, 매장 마일리지적립을 통한 충성고객 확대 등이 주요한 개별마케팅의 내용이다.
마케팅전략의 변화와 더불어 브랜드별 아이덴티티 구축을 위한 노력이 두드러졌다. 이는 개별고객 중심으로의 마케팅전략 변화와 그 궤를 같이 한다. 브랜드들은 이전과는 달리 매장내의 이미지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썼다. 브랜드 BI(로고, 컬러, 컨셉트, 케이스 등), 디스플레이, 쇼케이스, 와이드 등의 벽장이미지, 리플릿 등 인쇄물, 심지어는 유니폼조차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고유한 이미지를 구현하려 노력했다.
이로 인해 그간 획일화되고 엄숙한 느낌을 주었던 주얼리 매장분위기가 브랜드별 개성이 반영된 활기차고 다양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 부분은 고객들에게 제품 구매를 통해 느끼는 만족감 외에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 2011년 백화점 패션 주얼리 전망
백화점 패션 주얼리 시장을 한마디로 전망한다면 어느 해보다 가장 혹독하고 치열한 경쟁이 진행될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은 이미 성숙기를 지나 과열 경쟁 상태로 진입했다. 많은 신규브랜드들이 시장 진입을 꾀할 것이고 전례 없는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올 가을로 예고된 롯데백화점의 MD개편은 패션 주얼리의 외형확대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것이다. 이러한 배경 내에서 백화점 주얼리 시장은 다음 방향으로 전개되리라 예상된다.
1. 브랜드별 옥석가리기
지난해 동안 패션 주얼리 장르는 고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랑을 받은 여러 원인 중 준보석의 입지약화에 대한 어부지리도 있었다. 또한 백화점 1층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매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가격적 장점 또한 있었다(패션 주얼리의 객단가는 대부분 20만원을 넘지 않는다).
사실 패션 주얼리 부흥은 자체노력에 의거했다기보다는 트렌드의 흐름이나 경제적인 이유에 의한 반사 이익적인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외부요인에 의한 성장이 멈추는 시점에서 브랜드 옥석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다. 백화점 가을 MD개편에서 상당한 브랜드 교체가 진행될 것이다. 치열한 경쟁의 와중에 1차적으로 소자본의 업체들이 채산성 약화로 위기를 맞을 것이다. 기존 강자들 중에도 확실한 브랜드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기존위치에서 밀려나는 업체가 나올 것이다.
2. 유통의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주얼리 브랜드의 등장
메트로시티 |
패션 주얼리의 과당 경쟁 속에서 탈락되거나 혹은 경쟁을 피하기 위해 하위 유통망을 공략하는 백화점 브랜드가 나타날 것이다. 주도 업체 중 일부는 구두나 의류처럼 세컨드 브랜드로 하위 유통망 전개를 추진할 것이다. 또한 하위 유통에서 백화점으로 진입하는 브랜드들이 생겨날 것이다. 아울렛 및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로이드, 클루, OST 등이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유통의 경계를 넘나드는 브랜드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실험이 성공을 거둘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백화점에서 유통되는 브랜드라는 정체성과 유통망과 상관없는 가격적 합리성 중 어떤 쪽을 선택할 지는 고객의 몫이다. 이와는 별도로 주도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백화점 입점 등의 진출노력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백화점 주얼리 시장의 과포화에 따른 자연스런 자구책이며 어쩌면 생존을 위한 선택이 될 전망이다.
헬로우키티 |
3. 소재의 다변화를 통한 고급화와 다양성 추구
우선 패션 주얼리의 소재 다변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10K 혹은 8K 등이 등장할 것이며 아울러 다이아몬드 활용을 통해 패션 주얼리의 고급화도 가속될 것이다. 이 부분은 시장을 주도한 주요브랜드들에 의해서 진행될 것이며 기존 준보석업체와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일부는 웨딩의 영역까지 확대하는 양상도 나올 것이다.
4. 브랜드별 특징 품목군의 강조를 통한 브랜드 정체성 추구
개별 브랜드에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품목군의 차별화를 꾀할 것이다. 기프트 주얼리, 커플링 등 특정 품목군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브랜드들이 등장할 것이다. 아울러 마케팅은 품목군 차별화를 알리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이에 따라 VMD 등 매장 내 BI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즉 다양한 제품과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브랜드들의 질적 향상 노력으로 인해 고객들은 선택의 폭을 넓히게 될 것이다.
올해는 백화점 패션 주얼리의 상당한 격동이 예상된다. 그간 백화점 주얼리 브랜드들이 주얼리 시장 전체의 트렌드 리더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전체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그 변화가 긍정적이라면 향후 패션 주얼리 시장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별 과당경쟁에 따른 하향평준화로 고객들의 불신이 가중된다면 어렵게 자리 잡은 패션 주얼리 시장의 발전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이다. 어쩌면 그간 준보석의 몰락의 전철을 패션 주얼리에서 답습하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읽는 안목과 제품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는 장인정신이 패션 주얼리 브랜드들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한해다.
(주)쥬얼밸리 백화점사업부 총괄상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