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개발이익환수제 시행, 재건축 움직임

[김영준]

 

내년 상반기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개발이익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단지 규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구 수가 적은 소규모 연립주택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조합설립과 안전진단 신청이 활발하다. 반면에 일반아파트는 이익환수제 시행 전까지 일반분양을 마쳐야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분양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연립주택은 대부분 한 동짜리 아파트로 재건축돼 향후 서울에 '나홀로 아파트'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염려를 낳고 있다. 단지 규모를 키우기 위해 인근 연립주택과 함께 '연합 재건축'을 추진하던 관행이 개발이익환수제 도입으로 '나홀로 재건축'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연립주택 재건축 추진 활발

올 7월 이후 11개 연립주택이 서울시에 조합추진위원회 설립이나 안전진단을 신청했다. 하지만 일반아파트는 같은 기간 동안 재건축 관련 인허가 신청이 1건도 없다.

소규모 연립주택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에 따라 개발이익환수제에서 면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규제개혁위 심사를 마친 도정법 개정안에 따르면 '용적률 상승폭이 작아 산정된 임대주택수가 미미한 경우에는 임대주택을 공급할 의무가 면제'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산정된 임대주택이 몇 가구 이하여야 적용에서 제외되는지 시행령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만일 임대주택 5가구 미만, 용적률 증가폭 1.5배라고 가정하면 기존 가구 수가 50여 가구 이하인 단지가 해당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안전진단을 신청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오성연립은 3층짜리 2개동 36가구에 불과하다. 안전진단 업체를 선정중인 구로구 온수동 양지연립도 5개동 34가구에 불과해 '개발이익환수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 밖에 광진구 모진동 삼풍ㆍ모진연립(3개동 40가구)과 강동구 둔촌동 삼풍연립(3개동 18가구) 등도 안전권(?)에 포함된다.

하지만 최근 안전진단을 신청한 연립주택 중에서도 강서구 염창동 등마루아파트(4개동 80가구), 강서구 방화동 남양연립(6개동 93가구), 광진구 자양동 자양아파트(5개동 128가구) 등 100가구 안팎의 연립주택은 개발이익환수제 적용 여부가 향후 시행령 발표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들어 성동구 성수동1가 경동연립과 관악구 남현동 칠성ㆍ태양ㆍ남성연립도 재건축 추진이 활발한 연립주택이다.

◆ 일반아파트 재건축 분양 앞당겨

연립주택이 아닌 일반아파트 단지는 개발이익환수를 피하기 위해 사업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따라서 올 4분기에서 내년 2월까지 일반분양될 재건축아파트 물량이 일시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서울에서 30여 개 단지 5300여 가구, 인천ㆍ경기에서 23개 단지 5100여 가구가 재건축 사업을 통해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개발이익환수제는 서울과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내년 상반기 시행시점까지 분양승인을 받지 못한 단지에 적용될 예정이다. 그 동안 재건축 일반분양은 조합원간 갈등이나 조합과 시공사의 이견 등으로 계획보다 늦어지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나 최근 조합들은 늦어도 내년 2월까지 일반분양을 앞당기기 위해 다른 일정도 이에 맞추는 분위기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시영아파트의 경우 오는 12월~내년 1월 일반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두산건설, 쌍용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의 공동시공으로 6864 가구로 재건축되며 이 중 864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관리처분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조합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빨리 모아서 내년 2월 이전에는 일반분양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잠실 시영 인근에서는 잠실 주공2단지가 오는 12월 일반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총 5563가구로 재건축되며 이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1113가구가 일반에 공급될 예정이다. 지하철 2호선 신천역이 인근에 있다.

인천에서는 남구 주안주공이 오는 12월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다. 풍림산업과 벽산건설이 시공사이며 3160가구로 재건축돼 780가구가 일반분양될 계획이다.

자료원:매일경제 2004. 9. 21